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서론
언제나 말도 많고, 논란도 많지만 마술에는 진심인 '마술 크리에이터' PH의 멘탈리즘 서적인 하울링이다. 가격은 15만원이며, 구매는 위의 링크를 통해서 설문조사 후 구매 가능하다.
이 책을 리뷰하기 전에 앞서 PH에 대해서 몇가지 짚고 이야기하고 싶은 점들이 있다.
1. 나는 PH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PH의 각종 기믹들, 서적들, 렉처들을 거진 다 구매하고 봤으면서도 PH의 팬이 아니라 하는것에 누군가는 의문을 가질수도 있다. 분명 PH는 뛰어난 마술크리에이터고 그의 여러 행적들을 보면 마술에 진심인 사람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PH가 상술에 능하다(이 말이 꼭 나쁜것만을 의미하진 않겠지만)는 것도 나는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문마술사는 커녕 아마추어조차도 못되고, 일반 취미로 마술을 하는 나(그리고 대부분의 이글의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그의 행보(특히 최근의 행보)가 순수한 마술을 위한 행보라기보단 마술을 돈벌이수단으로 활용중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부정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본주의시장에서 돈벌기 위해 노력하는게 무엇이 문제냐고 하면 할말은 없겠지만서도, 예전 SOM 시절의 보다 순수하고 마술에 진심이던 그의 모습을 보면 현재의 모습이 사뭇 달라보이는것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2. 그럼에도 PH는 존중받아야한다
위에서 비판했음에도, PH가 뛰어나다 생각하는 것은 그의 마술에 대한 진심인 행동 때문이다. 멘탈리즘이 유행할때 멘탈세미나를 열고, 레이즈라이즈가 유행하자 그 렉처를 내는 것 등의 행동에 대해 누군가는 그때그때 돈벌이가 될만한 것에만 집중한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한국에 여러 마술들을 소개하고 문화를 전파하려는 그의 행보는 박수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마술분야는 제대로 파기 위해서는 원어가 필수적이고는 하지만, 한글로 된 자료가 많을수록 접근성도 좋고 접근성이 좋아짐에 의해 시장이 커지는 것은 모든 마술인들이 어쩌면 PH에게 감사해야하는 일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PH의 멘탈리즘 서적인 하울링에 대해서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마술 10개에 15만원이라는 가격은 많은 멘탈리즘의 대가들의 원서서적에 비하면 굉장히 비싼 가격인 것은 확실하다.(막말로, 막스메이븐의 프리즘 칼러시리즈 블루/레드/그린/옐로우/퍼플이 다 합해서 6만원정도이다) 다만 한글로 된 멘탈서적 자체가 거의 없는 이 시장에서 그 희소성 및 오리널리티를 고려시 이 책의 값어치는 상당높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관점에서, 이제 하울링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려 한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프로 퍼포머는커녕 아마추어마술사도 안되는 순수 취미로 마술을 하는이기에 나와 비슷한 소비자의 관점에서 깔껀 까고 칭찬할 것은 칭찬하면서 가도록 하겠다.
이책은 총 10가지의 멘탈리즘 연출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카드/책/생활도구/프롭리스 등 여러가지를 이용한 멘탈마술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매 연출마다 Imagine(연출) / Method(해법 및 연출의 구성) / Behind & Additional thoughts(마술을 만들게 된 과정과 추가 발전 아이디어) 로 되어 있다. 특히 Method에서는 패터를 하나하나 다 떠먹여주듯 상세히 기술하고 있기에 초보 연출자라면 멘트를 그대로 외워서 따라만 해도 될것으로 생각된다.
0. IDEA NOTE & Forword
PH가 하울링을 쓰면서 구상했던 여러아이디어들에 대한 노트가 있다. 제대로 읽어보긴 힘들고 그냥 대학원에서 연구노트 쓰는 그런 기분으로 나와있는데 그냥 이런게 있다~ 정도로 넘어가면 될 것 같다. Forword(서문을 의도한거라면 Foreword가 맞는데, 오타인지 의도인지는 모르겠다)에서는 이책을 쓰게 된 과정과 생각에 대해서 담고 있는데, 여기서도 (가찔남에서 말한것처럼) 해법과 연출보다는 숨겨진 면을 보기 위해서 노력해달라는 말을 한다. 나머지 리뷰를 보면서 그럴만한 것이 있는지 같이 보자
1. Imaginary Dice
연출 : 마술사는 미리 주사위 그림을 그리고 덮어둔다. 관객은 상상속의 주사위를 굴리고 눈금을 말하면, 그 눈금이 예언되어 있다.
