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서론
막스메이븐의 프리즘 시리즈 옐로우북 리뷰이다.
원래는 순서대로 하려고 했는데 이전 리뷰로부터 시간적 간격도 있기도 하고, 또 최근에 번역되어 나온 버전이기도 해서 옐로우부터 리뷰하려고 한다. 이번 책은 내용과 별개로 이전시리즈보다 마음에 드는 점이 몇가지 있었는데, 뒤에 내용에서 함께 서술하겠다.
0. 추천사 & Introduction
료마술사의 추천사와 막스메이븐의 서문내용이다. 이번 추천사에서는 막스메이븐이 서술한 방식에 대해 4가지 분류로 나누어서 이들에 대해 설명 및 실전 적용을 위한 간단한 팁을 주는데 이게 또 은근 도움이 된다. 프리즘뿐만 아니라 고전 멘탈리즘 서적, 나아가 여러 마술책들을 보다보면 흔히 느끼는게 '잉.. 이게 원리가 다라고? 에이.. 실망이다.'하는 느낌을 받기 쉬운데 그런 느낌을 받았을 때 어떤식으로 접근해야할지에 대한 간단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1. Window-Shopping
연출 : 관객에게 장을 보러 나왔다고 생각하게 한 후, 특정 상황에서 특정 물건을 떠올리게 한다. 마술사는 미리 준비되어있는 봉투의 종이를 꺼내서 해당 물건을 예언했음을 보여준다.
포스가 사용되지 않고, 특정 기믹을 이용한다. 해당 기믹을 사용하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그닥 선호하지 않고(공연에서의 효과 및 실전성과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포스를 이용하는 방식이 더 깔끔할거 같은데 막상 해보면 포스하기가 영 쉽지는 않은 종류의 연출이다. 1:1보다는 큰 무대의 실전용으로는 여러 디테일면에서 깔끔하다 생각한다.
2. Shuffled impulse
연출 : 관객이 카드 1덱(빌린덱도 가능하다)을 자유롭게 섞고, 관객이 카드를 한장 고른다. 여기에 추가로 카드를 더 뽑아서 자유롭게 섞게 하고, 이들을 모두 앞면으로 둔 후, 관객의 반응을 보면서 카드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원리만 보면 이게 뭐야... 라고 할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어마어마한 효과이다. 마술사 입장에서야 '아니, 이것을 굳이 이렇게 해야해?' 혹은 '어차피 맞출거면 왜 굳이 고르고 또 추가로 뽑아서 섞게 만들고 맞추지..?'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오로지 관객의 반응만을 보면서 카드를 맞추는 것으로 보여서 임팩트가 좋은 마술이다. 이런류 마술할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연출의 디테일은 '마술사의 연기력'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3. Designation
연출 : 마술사는 관객 여러명에게 간단한 도형을 말하게 한다. 해당 도형을 명함의 뒷면에 그리고 관객이 자유롭게 섞은 후 한장의 명함을 고르면 그 명함에 그려진 도형이 이미 예언되어있다.
일단 연출이 일종의 멀티플 아웃처럼 되어 있어 자세한 설명을 하기가 어렵다. 원리자체나 마술의 설계는 깔끔하다 생각되지만, 문제는 명함이라는 소재이다. 옛날 책들을 보면 명함의 한쪽 면이 백지여서 활용가능한 루틴들이 꽤나 있는데, 요즘 명함들은 대부분 양면이라는 점(+코팅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무언가 잘 쓰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바로 적용은 어렵다. 특히나 개인적으론, 마술사가 명함을 여러장 들고다닌다는 것이 그닥 직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 차라리 이런류는 빌렛을 활용하는게 더 그럴듯한거 같은데 막상 해당 루틴은 그냥 빌렛으로 하기엔 몇가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실전으로 바꾸려면 몇가지 점들을 고쳐야 하는데, 이러느니 그냥 다른 루틴들을 하는게 나은거 같아서 약간은 아쉬움이 있다. 다만 아이디어 자체는(물론 많이 쓰이는 아이디어이기에 신기하진 않지만) 깔끔하다 생각하기에 다른 마술에서의 활용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4. The armchair bowler
연출 : 관객에게 상상속 볼링선수가 되어서 볼링핀을 굴려보라고 한다. 굴려서 몇개의 핀을 쓰러트린 후의 결과를 우리는 미리 예언해두었다.
