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서론
안네만의 프렉티컬 멘탈, 토니 코린다의 13 스탭스 투 멘탈리즘과 함께 멘탈리즘의 고전 서적인 막스 메이븐의 프리즘 시리즈 리뷰이다. 우선, 프리즘 시리즈는 1976년 The blue book of mentalism(블루북)을 시작으로 블루-레드-그린-옐로우-바이올렛(1980) 순으로 이어지는 서적들의 총 합이며 이 칼라 시리즈를 합해서 한권으로 낸게 프리즘이다.
프리즘의 경우 원서 가격이 약 7만원 정도인데 챕터와 설명이 잘 나눠져 있어서 영어가 크게 어렵지 않다면 원서로 보기도 편한 책에 속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루카스 퍼블리케이션에서 블루-레드-그린까지 번역한 상태로, 번역 퀄리티 및 편집은 준수하나 발매 속도가 워낙 느리고 한권당 3.5만원 정도로 가격이 조금 있어서 빨리 다음권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원서로 봐도 크게 문제 없을 것이다. 본인의 경우에는 원서로 쭉 한번 보고 방치해두었었는데 이번에 운 좋게 지인에게 그린북 한글을 빌려보게 되어서 그린북부터 하여 리뷰 순서를 바꿔서 리뷰하도록 하겠다(시리즈별로 연관성이 크진 않아서 상관은 없을 것이다)
리뷰에 앞서 한가지 당부할 점은, 간혹 보다보면 이 책에 대해서 아주 큰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멘탈리즘의 고전 서적(안네만 등에 비하면 비교적 최신이지만)이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1970년대에 나온 책이다보니 요즘의 멘탈마술 트랜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으며(숟가락 밴딩이라던가, 염력마술이라던가..) 생각보다 많은 기법이 그리 퓨어멘탈리즘적이지 않고(코드, 스투지 등 방법도 많이 소개한다), 대부분의 연출이 관객이 10명 이상 있는 큰 무대에서 퍼포밍하는 프로 퍼포머를 기준으로 하여 제시된 연출들이기에 아마추어 관점에서 큰 기대를 가지면 큰 실망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언급하고 리뷰를 시작하려 한다.
0. Introduction
두 액션 사이의 최소거리인 직선(즉 매소드의 간결성과 논리적 직관성) 및 멘탈리스트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정말로 마음을 읽는 능력을 주장할 것인가, 아니면 엔터테이너로만 보여져야하는가) 관한 막스 메이븐의 생각이 담겨있다. 생각보다 중요한 내용이니 넘기지 말고 꼭 보길 바란다.
1. Destiny
연출 : 마술사와 관객이 카드를 한장씩 덱에서 고른 후 서로 다른 중간의 위치에 잘 넣는다. 다른 관객이 마음껏 덱을 잘 섞는다. 덱을 확인해보면 운명처럼 두 카드는 바로 옆에 붙어있다.
간단한 원리를 이용한 카드 마술이다. 실제 시연시 방법에 따라 바뀌긴 하겠지만, 막스 메이븐이 제시하는 루틴의 성공률은 80% 정도이다.(나 같은 사람은 볼드하지 못해서 100%가 되도록 바꿔서 한다) 루틴 자체도 볼만하지만, 막스메이븐이 주장하는 '이 루틴에는 실패할 리스크의 요소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리스크를 마주할 자신이 없다면 멘탈을 하기에는 이른것이 아닐까..'라는 말도 한번 짚고 넘어갈만 하다고 생각한다.
2. Combo
연출 : 마술사가 관객 중 한명에게 종이 패드와 매직을 전달한다. 두번째 관객은 카드 덱을 받는다. 첫번째 관객은 원하는 간단한 그림을 그리고, 두번째 관객은 원하는 카드를 뽑는다. 공연자는 종이패드에 그림을 미리 그린 후 더이상 손을 대지 않고, 확인하면 관객 1의 그림과 2의 카드 모두 맞추었다.
보통 이런 마술이면 원어헤드 프린시플을 사용하곤 하는데 여기서는 코드를 사용한다. 다만 코드가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기도 하고, 준비사항이 많아서 프로 퍼포머가 아니면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은 마술이다.
3. Old Math
연출 : 마술사는 2개의 종이봉투를 미리 공개한다. 관객1에게 1-10 사이의 숫자를 하나 말하게 하고, 1번 봉투를 열어서 확인하면 그 숫자가 적혀 있다. 관객 2,3에게는 각각 두자리 숫자를 생각하게 하고 패드에 적게 한다. 2번 봉투를 열면 그 두숫자의 합이 적혀있다.
