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주가가 오르면 기쁘고, 주가가 내리면 슬픈건 피할 수 없는 감정이다.
특히나 하락장이라면 더더욱 슬퍼진다. 돈을 벌고자 투자를 한건데 벌기는커녕 원금까지 까먹게 되다니.. 이럴거면 이자라도 받게 은행에 넣어둘걸 하고 후회도 하기 마련.
그러다보면 주가 자체와 별개로 꾸준하게 수익을 주는 배당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체 원금이 내린다고 해도 배당으로 어느정도 상쇄가 되기도 하고, 자체 원금이 오르면 수익이 더더욱 증가한다 생각하니 이걸 투자 안하는게 바보 같은 생각인것 같다. 그 유명한 워렌버핏도 배당성장주를 추천했으니 배당주를 고르면 되는게 아닐까(사실 틀린 생각이다. 배당주와 배당성장주는 엄연히 다르니까) 하고 배당을 높게 주는 것들을 찾아보니 꽤 재미있는 종목들이 여럿보인다.
ETF | 운용사 | 운용자금 | 배당수익률 | 배당주기 | 운용 전략 |
SCHD | Charles Schwab | 약 $668억 | 4.04% | 분기별 | 미국 고배당 우량주 추종 |
QYLD | 미래에셋 | 약 $83억 | 13.73% | 월간 | 나스닥 100 커버드콜 전략 |
JEPI | JPMorgan | 약 $165억 | 8.07% | 월간 | S&P 500 기반 저변동성 주식 + 커버드콜 전략 |
JEPQ | JPMorgan | 약 $245억 | 11.49% | 월간 | 나스닥 100 기반 주식 + 커버드콜 전략 |
CONY | 일드맥스 | 약 $10.2억 | 178.39% | 월간 | Coinbase 주식 기반 커버드콜 전략 |
우리나라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이 연 2.58%이고, SK 하이닉스 배당수익률이 연 1.13%밖에 안되는데 미국의 고배당 우량주 추종 ETF인 SCHD는 4.4%나 준다. 그런데 이것과 비교도 안되게 높은 종목들이 보인다. QYLD니, JEPI니 하는 종목들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배당을 거의 10%나 준다. 미래에셋이나 JP모건은 분명 들어본 기업이니 사기는 아닌거 같은데... 저기 있는 CONY는 대체 뭐길래 배당수익이 178%나 되는거지?
곰곰히 살펴보니 이 종목들의 운용전략에 커버드콜이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이게 뭐지..?
커버드콜 전략
커버드콜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생상품, 그중에서도 옵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관해서는 지난 글을 먼저 읽고 오길 바란다.
위의 글에서도 설명했듯 옵션의 기본 목적은 헷지 목적이다. 기초 자산의 가격변동에 대해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란 것. 이중에도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의 매수와 콜옵션의 매도를 같이 하는 전략이다. 모두가 좋아하는 삼성전자를 예시로 들어보겠따.
기본 전제)
현재 삼성전자 주가 : 50,000원
콜 옵션 : 만기 1년. 삼성전자 1주를 60,000원에 구매 가능한 옵션. 프리미엄 1000원
이때 삼성전자를 1주 사면서 동시에 상기 콜옵션을 생성하여 매도하는 것이 커버드콜의 운용방식이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들수 있다. 상기 콜 옵션은 매수자 입장에서 1년 뒤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라서 60,000원 이상이 되어야만 권리를 주장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럼 주가가 오른다고 기대를 한다는 것인데, 그럴거면 콜옵션이 아니라 주식을 사면 되지 않나?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만약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게 되면 어떨까? 이 경우 삼성전자 주식을 산 경우라면 떨어지는만큼 계속 손해를 보겠지만, 콜 옵션이라면 그냥 포기하면 프리미엄만큼만 손해를 본다. 즉 일종의 보험인셈.
이때 1년 뒤 삼성전자 주가에 따른 수익을 알아보자.
우선 삼성전자 1주 자체 수익은 당연하게도 주가 50,000원을 기준으로 하여 오른만큼 얻고 떨어진만큼 잃는다.
콜 옵션의 매도 수익의 그래프이다. 주가가 60,000원이 되기 전까지는 콜옵션 매수자는 옵션을 행사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포기할것이고, 이 경우에는 판매프리미엄 1,000원을 얻게 된다. 그러나 60,000원이 넘는 순간부터는 권리를 행사할 것이고 이에 수익이 감소하여 61,000원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손해를 보기 시작할 것이다.