상상속의 주사위를 이용한 '예언'마술이다. 마술사는 실제로 그릴 종이와 펜이 필요하며, 성공확률은 100%인 마술이지만 종이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아마 연출을 보면 떠오르는 해법이 하나 있을텐데 그것이 바로 답이기에 그리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지만, 나름 영리한 패터와 한가지 반전방법을 통해서 깔끔하게 해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연출이 그렇듯, 특정 숫자에 대해서는 굉장히 깔끔하게 결과공개가 되지만 특정 숫자에 대해서는 결과가 지저분하다. 대면보다는 비대면 줌으로 할 때 더 좋은 마술이라고 생각한다. 몇번 종이 가지고 다니면서 해봤을 때엔 많은이들이 종이를 확인하고 싶어해서 그리 만족도가 높진 않았다
2. VLOOD2
연출 : 관객에게 몇가지 질문을 통해서 관객은 마술사의 혈액형을 맞추고 마술사는 관객의 혈액형을 맞춘다
로직퍼즐을 통한 혈액형 맞추기 마술이다. 로직퍼즐인만큼 성공확률은 거의 100%이고 백트래킹의 가능성이 있다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로직퍼즐인데 마술사의 혈액형을 관객이 먼저 맞추고, 마술사는 그다음 관객의 혈액형을 맞추는 형식을 통해 로직퍼즐의 느낌을 많이 지워서(구체적인 패터과 과정은 해법 공개일수 있어서 쓰다가 지움) 상당히 인상적인 느낌이었지만, 동시에 로직퍼즐인데도 언제나 100%가 안나온다는 것은 상당히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관객의 혈액형을 맞추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결국은 그냥 찍어도 1/4이라는 점에서 관객이 신비함을 느끼는 것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이 마술의 아이디어를 얻게 된 민스킴의 VLOOD와 이 방법 둘다 장단이 있겠지만, 나는 민스킴 버전을 더 선호한다.
3. Subliminal
연출 : 관객이 카드를 한장 골라서 기억한다. 관객에게 곧 이어서 물어보자, 관객은 자신이 기억한 카드를 잊고 다른 카드를 말하게 된다
Dual reality를 이용한 마술이다. 모든 듀얼 리얼리티 마술이 그렇듯, 관객이 한명보다는 여러명일 때 더 효과가 좋다. 이 마술의 연출과 해법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감탄을 하고 감동했으나, 실제로 했을 때에는 그리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아마 실제로 이 연출을 3-4번 이상해본다면 은근히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1. 관객(카드를 고르고 잊게 되는 그 한 사람. 관객1이라 하겠다.)에 따라서 연출의 효과가 너무 차이난다- 연출방법에서도 관객1을 어떻게 해야 이 해법이 노출되지 않게 하면서 듀얼리얼리티가 깨지지 않게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지만, 많은 관객은 자신이 겪은 현상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려 하고, 설사 말하지 않더라도 그 관객1은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바로 원리를 알기도 한다(정확한 프로세스는 모르더라도) 듀얼리얼리티인데 관객1이 겪는 마술은 사실 단순 체인지 마술이라서 신비함이 덜 느껴지는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듀얼리얼리티 마술들이 다 이런식이긴 하지만)
2. 정확한 패터와 순서를 따르더라도, 기술이 들어가는 타이밍이 너무나도 취약하다. - 이 마술에서는 딱 한번 카드 기술이 사용되는데 그 타이밍이 너무 '대놓고' 들어간다. 이건 마치 모두가 집중하는 타이밍에 클래식 패스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 해당 부분에 대한 미스디렉션의 설명이 응당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부분이 없는 것이 아쉽다
내가 이 책에서 연출과 해법을 봤을 때 감동한 2가지 마술 중 하나였으나, 실제로 해보니 최소 5-6명의 관객이 있는 무대가 형성된 곳에서 해야 진가가 나타나는 마술인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하울링에 대한 비판 중 '머릿속으로만 생각해내고 실제로 퍼포밍하지 않는 사람이 쓴 책'이라고 한 비판을 본적 있는데 아마 이러한 점에서 발생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PH는 실제로 여러명 앞에서 퍼포밍을 자주하고, 그러한 관객들은 PH가 인증된 마술사라 생각하여 신뢰감이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관객 컨트롤이 더 쉽게 되겠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 개인적으로 연출을 해볼때 타임미스디렉션을 걸면 조금 더 해결되는 측면이 있었다. 먼저 관객1에게 기억시키고 모두에게 공개한 후 다른 마술들을 보여주다가 다시 관객1에게 물어보면 아까의 카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카드를 말하게 되는 것이다. 역시 해법 노출 가능성이 있어서 자세하게 적기는 어렵지만 만약 하울링 구매자중 Subliminal 연출을 해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
4. Be a good mentalist
연출 : 마술사는 관객의 생각을 읽어보겠다고 하며 여러번 시도를 하고 모두 다 틀린다. 그러나 이렇게 틀린 것들, 그리고 정확하게 어떻게 틀릴지까지 모두 다 예언되어 있었다.
