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6 온라인 마술 세미나 - 하근봉 마술사

2025. 10. 28. 21:46·마술/마술공연 및 오프라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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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2025.10.26 온라인으로 진행한 <하근봉 마술사 온라인 세미나> 리뷰이다.

 

이전에도 소개한 것처럼 하근봉 마술사님은 일본마술계와 한국마술계를 잇는 징검다리를 하고 계신 고마운 분이다. 이전에도 폰타 더 스미스, 못썬, 후키 등 유명한 마술사들부터 MK, 슌, 유키모토, 고타이시 등 재야의 고수 마술사들까지 여럿소개한 적 있기도 하다. 흔치 않은 마술스타일을 경험하기도 좋고, 가격도 굉장히 합리적이라서 나도 알게 된 이후로는 거의 전참중이기도 하다.

 

그동안은 징검다리 역할을 주로 해온 하근봉 마술사님이 직접 카드마술 세미나를 여신다는 말을 듣고 이번에도 큰 고민없이 참여 신청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약 2시간 50분동안 진행되었으며 가격은 언제나처럼 30,000원. 1달간 녹화본이 제공되었다. 

 

 

하근봉 마술사 세미나

 

B-ACAAN 2019 - 1번 버전

 

연출 : 관객이 카드를 섞고 패킷을 4개로 나눈다. 4개의 패킷에서 카드 하나씩을 뽑은 후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카드를 관객의 카드로 선택하여 덱 안에 넣고 섞는다. 선택되지 않은 3장의 카드 숫자 합을 더한 위치에서 관객이 선택한 카드가 나온다. 

 

꽤 인상적이던 연출. 많은 마술사들은 '좋은 아칸'을 생각할때 '마술사 입장에서 느낀 프리카드, 프리넘버'에 집중하곤 하지만 사실 관객 입장에서는 이정도면 충분히 프리한 초이스로 느끼기에 신기할 것이다. 관객이 느끼기에 '모든 선택이 충분히 fair했고, 마술사가 터치를 하지 않는다'고 다가올만한 연출로, 스페인 마술사들이 흔히 사용하곤 하는 기술이 들어간다. 

 

 

B-ACAAN 2019 - 2번 버전

 

연출 : 관객이 숫자를 얘기하고, 마술사는 덱을 섞는다. 마술사가 덱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관객은 카드 한장을 만들어낸다. 관객이 잘한 숫자번째에서 관객이 만든 카드가 나온다.

 

하근봉 마술사님 피셜 '특정 기술 2가지를 연습하기 위한 아칸 트릭'. 비마술인에게는 아칸 자체로 신비하게 다가올 것이고, 마술인에게는 '덱을 먼저 내려놨는데 언제 저쪽으로 이동시켰지?'라고 다가올 것이다. 말 그대로 특정 기술 2가지를 잘한다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겠지만, '카드를 만들어낸 과정' 때문에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아래의 2025버전을 할거 같다)

 

 

Baddle Trick

 

연출 : (호흡이 긴만큼 대략적인 설명만 한다)

마술사가 뒤돈상태에서 관객은 자유롭게 카드를 고르고 덱에 넣은 뒤 섞는다. 마술사는 덱을 여러 패킷으로 나눠 하나씩 보여주며 관객에게 자신의 카드가 보이는지 묻는다. 그 후 일련의 과정을 통해 관객은 자신이 고른 카드 1장, 그리고 아무 상관 없는 카드 3장을 뽑아서 마술사에게 보여준다. 마술사가 신호를 주면 관객의 카드가 사라지고, 덱에서 아무 상관없던 3장의 카드의 숫자 합만큼 카드를 내리면 관객 카드가 나타난다.

 

상당히 긴 호흡의 연출. 원안은 비들트릭(정확히는 이를 김준표 마술사가 변형한 부들트릭)으로, 비들트릭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트릭이다. 비마술인들에게야 원안 비들트릭만 보여줘도 충분하겠지만, 마술인이 보면 '관객이 고르고 섞었는데 되는 비들트릭이라고?'하다가 '비들트릭인척하는 아칸인가?' 싶은 느낌이 드는걸 보면 '철저히 마술사의, 마술사에 의한, 마술사를 위한 비들트릭'이라는 부제와 정말 걸맞는 트릭이라 느껴졌다. (하근봉 마술사님 피셜 마술 매니아를 조지기 위한 트릭) 해법적으로도 '이 원리를 이렇게 쓰기도 하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적이었다.

 

처음 봤을 땐 '너무 꼬으려다 보니 난잡해진거 아닌가?' 싶다가도 마술에 비협조적이거나 '내가 마음대로 고르고 덱에 넣고 섞어도 맞출수 있어?'라고 하는 관객을 만났을 땐 이거만한게 없겠다 싶어서 루틴에 넣어둘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주변인들에게 마술을 많이 보여준 사람이 배워둔다면 유익할 루틴.

 

 

Bong-Woori

 

연출 : 마술사는 미리 카드를 여러 장 내려놓고, 관객은 상상의 주사위를 던지고 숫자를 말한다. 이 과정을 4번 반복하고 확인해보면 관객이 던진 주사위 눈의 숫자와 마술사가 내려놓은 카드 장수가 일치(?)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된 패킷의 맨 위를 확인하면 모두 A 이다.

