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이번 리뷰는 김준표, 헤카테 마술사가 쓰고, 렉처노트에서 발매한 책인 이노베이션과 아르카나에서 발표한 썸띵 어메이즈 인사이드이다. 이 역시 각각 리뷰하기엔 분량이 애매하기도 하고, 국내에서 마술관련하여 가장 활발하게 활동중인 두 매직샵의 저서들이라 같이 리뷰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함께 리뷰하도록 하겠다.
매번 언급하지만, 정확한 연출의 설명이 해법유출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두리뭉실하게 기술하도록 하겠다.
1. 이노베이션(Innovation) by 김준표
2017년 발표된 책으로, 김준표 마술사의 카드 마술 루틴 7가지가 실려있는 책이다. 가격은 15000원이며, 각각마다 연출+해법+추가 설명 맟 아이디어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지막 추가부분은 김준표 마술사와 헤카테 마술사의 담화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재밌었다. 추가로 제공되는 영상에서는 본 루틴에 쓰인 여러 기술들 및 김준표 마술사의 버스킹 팁등이 담겨 있는데, 이또한 재밌고 얻어갈게 많으니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1) Hecate 3,2,1
연출 : 관객이 자유롭게 덱에서 카드 한장을 고른다. 마술사는 카드를 덱 안에 넣고, 3초안에 찾겠다고 하면서 카운트를 센다. 카운트가 올라갈때마다 덱 맨 위의 카드가 변하게 되며, 마지막에는 관객의 카드로 변하게 된다.
처음에 연출 해법과 원리만 알았을때는 실망했는데, 실제로 시연해보면 상당히 효과가 좋은 마술이다. 기술적으로도 크게 어렵지 않고, 플롯도 깔끔하게 짜여진 마술이다. 어렵지는 않지만 다양한 기술들이 사용되기에 카드기술 연습하기에도 좋고, 또 비쥬얼하게 카드가 연속해서 바뀌기에 관객도 재밌어 하는 연출이다.
2) JP Chaos Ace
연출 : 덱에서 미리 에이스 4장을 꺼낸뒤 덱을 자유롭게 섞는다. 잘 섞인 덱을 보여준 후, 덱의 중간중간마다 관객이 에이스 카드들을 앞면으로 넣는다. 마술사의 신호 및 설명과 함께 에이스들이 정확한 위치에서 나타난다.
반전이 있는(크지는 않지만) 마술이며, 관객이 카드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 신기해하는 마술이다. 설계나 원리는 셀프워킹에 가까울 정도로 쉬운데, 생각보다 실전에서 깔끔하게 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마술이다. 개인적으로는 엠비셔스 등의 루틴을 보여준 이후에 이어서 보여주면 관객에게 전달력이 배가 되는 마술이라 생각하며, 가끔씩 생각날 때 해보면 의외로 효과가 좋은 마술이다.
3) Kuan
연출 : 관객이 카드를 한장 고른 후, 관객과 마술사 모두 카드를 확인하지 않고 뒷면으로 놔둔다. 나머지 카드들을 관객과 마술사가 함께 보면서 이전에 골랐던 카드들과 비슷한 점이 있는 카드(그러나 관객이 보기에는 전혀 없어보이는 카드들) 3장을 고른다. 관객이 처음에 골랐던 카드를 확인하고, 비슷한 점이 있다고 뽑았던 세장의 카드를 다시 확인해보면 관객이 고른 카드와 같은 숫자로 바뀌어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연출이다. 이전에 리뷰한적 있는 납치일기의 '퀸즈겜빗'과 가찔남의 '과거가 없는 남자'와 비슷한 형태의 플롯인데, 효과도 좋고 난이도도 쉬우며 연출 구성도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자주 하곤 하는 연출이다. 오직 이 연출과 뒤의 퍼펙트 멘탈 연출만을 위해서도(물론 나머지 연출들도 좋지만) 구매를 추천할수 있을 정도로 쉽게 깔끔한 연출이라 생각한다. 이 연출도 관객이 마술사일 때 더 신기한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4) Perfect Mental
연출 : 관객이 원하는 곳에서 카드를 멈추고, 5장의 카드를 관객에게 준다. 관객은 5장의 카드 중 원하는 카드를 고르고 생각만하게 한다. 마술사는 몇가지 질문을 하고, 관객의 카드 5장 모두와 관객이 마음속으로만 고른 카드를 맞춘다.
이책에서 두번째로 좋아하는 연출이다. 이 역시 해1법은 굉장히 쉬운 편인데, 효과가 좋아서 자주 애용하곤 한다. 다만, 너무 완벽하게 다 맞춰버리기때문에 관객이 '아.. 뭐지? 내가 원하는 곳에서 고른게 아니었나..? 이건 너무 완벽해서 말도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비함보다 벙찌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오히려 효과가 반감되는 느낌도 있는 마술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만 하는 마술중에서는 (물론 원리는 아예 다르지만) 아주 클래식한 마술인 다이버논의 '아웃오브 사이트, 아웃오브 마인드'마술이나 이를 조금 더 깔끔하게 변형한 김동환 마술사의 A.C.T을 더 좋아하기는 한다.