모두가 예상하듯 원어헤드 프린시플 이야기이다. 원어헤드 프린시플을 이용한 마술을 해본사람이라면 모두가 겪는 고민이 예언들의 순서와 위치 바꾸기인데 그 과정을 아주 영리하게 해결하였다. 개인적으로는 '틀릴것을 예언해두었다'는 연출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효과도 떨어지고, 연기도 필요하니까) 단순히 틀리는게 아니라 어떻게 틀릴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흔적이 있고, 이 연출을 위한 가프 페이지가 있어서 실제 연출을 할때 이 하울링 책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은근 메리트였다. 의외로 기대 안했는데 만족도가 큰 파트였다. 다른 원어헤드 프린시플을 이용하는 마술을 할때에도 일부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5. Lock
연출 : 마술사는 미리 자물쇠를 하나 공개한다. 마술사가 관객에게 자물쇠 비밀번호에 대해서 힌트를 주면, 관객은 3자리 숫자를 모두 맞춰서 열 수 있다.
기믹 자물쇠가 아닌 일반 자물쇠를 이용하며, 일종의 물리버그를 활용한다. 시중에 있는 대부분의 자물쇠에서 되기 때문에 활용도도 높고, 관객이 프리하게 말하는 숫자에 대해서 모두 다 되기 때문에 결과도 아주 좋다. 단하나 문제는, 과연 자물쇠를 굳이 일상생활에서 들고다니면서 보여줄만한가 인데, 필자 본인은 가방을 잠구는 자물쇠가 있어서 이것으로 활용하곤 한다. '나쁘지 않은'마술이나 귀차니즘 때문에 점수가 감점되는 마술
6. V force
연출 : 마술사는 주변의 물건을 관객에게 몇가지 말하고, 관객은 그중에서 한가지를 생각한다. 관객은 몇번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생각한 물건을 마술사는 맞춘다.
아주아주아주 좋은 연출과 마술이다. 완벽히 빈방만 아니라면 어느곳에서도 가능한, 즉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포스할 수 있는 마술이다. 프롭리스 마술이며 성공확률도 100%에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일종의 로직퍼즐인데 전혀 그런 느낌이 안나고 응용력도 무궁무진하다. 원리는 어찌보면 단순한데, 백트레킹도 어렵고, 이 책에 존재하는 연출 중에서 가장 퓨어 멘탈리즘에 가까운 마술이라고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이 마술만큼이나 Behind에서 개발하다가 포기한 한 연출이 나오는데(Inception) 이 연출이 아주 끝내준다. 나는 나만의 방법과 '위너스 다이스'라는 기믹주사위를 이용하여 이 Inception연출을 연출하는데 아주 효과가 좋다. 기법적으로도, 연출면에서도 굉장히 완성도 높은 마술이라 느낀다.
7. Ambitious Book test
연출 : 마술사는 책 한권을 고른다. 책을 넘기던 중 관객이 원하는 페이지에서 멈추고, 관객은 그 페이지의 아무 단어를 기억한다. 마술사는 관객이 생각한 단어, 그리고 심지어 생각하기 전에 몇번 바꿨다는 사실과 바꾸기 전에 맞춘 단어까지 맞춘다
기믹 북이 아닌 일반책으로 가능한 북테스트이며, 거의 모든 책으로 가능한 마술이다. 이전 아르카나 멘탈 세미나1에서 리뷰한 Kings force가 사용되는데 아주 영리한 패터(한글로만 가능)를 사용하여 변형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Additional thought에서는 AAA book test라는 한가지 방법을 추가로 알려주고 있으며, 이 두 방법과 이전 아르카나 멘탈세미나2 북테스트 편의 방법과 적절하게 합해서 사용하면 노기믹 북테스트 중에서는 거의 최고의 북테스트라고 생각한다. 논외로 PH가 한글로 된 기믹 북테스트를 언젠가 낸다고 하는데 영 이상한 내용이 아니라면 꼭 구매하게 될 것 같다
8. Q&A Force
연출 : (연출이 곧 해법인 마술이라서 상세히 적지는 못한다) 관객에게 무조건 카드 한장을 포스할 수 있는 방법
Dani Daortiz의 Her Majesty Spell 렉처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디어로 일종의 타임 미스디렉션이다. 아주 짧고 빠르며 간단한 방식이며, 연출에서는 이를 이용하여 아칸에 적용해서 하는 법을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기법 자체는 좋은데, 아칸전용으로 만들어진게 아쉽고(다른 마술에서도 사용은 가능하나, 이경우에는 타임 미스디렉션 인터벌 타임을 더 길게 해서 쓰는게 좋을 것이다) 아주 대담하게 하지 못하면 바로 티가 날 수 있어서 약간은 아쉬운 방법이다. 연출을 읽을 때에는 이게 된다고? 싶을수 있는데 해보면 이게 되네.. 싶어서 놀랄 것이다.
