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우리나라의 멘탈리스트이자, Hidden Germs(히든 점스)의 팀원인 민스킴의 멘탈서적이다. 2018년도에 발매되었고 당시 소량만 인쇄되었던 책이며 총 7개의 멘탈 마술을 다루고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민스킴은 완전히 언더그라운드(지금도 어느정도는 그런 느낌이긴 하지만)에서 활동했던 멘탈리스트였기에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마술사의 책을 연출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 8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발매'했다는 점에서 일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책이다(그리고 이는 2021년, PH의 하울링에서도 반복된다)
각설하고, 리뷰로 바로 넘어가겠다.
매번 언급하듯, 멘탈마술들은 연출이 곧 기법인 경우가 많아서 트릭적인 요소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연출을 두리뭉실하게 기술하도록 하겠다.
1. P.F.
연출 : 연출자는 여러 나라들과 도시들이 적힌 종이 카드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관객은 그중 하나를 고르는데, 연출자는 이를 예언해두었다
해1법이나 원리는 차치하더라도, 흐름이 매우매우 좋은 연출이다. 원안인 마술이 막스메이븐의 프리즘에 실려있는데, 그 버전을 현대적으로 스타일리쉬하게 잘 바꾼 마술이다. 마술을 시작할때의 도입패터도 인상적이며, 종이에 적힌 장소들에 대해서도 세팅이 잘 되어 있고, 마지막 예언의 공개에서도 재밌는 반전이 있어서 좋은 연출이다. '개인적'으로는 장소의 이름들이 일부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어서 바꿔서 사용중인데, 미리 준비해서 지갑 같은 곳에 넣어서 다니다가 사용하거나(민스킴 본인은 이렇게 사용한다고 한다) 혹은 바로 즉석에서 펜과 연필만 있으면 준비후 연출해도 효과가 좋은 연출이다. 일반 관객들에게 가볍게 보여주기 아주 좋은 연출.
2. Lucete(루테스)
연출 : 50 :50의 반반 상황에서 반드시 마술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끌수 있는 연출
연출만 봐도 알겠지만, 매지션스 초이스이다. 다만, 많은 연출자들이 실제로 매지션스 초이스를 연출할 때에 부자연스러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보다 자연스럽게 이끌수 있는지를 고민해본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민스킴은 이를 아주 재밌는 방식을 통해서 해결을 하였고, (이 책이 2018년도에 쓰여진 것을 감안하면 아마도) 많은 마술사 혹은 멘탈리스트들이 현재 이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실제 공연에서도 2번 봤고, 어느 유명한 마술사의 렉처에서도 나온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경우에 적용 가능하지만,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보단 이런 방법도 있구나~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 만약 당신이 매지션스 초이스를 어떻게 해야지 깔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본적이 있다면, 아르카나의 료마술사 렉처인 '에퀴보크' 렉처를 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미 잘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렉처이기도 하고, 관객의 상상을 통해 부자연스러움을 없애는 과정도 아주 잘 설명되어 있다
3. Vlood
연출 : 관객의 혈액형을 맞추는 마술
이전에 리뷰했던 PH-하울링에 실린 Vlood2의 원안이 되는 마술이다. Vlood2가 로직퍼즐이라면, Vlood 원안은 틀릴 가능성도 있고, 훨씬 더 볼드한 방법을 통해서 관객의 혈액형을 맞추는 마술이다. 이 연출의 핵심 역시 그 원리 자체가 아니라 세세한 디테일들에 있으며 Hoy principal, repeat it ploy 등 다양한 프롭리스 멘탈리즘에 사용되는 기술들을 알려주는 것 역시 마음에 들었다. 내가 이책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연출이기도 하다.