기믹 패드가 사용되지 않는다. 원리는 아주 간단한데, 이 역시 프로퍼포머가 아니면(그리고 관객이 매우 많은 상황이 아니라면) 간단하게 시연하기는 어려운 마술이다. 이 역시 그냥 이런 간단한 방법을 이용해서도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4. The psychic bartender
연출 : (바에서 프로퍼포머가 연출하는 방식으로 제시되어 있다. 수정하기 나름인 마술) 관객 여러명에게 각자 좋아하는 음료수를 말하라고 하고 그것들을 종이패드에 쭉 적어서 리스트를 만든다. 마술사는 리스트 중 하나에 x표시를 한다. 마지막 관객에게 원하는 음료를 하나 불러보라고 하면, 관객은 정확히 x표시된 음료를 말하게 된다.
멘탈리즘 연출한다 싶으면 꼭 등장하는 특정 기믹이 사용된다. 다시 말하지만, 프로 퍼포밍을 위한 연출이며 원리에 큰 실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도 실제로는 한번도 해당 기믹을 써본적이 없다.
5. Nucleus
연출 : 카드 한벌에서 관객은 카드를 고르고, 앞면에 싸인을 한 후 덱속에 넣는다. 마술사는 덱을 앞뒤로 뒤죽박죽 섞고 테이블에 스프레드한다. 마술사가 스프레드 된 덱 위에 손을 뻗고 갑자기 손을 올리면 덱의 일부가 마술사의 손에 달라붙는다. 여기서 다시 소리를 지르면(이게 원래 연출..) 딱 한장의 카드만 손에 남아있고 모두 떨어지게 되며 그 카드가 관객의 카드이다.
에니멀 마그네티즘 마술이며 기믹이 사용된다. 연출 자체도 그렇고 원리도 상당히 고전 방식이라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6. Discretion
연출 : 마술사와 관객은 테이블에 앉아있다. 12개의 별자리가 그려진 2쌍(총 24개)의 칩을 사용한다. 한쌍은 관객이, 한쌍은 마술사가 가진 후 테이블 아래에서 전체를 교환하고 막 섞는다.. 마술사와 관객은 보지 않은 채 각자의 것에서 하나씩의 칩을 꺼내고, 이 칩은 서로의 별자리 칩이다.
원리는 역시 간단하다. 프로 퍼포밍을 위한 것인데 카드로 바꿔서 하기에도 편한 마술이다. 다만 카드로 바꿔서 하게 되면 비슷한 느낌의 다른 마술(알파덱이라던가, 초이스 라던가 등 서로 덱을 하나씩 가지고 섞은 후 서로에게 하나씩 건내주면 일치하는 류의 마술. 심지어 나머지는 모두 백지 카드인게 확인됨)이 더 현대적이고 좋아서 굳이..? 싶은 마술이다.
7. Predixion(원 제목이다)
연출 : 마술사는 미리 예언을 된 덱 하나를 케이스채로 공개한다.(케이스의 옆에는 종이 한장이 접혀져 있다). 관객이 덱 한벌을 가져가서 마음대로 내려놓은 후(위에서부터 하지 않고 중간에서부터 빼서 내려놓아도 된다) 두 패킷으로 나눈다. 두 패킷의 맨 위카드를 공개한 후, 관객이 원하는 카드를 한장 가져간다. 처음에 공개된 종이와 덱을 확인해보면, 그 카드가 예언되어 있었다.
현대 카드마술에서도(주로 셀프워킹류?)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법이 들어간다. 마지막 선택은 에퀴보크가 들어가지 않는데, 이것을 이렇게 처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밌던 마술이었다.
8. Onstage bender
연출 : 마술사는 관객에게 열쇠를 여러개 빌린 뒤 관객 중 한명에게 잘 들고 있게 한다.(관객은 보지 않는다) 특정 신호와 함께 관객 손 안에서 열쇠가 구부러진다
유리겔러 식의 메탈밴딩 마술이다. 사실 요즘은 잘 시연되지 않으며, 해설에서도 구체적으로 구부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연출 설명을 보면서 느낌을 살리면 정말 엄청난 임팩트의 마술이 될거 같긴 한데 애초에 요즘은 열쇠도 잘 안들고 다니기도 하고, 관객에게 빌린 열쇠를 실제로 구부리면 나중에 돌려줄때 좀 그렇지 않나.. 라는 생각이 지나간 연출이었다.