9. Laplace
연출 : 마술사는 관객 1에게만 예언을 한가지 귓속말로 전달한다. 관객1은 뒤돌아있고, 관객 2는 물건 3가지 중 하나는 마술사, 하나는 관객2, 하나는 선택받지 못하게 배치한다. 관객1은 예언을 말하고, 정확하게 일치한다
프리윌 연출 마술이다. 보통의 프리윌과 다르게 예언지가 아니라 관객1에게 말해서 예언을 한다는 것이 아주 특징적이고, 큰 매력이다. 프리윌임에도 프롭리스하게 할 수 있고, 말의 모호함을 이용한다는것이 굉장히 재밌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연출 상 관객들과 마술사의 자리배치가 중요한데, 은근히 이 포지션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강제적으로 이 포지션을 만들기 위해서 '관객2의 생각이 관객 1을 거쳐서 나에게 온다'는 식의 패터를 잘 짜보려했는데 여태까지는 깔끔하게 되는 패터를 만들지는 못했다. 프리윌 중에서 프롭리스한 프리윌이라는 점에서 가산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관객이 반드시 2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약간의 감점이 있다.
10. Night
연출 : 관객은 임의로 4가지 물건을 고른다. 마술사는 뒤돌아있고, 관객은 몇번 물건의 위치를 바꾼다. 마술사는 뒤돌은채로 놓은 물건의 순서를 맞춘다
오브젝트 프레딕션으로, 일종의 프리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시 라플라스처럼 프롭리스한데, 여기서는 로직퍼즐을 이용한다. 로직퍼즐이 그렇듯 백트래킹 가능성이 있고, 특히나 이 책의 연출중에서는 가장 백트래킹이 쉽다. Additional thought에 나온 것처럼 카톡이나 DM, 전화 등 비대면으로 하는것이 더 좋은 마술이라고 생각하며 위의 라플라스와 같이 활용하면 관객이 1명일 떄엔 Night / 여러명일 때엔 라플라스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쉬운 로직퍼즐이라서 아쉽지만 패터를 일부만 수정하면 아주 깔끔하게 느낌을 지울 수 있어서 활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외워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몇번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11. Afterword
하울링 쓰면서 생각한 PH의 마무리 멘트가 있으나 별 내용은 없다.
12. 종합 및 총평
이렇게 하울링 리뷰가 끝났다. 개인적으로 종합하여 정리하면, '나쁘지 않은' 멘탈 마술책이라고 생각한다. 장단점이 명확하다고 생각하는데 각각 정리해보면
<장점>
1. 패터 하나하나가 굉장히 성의있다.
해당 패터가 나오기까지 고민했던 흔적들과 해당 패터가 사용되어야 하는이유(후속되는 연출에서의 당위성이라던가, 핵심 기법이라던가)도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유명한 마술사들의 멘탈서적들을 봐도 원리만 제대로 설명되어 있고 패터와 당위성 등에 대해서는 연출자의 재량에 맡기는 경우가 있는데 멘탈리즘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도그대로 외워서 따라하기만 해도 될 정도로 완성도 있다. 모든 패터가 한글이며 한글화패치가 아주 잘되어 있다는 것도 장점(Ambitious book test, Laplace 등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2. 현세대의 멘탈리즘 트랜드와 맞으며, 실용적이다.
유명한 멘탈서적들이라고 하는 막스 메이븐의 프리즘, 안네만의 프렉티컬 멘탈 이펙트 등의 서적은 출판된지 50년이상된 책들이고, 요즘의 멘탈 마술 트랜드와 맞지 않는 점들이 많다.( 영적 에너지라던가, 메탈 밴딩이라던가 등) 이 책은 굉장히 트랜디하며 숙련도에 따라 성공률이 달라질지언정 실전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마술들이다. 게다가 해외서적들과 비교해도 책 전체내에서 '좋은 렉처'의 비중이 이렇게 되는 책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많이들 좋아하는 프리즘 등만 봐도 각 파트별로 했을 때 요즘시대에서 얻어갈 것이 한두개 될까이다) 프롭리스, 혹은 카드 한벌이나 펜, 종이 등 쉽게 구할만한 물건들만 있으면 되는 마술로 구성된 것도 장점이다. 소위 임프레션 패드, 스와미 기믹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멘탈 마술'을 기대하고 샀다가 뒤통수 맞는 일도 없을 것이다.