4. Privacy
연출 : 관객이 스마트폰에 쓴 단어 or 그림을 핸드폰 화면을 끈 후에도 픽하는 방법
스마트폰 픽류의 마술이다. 다만 연출을 위해 필요한 일부 준비가 개인적으로 내취향이 아니기도 하고, 이러한 스마트폰 픽을 한다면 이제는 더 좋은 방법이 많아서(내 핸드폰이면 자비스도 있고, 상대 핸드폰을 빌려서 한다면 인젝트도 있고) 실제로 해볼일은 없을 것 같다.
5. 시차
연출 : 아이폰 세계 시간 설정에 있는 수많은 도시들(700개 이상) 중 하나를 관객이 고르면 그것을 예언해두는 연출
(아이폰만 가능)
멘탈세미나 1 - 스마트폰 편의 시차와 동일한 연출이다. 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멘탈마술로서의 매력은 다소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원리가 그리 멘탈적이지 않아서'라기보단 오히려 '700개가 넘는 도시중 하나를 맞춘다고..? 말도 안된다... 이거 그럼 뭐 조작해둔거 아니야?'라는 의심이 더 먼저 들기 때문이다. 만약 50여개의 도시 중 하나를 고르고, 이를 연출자가 질문 2개 정도를 통해 맞추는 마술이었다면 훨씬 더 매력적(그런데 해법 구조상 이렇게 진행은 어려웠을 것이다)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근 자주 해보는 연출 중 하나인데 매번 잘 통하는게 신기했다.
6. Hyperrealism
연출 : 관객이 종이에 그린 그림을 마술사가 따라 그리는 연출
Drawing duplication 연출이다. 나는 Drawing duplication을 연출할때 보통 기믹을 사용하는 편이었는데( POV pad 같은 임프레션류 장비이든, 픽 월렛을 사용하든) 노기믹 연출을 알려주어서 인상적이었다. Matt Mellow의 line test 연출을 한발짝 더 발전시킨 버전으로, 기존 연출의 out을 커버하기 위한 재밌는 패터 세팅과 연출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이전부터 느꼈지만 민스킴이 이러한 것을 아주 잘 세팅하는 편이다. 연출 시작전 마술로 관객을 초대하는 멘트를 아주 잘 활용한다) 연출을 할때 아주 작은 기술이 한번 들어가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나는 Tip 파트에 민스킴이 제공해준 연출 방식을 좀더 선호하는 편이다.
7. Sing 2 me
연출 : 마술사가 보여준 플레이리스트에서 관객이 하나를 고르고, 이를 맞추는 연출
연출 자체는 굉장히 마음에 들고, 앞의 hyperrealism 처럼 관객을 마술로 초대하는 invitation이 아주 잘 설정되어 있다. 연출을 진행함에 있어서 책에 적힌 그대로 하기는 현재 어렵고(2018년과 지금의 스마트폰의 차이 + 노래의 트렌드가 바뀐지라 예시로 제공된 노래리스트 등을 수정해햐한다던가) 일부 변형해야 하며, 미리 세팅을 해야하는 점들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연출의 가장 아쉬운 점은 관객이 노래 및 가수를 잘 모르면 진행이 어렵고, 일부 백트래킹하듯 유추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는 Tip 파트의 방식을 이용하면 아주 깔끔하게 해결이 가능하다. 뭔가 적다보니 단점만 적게 된것 같지만, 실제로 연출해보면 아주 효과가 좋은 편이고, 일부 마인드리딩의 액션을 곁들이면 관객 반응이 좋을 것이다.
(나는 관객에게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듣는다고 생각하고 리듬 탄다고 생각해보시겠어요?' 라고 질문한 후 관객의 머리 움직임을 보며 '본인은 모르시겠지만 지금 하시는 행동은 밴드음악, 그중에서도 베이스가 슬랩을 칠 때 나오는 움직임이네요.' 이런 식으로 그때그때 패터에 살을 붙이는 방식을 좋아한다. 각자 관객에 따라서 적당한 패터를 붙이면 조금 더 연출의 완성도가 올라갈것이라 생각한다)
8. 종합 및 총평
이렇게 리뷰가 끝났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은 책이었다.