5) ACAAN(참고로 책에는 ACCAN으로 오타가 나있다.)
연출 : 두명의 관객이 덱을 나눠받고, 자유롭게 카드를 섞는다. 1번 관객이 숫자를 말하고, 2번 관객이 원하는 곳에서 카드를 골라 카드를 정한다. 세어보면 2번관객이 고른 카드가 1번 관객이 말한 숫자번째에서 나온다.
많이들 좋아하는 아칸 플롯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아칸보다는 칸(CAAN)에 가까운 연출이다. 다만, 관객입장에서는 칸과 아칸의 차이에 대해서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마술인이 아닌 일반인에게는 이정도면 충분히 fair하다고 느낄만 하다 생각한다. 책의 팁 부분에서도 나오듯 관객들은 아예 어떻게 된것인지 트래킹 자체도 못할뿐더러 불가능에 가깝다고 느끼기에 김준표 마술사는 오프닝에 이 연출을 사용한다고 한다. 나쁜 연출이라고 생각은 안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용된 원리를 좋아하지 않고 아칸플롯을 한다면 다른 방법을 이용할것 같다.
6) ACAAS(Any Card At Any Stop)
연출 : 관객이 좋아하는 카드를 한장 말한다. 관객이 직접 카드를 내려놓기 시작하고, 관객이 원하는 곳에서 멈추면 그 위치에서 관객이 좋아하는 카드가 나온다
연출을 자세히 기술할수 없어 위에 적힌거만 보면 그냥 타이밍 포스한거처럼 보일수도 있지만,(사실 관객이 내려놓기에 그럴일은 없지만!) 그런 연출은 아님을 밝힌다. 깔끔하게 하기 위해선 한가지 카드 기술에 어느정도 능통해야할 것이며, 약간은 볼드하면서도 능청스러움이 필요한 연출이다. 해법만 보면 이런게 된다고? 싶겠지만 해보면 참 잘되는게 신기한 연출이다.
7) JP Aces production
연출 : 마술사가 덱에서 카드를 내려놓을때 관객이 원하는 곳에서 멈추는 것을 반복하여 총 3개의 패킷으로 나눈다. 확인해보면 세장이 모두 에이스이고, 마지막 에이스는 카드 케이스 맨 위에서 나온다
핵심 원리가 쉽지는 않을수 있지만, 해당 기술을 연습하기에 참 좋은 마술중 하나라 생각하여 한번쯤은 연출 연습해볼 것을 추천한다. 다만 이런 에이스 프로덕션류는 굉장히 많은 베리에이션이 있는데, 굳이 이렇게 해야하나..? 란 생각이 들긴 하는 마술이다.
8) 종합 및 총평
종합해보면, 한마디로 정말 김준표마술사스러운 연출의 모음이라 할 수 있다. 사실 2020~2021년 정도 사이에 유튜브의 김준표 마술사 영상들을 통해서 카드마술계에 입문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김준표 마술사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볼드함, 주도권을 보여주는 스타일의 마술을 좋아한다면 구매 강추한다(사실 이런류 갑은 다니 다올티즈라 생각하지만) 굳이 김준표 마술사의 팬이 아니더라도, 전반적으로 난이도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닌데 연습하기 좋은 기술을 이용하여 효과 좋은 연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기에 카드마술 입문~중급자라면 구매 고려 추천한다.(가격도 싼데 설명 영상도 나름 혜자다..!)
총점 - ★★★★☆
2. 썸띵 어메이즈 인사이드
국내 유일한 마술잡지이자, 다양한 렉처쇼를 선보이는 아르카나에서 2019년 발표한 렉처노트이다. 가격은 22000원이고, 총 4가지 마술들이 실려있는데 오해석/박중수/조승우/김슬기 마술사가 각자의 스타일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특징적으로 올칼라이며 색인도 잘 되어 있고 각 무브에 따른 사진들이 매우 잘 편집되어 있어 보기 편했던 렉처노트였다.
1) Multiple prophecy - 오해석마술사(미스터 펄)
연출 : 마술사는 미리 예언카드를 한장 관객에게 준다. 마술사는 덱에서 8장의 카드를 뽑아 섞고, 정리한다음 관객이 예언카드를 원하는 위치에 찔러넣는다. 관객이 넣은 위치를 확인해보면 예언이 성공했음을 알 수 있다. 원하는 경우 한번 더 가능한데, 이경우에 확인해보면 예언카드와 맞춘 해당 카드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백지카드이다.
정확한 연출을 적기는 애매하여 두리뭉실하게 적었다. 연출 효과 자체는 매우 깔끔하며, 기술 역시도 크게 필요하지 않으나 그럼에돋 불구하고 연습은 많이 해야 하는 마술이다. 단순 해법을 제외하고도 치밀한 설계의 방법 및 몇몇 서틀티들의 팁도 얻어갈 수 있기에 이 책을 보는 사람이라면 해당 파트를 꼭 체크하고 넘어가기 바란다.
