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9 광주금남 CGV에서 관람한 '미션 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 리뷰이다.
본 시리즈, 007 시리즈 등 첩보물이나 작전물을 워낙 좋아하는 나지만, 이런 내게 최고의 시리즈는 단언컨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이다. 전 시리즈를 3번 이상씩 보았고 특히 6편인 폴아웃은 극장에서만 3번 볼 정도로 내 인생 첩보물 중 TOP 3 안에 드는 영화이기도 할 정도. 본작 파이널 레코닝은 2023년 발표된 7편 데드 레코닝과 바로 이어지는 작품으로, 전작 역시 만족스럽게 보았기에 본 영화도 개봉하자마자 바로 관람.
시놉시스
디지털상의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무기 엔티티로 인해 전 세계 국가와 조직의 기능이 마비되고, 인류 전체가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온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건 오직 존재 자체가 기밀인 ‘에단 헌트’와 그가 소속된 IMF(Impossible Mission Force)뿐이다. 무기를 무력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키를 손에 쥔 ‘에단 헌트’. 오랜 동료 ‘루터’와 ‘벤지’, 그리고 새로운 팀원이 된 ‘그레이스’, ‘파리’, ‘드가’와 함께 지금껏 경험했던 그 어떤 상대보다도 강력한 적에 맞서 모두의 운명을 건 불가능한 미션에 뛰어든다! 모든 선택이 향하는 단 하나의 미션!
감상평
30년 시리즈 대장정의 마무리와 팬들에 대한 헌사.
그런데 이게 최선이었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앞서 1분가량의 톰 크루즈의 감사영상이 먼저 나온다.
감독에 대한 찬사, 그동안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팬에 대한 감사와 마무리. 분명 훈훈한 장면인데 나는 보면서 예전 가수 비의 엄복동 사건이 불연듯 생각났다.
이런 감사 인사 영상을 스탭롤때나 쿠키영상 때 안 올리고 영화 시작전 먼저 올라오게 한다고..? 하는 것에서 약간의 쎄함을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참 묘한 아쉬움과 씁쓸함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우선 호평할 점부터 말하겠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하면 떠오르는 두가지 장점 중 하나가 '박진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인데 이것을 아주 잘 살렸다. 톰 크루즈 배우가 나이가 있는지라 예전처럼 엄청난 격투씬이나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이 많이 나오진 않지만, 해저에 침몰한 세바스토폴호 침투 장면은 특별한 대사없이도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지 않게 했다. 어디까지가 CG고 어디까지가 와이어 액션인지는 모르겠지만 촬영 때 대단한 노력이 가해졌음은 안봐도 비디오(이런 말 요즘 쓰긴 하나)
전작들에 대한 예우와 팬에 대한 서비스 역시 훌륭했다. 시리즈의 최종장인만큼 전작들의 전투 시퀀스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장면이 많이 나왔고, 맥거핀으로 나왔던 3편의 '토끼발' 떡밥도 풀렸으며, 1편에서는 개그포인트처럼 지나갔던 윌리엄 던로의 대등장도 아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전개였다. 그리고 이 모든 시리즈의 이야기가 사실 그동안 에단 헌트가 미션을 해결하면서 내린 선택들이 모여서 생긴 일이라는 시리즈 팬에게는 꽤나 흥미로운 전개였다. 중간중간 나오는 전작 활약 장면의 재탕은 너무 자주 나와서 조금 맥빠지는 느낌이었지만, 전작을 잘 모르거나 기억나지 않는 관객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면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하지만 내게는 단점이 더 많았다.
우선 영화 자체가 지루하고 스토리가 지지부진했다. 2시간 50분의 러닝타임동안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데, 여러 작전들이 수행되던 전작들과 다르게 본작은 사실상 하나의 심플 미션을 해결하는데 그친다. 앞에서 말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두번째 장점은 '불가능해보이는 임무를 어떻게 수행했는가'인데, 본 작품의 미션의 해결법은 너무나도 운에 기대는 요소가 많았다. 오하이오급 잠수함 합류도, 빙하구출 작전도, 마지막 광학 드라이브 가두기 작전도 다 말도 안되는 행운을 바라는 작전인데, '사상 초유의 인공지능 무기'와의 싸움을 이렇게 해결해도 되는건가.. 싶은 느낌이 들 정도. 영화에서는 인공지능이 예상못한 방식대로 움직여야한다고 하면서 계속 강조하지만 글쎄.