이런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원리가 맞을 것이다. 다만 원리 자체보다도 이것이 적용되기 위한 패터들을 아주 교묘하게 설계해두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 원리를 적용한 마술들을 보다보면 너무 억지스럽게(마술사의 입장에서만 타당하게 보이고, 마술의 성공만을 위한 마술로 가는 방식) 꾸민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마술사가 어떻게 미리 세팅들을 해두어서 관객이 타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한 공부를 할수 있는 파트이다. 이런 세팅과 패터들은 마술을 많이 볼수록 는다고 생각하고, 만약 좋은 샘플이나 예시들을 배우고 싶다면 료 마술사 or 민스킴 마술사의 여러 강의가 아주 잘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5. Phona
연출 : 관객을 임의로 한명 고른 후 해당관객의 별자리를 물어본다. 관객에게 특별한 예언자를 설명한다고 하고, 특정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그쪽으로 관객이 직접 전화를 걸고, 관객의 별자리를 예언자가 맞춘다
텔레폰 트릭중 하나이다. 사실 이제와서는 크게 특별하거나 신기할만한 요소도 적고(가장 쉬운 생각으로는 예언자가 12명이 있고 각자마다 해당 별자리를 배정하면 그만이다. 물론 이 마술의 트릭이 이것은 아니지만) 원안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제한점도 많다. 그냥 마술에서 사용하는 핵심 원리가 이런게 있다 정도만 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6. Astro-Key
연출 : 마술사는 한개의 자물쇠와 12개의 열쇠를 보여준다.(열쇠에는 꼬리표가 한개씩 달려있고, 지금은 적힌 글자가 가려져 있다) 관객은 직접 1번열쇠부터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 시도해보고, 마지막 열쇠로만 열리는 것을 확인한다. 다시 자물쇠를 잠근 후 아예 다른 관객을 지목해서 별자리를 물어본다. 열쇠의 꼬리표를 떼어보면, 별자리들이 적혀있고 2번관객의 별자리가 적힌 열쇠로 자물쇠가 열린다.
아주 신기하고 응용도 여러가지 가능한 루틴이기에 연출만 보고는 흥분했으나 원리를 보고 약간은 실망한 루틴이다. 그럼에도 연출 자체는 아주 신기하고 프로퍼포머라면 이정도 수고를 들일 필요가 있을정도인 루틴이라 생각한다.(준비와 폼은 조금 들겠지만) 이러한 방법이 있다는 것 자체를 얻은거도 하나의 좋은 수확이라 생각한다.
7. Quindex
연출 : 멀티플 아웃을 위한 인덱스 시스템의 소개
구체적인 루틴이 아닌 하나의 기법을 소개해준다. 프로퍼포머에게는 하나의 적절한 방법이 될수 있으나(사실 이미 기믹화되어서 나오는 것도 본적이 있다. 정장용, 지갑용 등등 여러가지로) 아마추어 마술사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진 않을 것 같다
8. Modern dart
연출 : 두꺼운 종이로 만든 보드지의 뒷면에 카드 한벌이 붙어있는 것을 보여준다. 관객은 다트를 던져서 하나의 카드를 고른다. 마술사는 주변의 다른 카드들이 모두 다른것을 보여주고, 해당 카드를 공개한다. 마술사는 해당 카드를 미리 예언해두었다.
특정 방법을 통한 멀티플 아웃의 기법을 배울 수 있다. 사실 비슷한 원리를 이용한 카드마술이나 멘탈마술도 여럿 본적 있어 방법 자체가 신기하진 않지만, 관객이 다트를 던져서 카드를 고르게 한다는 점 자체가 굉장히 신박하고, 충분히 Fair하기에 무대용 마술의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는 파트라 생각한다. 프로퍼포밍에 적합한 파트임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파트.
9. Resolutioin
연출 : 관객 여러명에게 새해 목표를 여러가지 말하게 한다. 마술사는 해당 목표를 모두 예언해두었다.
연출만 보고도 핵심원리를 바로 알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당 원리의 가장 문제는 마지막 사람인데, 여기서는 가장 간단한(그러나 싫어할 사람이 많은) 방법을 이용해두었다. 다만 (뒤의 역자의 말에도 나오듯) 연말 파티 같은 곳에서 이러한 방식을 이용해서 연출을 하기에는 큰 무리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마지막 사람의 처리방식은 이전에 리뷰한 하울링의 특정 기법이 깔끔하다고 생각한다.