9. Ranch dowser
연출 : 관객은 카드 한장을 덱에서 고르고 확인한다.(덱의 카드가 전부 다른 카드임을 미리 확인시켜줄수 있다) 마술사는 덱에서 다른 몇장의 카드를 꺼낸 후 관객이 고른 카드와 섞고(관객은 자신의 카드가 어느 카드인지 모른다.)뒷면으로 펼친다. 관객은 팬들럼(은색 목걸이 류. 사실 꼭 팬들럼일필요는 없다) 을 가지고 각 카드의 위에서 가만히 위치해보면서 느낌이 오는 카드를 한장 고른다. 그 카드는 관객이 고른 카드이다.
카드마술류에 덜 익숙한 사람이라면 하나의 해법이 떠오를텐데 바로 그 해법이다. 프로퍼포밍답게 팬들럼을 써서 멘탈리즘적 요소를 굉장히 끌어올린게 특징이다. 실전에서 몇번 해봤는데 의외로 어려운 손기술을 쓰는 마술보다 이런류의 마술이 실제 관객에게 더 크게 다가가는 것 같다.
10. The mind's Eye deck
연출 : 마술사는 뒷면은 백지, 앞면은 다 다른 문양으로 된 카드 덱 한벌을 보여준다. 마술사는 덱을 섞고 뒤로 돌면 관객은 덱을 위에서 컷하여 컷한 부분의 카드를 가져가고, 덱을 케이스에 넣는다. 마술사는 여전히 뒤돌은 채로 관객이 고른 문양에 대해서 묘사하기 시작한다. 마술사는 다시 앞을 보고 관객이 고른 문양을 정확하게 그려낸다.
직접 제작하여 만든 기믹덱을 사용한다. 사실 기믹덱 자체보다도 이 기믹덱의 원리도 기가 막히며 이 중 특정한 방법을 통해 관객이 컷해도 되도록 세팅한 것이 아주 신박한 아이디어였다. 같은 원리의 기믹덱을 사용할때에 이와 같은 방식을 이용하면 관객이 자유롭게 컷할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인상깊었다.
11. 종합 및 총평
이렇게 프리즘 그린의 리뷰가 끝났다. 앞서 언급했듯, 전체적으로 프로퍼포밍에 집중되어 있는 책이기에 현시대의 아마추어 마술사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퍼포밍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내용들과 방법들을 담고 있다. 또한, 마술을 적게 배운 사람일수록 특정 현상에 대해서 '아주 쉽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방법을 제시하곤 하는데 실제로 그런 원리가 들어간 마술들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중간중간 얻어갈만한 내용도 물론 있고, 일부 변형하여 퍼포밍할만한 루틴도 있지만 과연 이 책이 3.5만원 값어치를 하느냐?고 하면 글쎄다... 라는 게 내생각이다.
정리하면..
1) 멘탈마술에 입문하고 싶은데 프리즘 시리즈로 시작해도 될까요? -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난 아주 비추. 입문자가 관객 10명 이상이 있는 곳에서 할만한 마술들을 배워봐야 쓸모도 적고, 이 책은 연출은 멘탈리즘적일지언정 기법이 퓨어 멘탈에 가까운 것은 사실 드물다. 오히려 자주 언급한 아르카나 멘탈세미나 1 카드편, 2 프롭리스 편 등 부터 보는 것을 추천한다.
2) 맨날 말하는 아르카나 멘탈세미나 시리즈, 료 시리즈, FHB 등은 다 이미 봤어요. 그럼 이제 이 책 봐도 될까요? - 글쎄.. 오히려 그런 퓨어 멘탈시리즈를 다 봤는데 이제 다시 이런 기믹이나 무대용 마술들을 보게 되면 멘탈에 대한 기대가 낮아질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영어가 된다면 차라리 펭귄매직, 베니싱매직 등에서 멘탈관련 렉처등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2-1) 구체적으로 추천할만한 렉처나 루틴 있음 그럼? - 취향을 타긴 하지만, 피터 터너 라이브 렉처 추천함. 구체적인 루틴을 하나 제시해달라면 Peter turner의 Wish you were here 추천(Freeform Mentalism에 있음. 마술사가 관객이 상상만 한 풍경을 맞춰서 그려내는 것.)
3) 다른 그럼 멘탈리즘 서적 추천할만한거 있나? - 사실 13스탭스도 샀는데 아직 다 못보기도 했고, 징스의 프렉티컬 멘탈매직은 너무 오래전(거의 100년전임)이기도 하고 굳이 봐야하나+내용의 방대함 때문에 엄두도 못내는 중. 추후에 리뷰하게 될 일 있으면 알려드림.
총점 - ★★★☆☆
(개인적으로는 현대의 멘탈연출에서 얻어갈 것이나 배울것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으나 막스메이븐 보정으로 가산점 됨. 다른 시리즈 중에서는 더 점수 높은 것도 있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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