서론
2025년 9월 29일 라스베가스에서 관람한 <데이비드 카퍼필드 마술쇼> 관람 후기이다.
현존하는 마술사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언컨대 1등은 데이비드 카퍼필드(David Copperfield)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비마술인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마술의 고유명사급. '자유의 여신상 없애기 마술'이나 '만리장성 통과 마술' 등 규모가 큰 그랜드 일루젼 마술으로 유명한 카퍼필드이기에 마술인들 사이에서는 '카메라 트릭'으로만 치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14세에 최연소 미국 마술사협회 회원 등록 / 세상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마술사 /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입성자 등 마술인으로서 확고한 족적을 남긴 사람이기도 하다.
이번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미국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기회에 닿아서 라스베가스에서 그의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데이비드 카퍼필드 공연이 이루어지는 곳은 MGM Grand 호텔. 메인 라스베가스 스트립(Las Vegas Strip)에서는 살짝 벗어나있긴 하지만, 벨라지오 / 아리아 / 시저팰리스 / 코스모폴리탄 등 주요 호텔에서 걸어서 20분 내이기때문에 접근성은 좋은 편. 주변에 코카콜라 스토어 / M&M 스토어도 있고 뉴욕뉴욕호텔도 있어서 일정을 하루 이쪽 잡아서 올만한 위치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카퍼필드 공연의 좌석은 크게 A-E 등급으로 구분되어 있다. A등급이 제일 좋고 E로 갈수록 안 좋은 식인데 대략 설명하면
A 등급 : Meet & Greet = VVIP 석. 맨 앞자리 관람 + 공연 종료 후 카퍼필드와 사진촬영 및 인사 가능
B 등급 : Golden Circle = VIP 석. 적당히 앞쪽 자리. 공연 중에 불려나와서 참여 가능
C-E 등급: 이하등급. 등급이 나쁠수록 거리가 멀어짐.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나는 굳이 Meet & Greet을 할 필요성은 크게 못 느꼈고(이거때문에 인당 $100을 추가로 내야하나 싶기도 하고) 공연에는 가능하면 참여하고 싶어서 B 등급으로 좌석 선택. 어느 블로그의 후기를 보고 참여가능한 마지노선이라고한 위치를 선택했는데 실제 공연때는 조금 더 뒷자리까지도 관객을 부르는 것 같다.
다만 공연장 자체가 그리 크지 않기도 하고, 실제 공연 관람때 보니 약간 앞쪽에서 본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뒷자리도 괜찮을 것 같다. 보라색 등급(B등급)의 맨 뒤쪽 자리나 분홍색 등급(C등급)의 맨 앞자리가 제일 좋은듯.
참고로 티켓 구매는 공식 MGM 사이트 구매 / 티켓 구매대행 사이트 / 라스베가스 현지 티켓부스(대학로 연극 티켓 할인 생각하면 편할듯) 등 여러방법이 가능한데, 보통 구매대행 사이트가 제일 싼 대신 자리 지정이 불가능하다. 공연 관람시 구체적인 자리가 중요하다면 약간 비싸더라도 공식 사이트 구매 추천.
공연장 내부에서는 공연 전후로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공연 중 핸드폰을 조작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아예 각 자리마다 핸드폰을 넣어두는 상자가 배치되어 있을 정도.(위 사진의 테이블 위 상자가 그것이다) 이는 공연중 일부 연출과도 관련되어 있기에, 웬만하면 지시를 따르는 것이 좋다.
공연 후기(약스포 O)
약 한시간 반동안 진행된 공연은 말 그대로 '일루전의 대가'가 무엇인지 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시작부터 간지나게 오토바이와 함께 등장한 그는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공연 내내 뛰어다니며 7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이 마술을 하게 된 이야기로 시작한 그의 공연은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거쳐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마무리된다. 인류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기에 모두가 공감가능한 이야기를 다루는 듯하면서도, 아버지와의 '연결'이라는 이야기를 담은 BLU 이야기는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하나의 잘 짜여진 동화를 보는 듯했다. 20년 넘게 롱-런하는 그의 공연을 이해할 수 있던 포인트.
다만 '마술공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확실히 아쉬움이 남았다. 아무래도 2000년대 초 쇼를 시작한 이후 메이저한 변화없이 진행된만큼 이제 보면 조금 유행 지난 스타일의 마술도 많았고, '일루전 - 마스터 프레딕션 - 일루전 - 마스터 프레딕션'의 반복으로 구성된 연출은 비마술인도 보다보면 질리는듯한 느낌을 받기 쉬웠다.(물론 그마저도 규모를 아주 크게 때려박으니 확실히 압도감 하나는 느낄수 있었다. 압도감마저도 질려서 그렇지) 공연의 핵심요소이자 메세지를 담은 애니매트로닉스 파트 역시 장비의 노후화로 인해 이제는 신비함을 느끼기엔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아쉬웠던 것은 카퍼필드의 연기력. 물론 지난 20년간, 일주일에 5일, 하루에 2-3번씩 공연을 해온만큼 매 공연에서 아직도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몇몇 포인트들에서는 너무 대충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마술사에게는 수많은 관객 중 하나일뿐이겠지만, 내게는 유일한 카퍼필드인데... 왜 주변 마술인들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라'고 했는지 이해가 가던 포인트.
종합하면 '나쁘지 않은,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다. '마술'이라는 것을 떼고 보면 잘 짜여진 엔터테인먼트쇼였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더욱 '마술'이 아쉽게 느껴지던 시간이었다. 연세가 연세이니만큼 언제까지 공연을 하실지 모르기에, 그나마 에너지가 남아있으실때 관람한것으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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