2) Beyond the possible - 박중수마술사
연출 : 마술사가 뒤돌아있는 동안 관객 1, 2는 원하는 위치에서 덱을 뗀 후 카드를 기억하고, 관객 3은 심지어 카드를 보지도 않고 가져가서 주머니 속에 넣어둔다. 마술사는 앞으로 돌고, 관객들의 카드를 전부 맞춘다
이 마술의 핵심은 해법보다도 세팅과 특정 원리에 있다. 마술을 오래한 사람이라면 각자만의 이런 원리들이 있을텐데, 나는 처음 본 방식이기도 하고 기발하여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논외로 책에서 제시된것처럼 3번 카드를 보지도 않고 맞추는 연출(물론 이또한 프로그레시브하게 서스펜스가 구성되어 있어 나쁘진 않지만)보다는 3번 관객이 본 카드를 마인드 리딩하는 방식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관객들도 이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3) Three questions - 조승우마술사
연출 : 카드 패킷에서 관객이 원하는 카드를 한장 고른 후 확인하고, 다시 덱에 넣고 섞는다. 마술사는 3가지 질문을 하고(관객이 좋아하는 별자리, 색깔, 음료수 등을 물어본다) 이에 따라 카드를 내려놓으면 관객이 고른 카드가 나온다
특별한 기술이 크게 사용되지 않는데 연출력에 따라 효과가 매우 크게 변하는 마술이라 생각한다. 마술사가 하는 질문이 카드마술과 전혀 상관없어보이기에 관객은 점점 의문과 긴장감을 가지게 되고, 클라이막스에서 터지는 형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조용조용한듯, 그러나 마인드리딩을 하듯 진행하면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 이런 비슷한류의 마술을 외국서적에서 많이 보았는데, 이를 아주 잘 변형한 마술이라 생각한다.
4) 추격자 - 김슬기마술사
연출 : 관객이 카드를 한장 고른 후 덱의 중간에 잘 넣는다. 2장의 조커를 덱 맨 위와 아래에 넣고 신호를 주면 두 조커가 점점 가까워진다. 신호를 줄때마다 두조커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더니 결국 한장만 사이에 남게되고, 이는 관객이 고른 카드이다.
대놓고 설명란에 나와있듯, 패스를 2번 해야하는 마술이다. 다만 이런 프로그레시브한 샌드위치 마술중에서는 그나마 쉬운 편이라고 생각하고, 효과 역시 보장되어 있어 패스를 연습하기 좋은 마술이라 생각한다. 다만, 실제로 연출해보면 (샌드위치 마술을 연속으로 보여주던게 아니고서야) 비마술인 관객들은 일반 샌드위치에 비해서 크게 신비해하지 않아서 아쉬웠고, 마술인 관객들은 패스를 너무 집중해서 봐서 효과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는 비운의 마술이라 생각한다.
5) 종합 및 총평
종합해보면, 4인4색의 마술이 담긴 아르카나 렉처노트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편집이 잘되어 있어 보기도 편하고, 4명의 마술사들의 특색이 느껴지게 저술되어 있어(각자의 말투나 행동, 팁 등이 그대로 적혀있다) 보면서 재밌던 책이었다. 추격자를 제외하면 그리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마술도 없을 뿐더러 연출들 역시 실용적이라 기존의 렉처들과 다른 느낌의 카드마술렉처를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구매 추천한다. 가격도 4가지 마술에 22000원이면(아르카나 구독하면 더 할인되기도 하고) 치킨 한마리라 생각하면 싸게 먹힌다 생각이 들어서 그리 부담스럽지도 않을 것이다.
총점 - ★★★★☆
3. 그외 예상가능한 질문들
1) 그래서 두 책중에서는 뭐 추천함? - 비슷비슷하긴 한데, 굳이 둘중에서 하나 고르라면 이노베이션부터? 카드기술들 연습하기도 좋고 더 싼 가격에 초중급자가 배우기 좋은 연출도 더 많고. 다만 썸띵 어메이즈는 딴 곳에서는 보기 힘든 류의 카드마술들(특히나 국내에선)이라서 매번 비슷한 렉처들에 질리는 사람이라면 이게 더 재밌을거야.
2) 렉노에서 이노베이션말고 다른거 추천하는거 없음? - 렉노에서 카드마술초보자라면 추천하는 빌드 순서가 있는데..
'렉처노트 유튜브 무료 카드마술' > 포스원 해법 영상(포스원 책내용말고 해법영상만) > 트레이스2 > 이노베이션 정도 순서로 추천함. 이노베이션정도까지 보고 여기 있는 마술 어느정도 다 할줄 알게되었으면 이제 렉처들의 연출 보고 맘에 드는거 골라서 사면 될듯
3) 아르카나에서 카드마술관련해서 추천할만한 것 있음? - 아르카나는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 난이도/편집방식 등이 천차만별이라... 중급자 이상이라면 이전에 리뷰한 엄준혁 마술사의 파워플레이 추천하는데 사실 그냥 연출보고 마음에 드는거 골라잡아서 사면 크게 후회는 안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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