 

'에이스 온 탑'에 대한 하근봉 마술사의 변형 버전. 원안인 에이스 온 탑의 이상한 3장씩 옮기기를 수정한 버전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런 접근은 나름 새로워서 인상적이었다.

 

다만 중간의 마술 진행 과정에서 관객이 '이게 대체 뭐하는거지?'라고 느낄만한 여지가 있고, 마지막 하이라이트마저도 앞선 과정의 실망감을 크게 날려줄만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주진 않는다 생각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더불어 연출의 핵심? 원리를 관객이 알아채기 쉬운 구조라 생각해서 내가 연출할 일은 없을듯 ㅠ

 

 

Cull B

 

기술 : 컬의 응용 기술. 마술 세팅에 최고인 기술!

 

연출 : 마술사가 카드를 내리던 중 관객이 멈추라고 한 위치에서 맘추고, 그 자리의 카드 4장을 뽑는다.(7, 10, K, 3이라 하자) 마술사는 관객의 반응을 보며 카드를 내리기 시작하다 멈추는 것을 4번 반복하여 4개의 패킷을 만든다. 각 패킷의 갯수는 관객의 카드 value와 일치하고(7장 10장 13장 3장) 맨 위 카드를 확인해보면 관객 카드들과 숫자가 일치한다.(각 패킷의 맨 위도 7, 10, K, 3)

 

하근봉 마술사님의 걸작인 Cull B이다. 컬은 카드마술 중급자로 가는 핵심기술이자 관객 눈 앞에서 세팅 / 컨트롤 / 포스 등 그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다. 그리고 이 컬을 응용하여 세팅 + 컨트롤의 단계를 하나로 줄인 것이 바로 이 Cull B 기술이다. 자세히 설명하면 해법노출이 될 수 있기에 간략히만 설명하면, 기존에는 여러번 사용하거나 컬 후 다시 셔플을 해야하는 단계를 하나로 줄인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기술 자체도 활용도 높은 기술이기도 하지만 루틴도 훌륭했다. 컬(혹은 Cull B)의 연습과정으로도 훌륭하고, 루틴 자체도 훌륭한지라 강력추천한다. 특히 컬을 할 때 덱을 앞면으로 쭉 다 봐야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부분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잘 해결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컬에 대한 여러가지 꿀팁 + 자세교정 관련 내용은 보너스.

 

+) 참고로 카드마술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본 기술을 보면서 하라판 옹의 특정 기술이 떠오를 수도 있는데, 두 분이서 서로 확인 후 서로 다른 방법임을 확인하고 발매하였다고 한다. 

 

 

B-ACAAN 2025

 

연출 : B-ACAAN 2019-2번의 개선 버전. 전체적인 연출 그림은 똑같으니 생략.

 

위에서 말한 '카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단점을 해결한 버전이다. 기존 연출에서 쓰이던 기술이 그대로 쓰이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는 동일하지만, 마술사가 신경써야하는 점이 하나 더 늘어나서 오히려 하기에는 조금 더 머리가 아픈 버전이다. 다만 비마술인 관객 이라면 추가된 기술이 쓰인지조차도 모를것이기 때문에 이 버전이 더 신기하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사실 굳이 기술대신 그냥 다른 방식을 써도 되지만, 순전히 연습을 위한 루틴이니까 이부분도 기술쓰는게 나을듯)

 

 

히든 컨텐츠

 

연출 : ???

 

히든컨텐츠이니만큼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긴 그렇지만, '어플 없이 하는 계산기 마술'이라고 생각하면 좋을것 같다. 아이디어는 간단하지만, 효과는 상당하던 연출. 다만 아이폰에서는 연출 중 일부 과정이 어색해지는지라 나는 계산기 마술 어플 써야할듯 하네 ㅠ

 

 

종합 및 총평

 

종합하면 '하근봉 마술사가 추구하는 카드 마술의 총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세미나는 하근봉 마술사님이 그동안 발매해오고 고민한 카드 마술들을 담고 있었고, 렉처의 순서 역시 2019년도 발매한 작품부터 시작해서 일대기순으로 진행되어왔기에 보는 입장에서도 단순 '마술 렉처'를 보는게 아니라 '하근봉 마술사님이 걸어온 길'을 보는듯 했다. 렉처가 끝난 후에도 보충자료 + 기존 일본어로 발매한 자료들까지 무료로 공유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하근봉 마술사님이 얼마나 본인의 마술들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느껴져서 보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위에서는 일부 연출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적긴 했지만, 중간중간 질의응답 + 가질만한 질문에 대한 대답 + 마술이 실패시 리커버리하는 다양한 방법(소위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도 인상적이었고 매직마켓에 곧 출시할 마술 하나를 보여주신 것도 나름 신선했다. 앞으로 10명 정도의 게스트를 초빙하여 진행할때마다 이렇게 하근봉 마술사님이 직접 렉처를 하신다고 하니, 이번에 참여하지 못하신 분은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 렉처를 신청 고려해보시길.

 

+) 더불어 옆에서 관객 역할 + 어시스트를 해주신 전효영 마술사님도 좋았다. 너무 과하지도, 너무 조용하지도 않게 적절한 조미료처럼 작용하신게 딱 포인트. 중간중간 만담쇼도 재밌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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