물론, 수록된 7개의 연출 모두 굉장히 실용적이며 현대의 멘탈리즘 경향과도 일치하고, 효과도 보장되어 있으며 심지어 각 연출들의 크레딧과 원안 및 발전방법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잘 설명해주고 있기에 '한글' '입문용 멘탈리즘' '실용서적'의 측면에서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 같은 경우에는 아르카나의 프리윌/빌렛/스타싸인 및 멘탈세미나와 렉쳐노트의 FHB를 통해 민스킴을 접하고 난 후에 아주 만족감이 높아서 더 알아보게 되던 중 이 책을 접했는데, 상대적으로 후기의 보다 완성된 버전의 멘탈리즘을 접하다가 초기의 아직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버전을 만나게 되어서 이러한 실망감이 남은 것 같다. 일부 세팅이 필요하거나(한번 해두면 끝이지만 초기 노력에 비해 얻는게 적다던가..) 책과 지금의 스마트폰이 달라서 바로 적용이 안되는 점 등 역시도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는 절판된책이고, 근 시일내 다시 출간될 것 같지는 않기에 다른 이들에게 추천여부를 적는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그래도 몇자 적어보면..
1. 그래서 구매 추천함? 안함? - 이 책을 찾아서 열심히 중고시장을 뒤척일 사람이라면 결국은 구매할 것이라고 생각함. 다만 만족도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함. 막 엄청 대단하다! 이런 책은 결코 아니지만 그럼에도 결국 구매해야만 끝이 난다고 해야 하나? 마치 아이패드병의 유일한 치료는 아이패드의 구매로 끝나는 것처럼..
2. 하울링이랑 이 책 중에서 뭐가 더 좋음? - 이건 확실하게 하울링이 더 '트랜디하고 얻어갈 것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블랙유니콘이 나온게 2018년으로 벌써 5년이나 되었는데, 문제는 이 책에 수록된 연출 중 스마트폰을 활용한 연출은 몇년이 더 지나면 아예 활용이 불가능하게 바뀔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하울링의 연출은 적어도 시대의 흐름을 타는 연출은 거의 없어서 두고두고 보거나 연출할 것도 많고, 몇몇 연출들은 특히나 엄청난 강점이 있기에 다른 마술들과 합해서 연출하기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3. 아니 그럼 하울링보다도 별로고, 내용도 애매한거 같고, 시대적 흐름도 타는 거 같으면 그냥 별로인 책 아님? - 아님. 이책의 큰 장점은 디테일과 연출구성이 매우 탄탄하다는 점임. 그리고 매 연출마다 마술의 크레딧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으며 원안의 연출에서 어떤 것을 어떻게 변형했는지 알려주어서 이 책을 보다가 흥미가 생긴 점을 바로 추가로 더 찾아보고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있음. 그런 의미에서는 입문계열로는 좋은 편이라 생각함. 이미 어느정도 익숙해진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로일지 몰라도...
민스킴의 초기 멘탈리즘에 대한 생각들과 그의 연출 스타일을 배울 수 있는 책
한글로 된, 실용적인 연출들이 수록된 멘탈리즘 서적
그러나 결코 모두에게 강추할만한 서적은 아닌 책
총점 -
멘탈리즘 입문자 : ★★★☆☆
멘탈리즘에 익숙한 사람 : ★★☆☆☆
'마술 > 마술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스메이븐 프리즘 시리즈 - 옐로우북( Prism by Max Maven) (0) | 2023.08.01 |
---|---|
이노베이션(by 김준표, 헤카테) / 썸띵 어메이즈 인사이드(by 아르카나) (2) | 2023.04.29 |
'I was kidnapped...' by Tony Chang / '가위에 찔린 남자' by PH (1) | 2023.04.17 |
막스메이븐 프리즘 시리즈 - 그린북( Prism by Max Maven) (2) | 2023.04.13 |
PH - Howling(하울링) (0) | 2023.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