<단점>
1. 원리에 대한 설명이 부실하다.
매우 자세한 패터와 원리를 잘 설명하고 있어 초보자가 따라하기에 좋지만, 역설적으로 그 원리 자체에 대해서는 얼렁뚱땅 지나가는 느낌이 있다. 물론 책의 분량이 정해져있고,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까지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만 원어헤드프린시플, 에퀴보크 등 몇가지 내용에 대해서는 가볍게나마 짚어주고 설명해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2. 결국은 가격..비싸다
계산해보면 마술 하나당 15000원꼴인 셈인데 과연 그 값어치를 하냐... 라고 하면 애매하다는게 내생각이다. 믈론 마술이라는게 가격책정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싼 가격에 조잡하게 배우는 것보단 더 큰 돈을 내더라도 아주 크게 하나 얻어가는 것이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은 하지만 책의 여러 연출들의 퀄리티 차이가 들쑥날쑥 하다는 게 문제다. V force, Ambitious book test, Q&A force 같은 경우에는 이것을 하나의 기법으로 렉처를 냈어도(아르카나의 민스킴 마술들 렉처처럼?) 개당 2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Imaginary dice나 Lock 등의 마술이 그 값어치를 하냐.. 라고 하면 솔직히 돈이 아깝다는게 내 생각이다. 책의 모든 연출이 퀄리티가 고르게 될 수 없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이책에서 좋은 연출들만 빼서 7,8만원에 팔았다면 아주 대박인 서적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물론 그렇게되면 나머지 조금 아쉬운 연출들은 팔리지 않아서 묵혀두게 되겠지만..)
그래서 결국 중요한건 이거겠지. '이책을 추천하느냐 마느냐'
1. 멘탈리즘 입문이에요. 찍먹하고 싶어요 - 비추. 누누히 말하지만, 아르카나 멘탈세미나 1 카드편 / 멘탈세미나2 프롭리스 편 을 먼저 보고 오자. 마음에 들면 북테스트편정도까지?
1-1) 저 세개 다 봤는데 아주 좋았어요. 그럼 구매해도 될까요? - 돈이 그리 부담되지 않고, PH의 연출이 마음에 들었다면 구매 추천. 돈이 부담된다면 비추천. 차라리 아르카나의 료 마술사 빌렛/에퀴보크, 민스킴 시리즈(프리윌/빌렛/스타싸인)를 구매하는 것이 나을수도 있다.
2. 카드마술하는데 멘탈을 섞고 싶어요. 구매해도 될까요? - 비추. 대부분이 프롭리스나 퓨어멘탈에 가깝다. 몇가지는 카드마술에 응용할 수 있기는 한데, 차라리 멘탈세미나 1 카드편과 민스킴의 FHB를 구매해서 보는게 나을거라 생각함. 굳이 더 한다면 멘탈세미나 2 카드편정도까지?
3. 영어가 너무 어렵고 울렁증이 강해요. 그런데 멘탈 마술을 더 파고 싶어요 - 그러면 어쩔수 있나, 사야지..
3-1) 다른 한글렉처중에서는 추천하는게 없나요? - 아르카나 멘탈세미나 시리즈, 민스킴 시리즈, 료 마술사 시리즈 정도를 하울링 구매보다 먼저 보는것을 추천하기는 하지만, 구매하자마자 큰 연습없이 바로 연출을 하고 싶으면 결국은 하울링이도움되긴 할것이다.
3-2) 아르카나 징스는 어때요? - 은근 이 질문 꽤 받았는데 정작 나는 여태까지 나온 징스를 다 구매하지도, 그럴 생각도 없어서 뭐라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징스는 오래된 책이기도 하고 현세대에 맞게 바꾼 내용들을 담은 렉처들이 많아서(다 외국어지만) 굳이굳이 징스를 멘탈리즘 때문에 구매하는 것은 비추천한다.(비멘탈 분야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기도 하고)
종합 :
한글로 된, '패터까지 떠먹여주며'. '바로 실전에서 활용이 가능한' 멘탈리즘 서적.
가격만 쌌으면 모두가 찬양했을 책.
총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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