10. Doubleview
연출 : 카드 한벌을 섞고, 관객 2명에게 덱의 절반씩 나누어준다. 관객 두명에게 각각 가장 인상적인 느낌의 카드를 생각만 하라고 한다. 다시 두 덱을 합쳐서 섞고, 마술사는 관객 두명이 생각한 카드를 찾아낸다
인스턴트 스투지(결코 스투지가 아니다! 마술사는 절대로 두 관객과 미리 짠적이 없다)의 좋은 예시이다. 따라서 관객이 많을수록 좋으며, 더불어 관객 컨트롤이 매우 중요한 마술이다. 개인적으로는 마술을 보여줄 때 대규모보다는 많아서 5-6명 정도의 앞에서 보여주기에(순전히 개인적 경험에서) 아마추어 마술사 혹은 길거리공연시에 사용해볼법한 마술은 아니라고 느끼지만 해당 방법을 연습하기에는 좋은 루틴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인스턴트 스투지 당사자들이 된 관객들도 본인들에게 한번씩 섞으라고 해줄수 있어서(약간은 리스키하지만) 마술 중간의 특정 상황에서 충분히 놀랄만 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일종의 듀얼 리얼리티인데, 연출 트릭이 들어가서 설명하기가 난해하다 ㅠ)
11. 역자의 말
각 연출에 대해 역자(알트 마술사)의 간단한 코멘트와 해설이 담겨 있다. 알트 마술사 말대로 막스 메이븐은 이러한 주석이나 첨언을 그리 반기지 않으며 독자들이 직접 공부해서 알아내길 바랬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해설이 이 책에서 무엇을 얻어가야하는가에 대한 면에서도, 멘탈 마술에 대한 접근면에서도 정리할 수 있어 아주 반가운 포인트이다.
12. 종합 및 총평
이전 그린북 리뷰때도 언급했듯 프리즘 시리즈 자체가 프로퍼포밍, 즉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무대에서 마술사-관객의 관계가 확실히 정립된 상황에서의 연출들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책 자체를 보면 실망하거나 얻어갈게 없다고 느낄수 있을 지도 모른다. 다만 반복해서 언급하듯, 멘탈마술의 핵심은 그 원리나 기법이 아니라 연출 그자체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 연출을 구성하는가와 기법을 구성하는가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기에 나름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특히나 '셔플드 임펄스'와 '아스트로 키'에서는 자주 접하기 힘든(물론 그렇다고 아주 새롭지는 않겠지만) 원리를, '소파 스포츠맨'에서는 유명한 원리를 어떻게 깔끔하고 치밀하게 구성하는가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총점 - ★★★☆☆
(프리즘 그린보다는 얻어갈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역시나 오래된 책+프로를 위한 책이기에 응용하지 않으면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많아서 점수는 감점)
+) 추가로, 이러한 멘탈 마술류를 공부할 때 도움이 되는 방식이 하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원리 추정하기'와 '변형하기'이다. 다른 책이나 이런곳에서 언급된 내용은 아니고, 순전히 개인적인 공부?방법인데 아래와 같다
1) 우선 연출부분만 보고 어떤 원리일지 상상해서 쭉 '적어본다'
2) 원리 부분을 보고 일치하는 것이 있는지 확인한다
2-1)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실제 연출에서는 이것을 어떤식으로 사용해서 디테일을 올렸는가를 본다
2-2) 일치하지 않는다면, 혹은 적은 다른 원리들을 사용한다고 할때 어떤 부분에서는 본인이 적은 방법이 좋고, 어떤 부분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좋은지도 '적어본다'
3) 원리를 이용한 본인만의 루틴을 생각해본다
3-1) 기존 루틴과 비슷하되 본인의 스타일로 바꿔본다
3-2) 아예 다른 연출(기존의 다른 원리가 적용된 연출)을 해당 원리를 이용해서 바꿔본다
마술에만 적용되는 공부법은 아니기도 하고, 마술을 볼때 마술 자체에 감탄하기보다는 비밀만 파고들어서 마술자체를 즐길수 없다는 단점이 생길수 있기도 하지만 일반 관객이 아닌 '마술사가 보는 마술'의 측면과 나아가 '그 마술을 자기것으로 만들어서 퍼포밍하기'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위의 과정에서 떠오른 생각과 방식을 꼭 적어보란 것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쉽다(필자가 나이가 들어서일수도 있지만..)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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