세바스토포홀 침투 장면 외에는 특별히 인상적인 장면이 없던 것도 아쉬운 점. 마지막 복엽기 액션씬은 6편 폴아웃 헬리콥터 씬에 비해 나을게 없고, 연출면에서도 '미션 실패시 인류 종말'이라는 것만 너무 강조해서 나중에는 긴장감마저도 사라졌다. 소위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강조하느라 정작 이 일 자체는 제대로 그려내지 못한 느낌이랄까. 주인공 에단 헌트가 상대를 읽어서 머리싸움에서 앞서거나 기만하는 시리즈 특유의 쾌감도 나오지 않았고, 스토리에서 큰 반전이나 방향전환이 없어서 그냥 무난무난 평탄한 기분이었던 것도 안타까웠다. 엔딩 역시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최종장에 걸맞게 에단헌트가 사망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IMF를 은퇴하는 결말이 나올 수 있었을텐데 그냥 팀이 해체되고 군중속으로 사라지는 씬으로 끝나버리는 것도 아쉬웠다. 이러다 분명 시리즈 마지막이라고 해놓고 나중에 다시 돌아오는거 아닌지 걱정될 정도(잘 끝내놓고 속편 제작이 확정된 존윅처럼)
전혀 매력적이지 못하던 악역과 조연들도 단점이었다. 엔티티라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AI는 핵무기 해킹의 수단 외에는 등장 자체를 안하며, 마지막 최종장 대결에서도 말 그대로 '100ms'만에 패배해버린다. 전작에서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수단을 해킹하여 주인공 팀과 소통하고 견제하던 것들과 달리 사실상 들러리가 되어버렸고, 의도를 알 수 없고 비논리적으로 보이던 행동목적마저도 너무 뻔한 '인간 멸종'이라는 것도 아쉬운 전개. 엔티티에게 버림받았으면서 구질구질하게 행동하다가 사망도 개그씬이 되어버린 '가브리엘' 역시 5-6편의 두뇌 악당 '솔로몬 레인'에 비하면 일개 중간보스 1 정도의 포스만 보여주었다.
언제나 도움이 안되는 우리의 CIA '키트리지' 국장님과 '브릭스' 요원은 그렇다 쳐도 이번 최종장의 팀원인 '파리'와 '드가'는 전작들의 팀메이트와 비교하면 하는 일이 너무나도 없다. 우리의 브레인 '벤지'와 미션 임파서블 1편부터 모든 시리즈 전참한 멤버이자, 갈때도 예술로 간 양반 '루터'만이 그나마 적절한 팀원으로 보일뿐 사실상 '에단 헌트의 원맨쇼'에 가깝다. 전작부터 합류한 멤버이자 본작의 히로인 '그레이스'는 에단의 생명을 살려주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긴 하지만, 요원도 아닌 일개 일반인 소매치기가 해낼 수 있는 범위의 일을 벗어나기에 오히려 핍진성이 떨어진다. 전편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치면 개연성을 부과했다고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지만... 그렇다 쳐도 다른 시리즈의 히로인 겸 컴패니언이었던 동료들과 비교하면 너무 매력이 없었다. 전작에서 사망한 유능한 요원인 '일사 파우스트'나 일반인(의사)임에도 본인이 할 수 있던 범주 내에서 적절한 활약을 보여준 에단 헌트의 전 부인 '줄리아 앤 미드'가 그리워지는 포인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광팬이고, 이런 영화는 빵빵한 사운드와 큰 사이즈 스크린으로 봐야 제맛이라고 느끼기에 영화를 관람한 것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킬링타임만을 원하는 사람도, 나처럼 시리즈 전체 정주행을 반복한 사람도 아닌 일반 관객들(최근작들 2-3개 정도 관람한 정도)에게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내 최애 시리즈의 마지막이 고작 이거뿐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함이 남는 감상. 영화관을 다시 가서 볼거 같지는 않고 아마 2-3달이면 OTT에 올라올텐데 그때나 한번쯤 돌려봐야겠네.
+) 시리즈 마지막이니만큼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나왔다면 진지하게 빡쳐서 소리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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