이 둘을 합한 커버드콜 수익을 그리면 위와 같다. 구간별로 살펴보면...
1) 주가가 50,000원 미만
(콜옵션 프리미엄 수익 1,000원) +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
결국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1000원만큼만 메꿔줄 뿐 하락하는 것은 똑같다.
따라서 49,000원(옵션 프리미엄 1,000원어치)만큼만 방어해줄 뿐 그 이하로 떨어지면 그대로 손해이다.
2) 주가가 50,000원 ~ 60,000원
(콜옵션 프리미엄 수익 1,000원) +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득)
콜옵션 프리미엄 수익 및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득을 둘다 볼 수 있다. 삼성전자 1주를 샀을때보다 더 이득인 셈.
3) 주가가 60,000원 이상
(콜옵션 행사로 인한 손해) +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득)
여기서부터는 콜옵션이 행사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주가가 오르면 콜옵션에서는 손해를 보고, 주가 상승으로는 이득을 보기 때문에 서로 상쇄되어 수익이 고정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61,000원 이상이 되면 삼성전자 1주를 샀을 때보다 이득이 낮아진다.
위를 정리해보면 결론은 명확하다. 커버드콜 전략은 주가가 49,000원 ~ 60,000원 구간에는 이득을 챙겨주지만 그 이하로 내려가면 주가하락을 충분히 방어해주지 못하며, 주가가 60,000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수익이 제한된다. 상승은 제한되어있지만 하락은 방어를 못한다니, 이런 전략을 대체 왜 하는걸까?
당연하지만 바로 횡보할때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 커버드콜 전략은 주가, 혹은 기초자산의 가격이 크게 변동하지 않고 횡보하는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리고 이 횡보할때의 이득을 배당으로 주는 것이 바로 고배당 ETF의 원리이다.
커버드 콜 전략의 함정
커버드 콜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았고, 횡보할때만 이득을 준다는 것도 알았다. 어찌되었든 그럼 횡보할때라도 이득을 주는데 이게 10%대라면 은행이자율보다도 높은데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걸까?
당연하겠지만 이 커버드콜에도 단점, 그것도 어마무시한 단점이 있다. 바로 기본적으로 롱포지션인데 상승장에서의 수익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 근본적으로 모든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게 되어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상이상으로 큰 단점이다.
ETF | 연도 | 연간수익률 | 누적수익률 | 최종가치 |
JEPI | 2023 | +9.83% | 약 +21.9% | 약 $1,219 |
2024 | +12.56% | |||
2025 | -0.61% (YTD) | |||
VOO | 2023 | +26.32% | 약 +52.6% | 약 $1,526 |
2024 | +24.98% | |||
2025 | -3.41% (YTD) |
실제로 2023년 1월 1일 S&P 500 추종 ETF인 VOO와 S&P 500 기반 커버드 콜 전략을 수행한 JEPI에 각각 $1,000를 투자, 중간 배당금을 모두 재투자했다고 가정시 2025년 5월 현재까지 누적 수익비교시 VOO가 JEPI의 2배 넘는 수익을 보여준다. 심지어 이 계산은 최근 2025년 하락장을 반영했음을 고려시 지속적인 상승장에서의 차이는 더 드라마틱하게 날 것이다. 높은 월배당에 숨은 함정의 전적인 예.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운용보수와 수수료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보통 커버드콜 ETF의 운용보수는 연 0.3%대로 상당히 높으며(VOO가 0.03%이다), 커버드콜의 운용을 위해서는 수수료가 2번 나가기 때문에 수수료로 떼이는 돈도 많다. 배당기반이기 때문에 배당락이 상당히 크다는 것도 변동성면에서는 분명한 단점.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오르긴 오르니까 월 배당금을 받아서 생활비정도로 사용하고 커버드콜 ETF를 계속 들고 있으면 되는거 아니냐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렇게 하는것보다 그냥 매달 ETF의 일정량을 매도해서 생활비로 쓰는게 훨씬 수익적이다.
결론
그래서 결국 물어보는건 매번 비슷하다. 사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위에서 잔뜩 단점을 늘어놓았지만, 분명히 시장의 상황이 당분간 보합일 것으로 보이면 커버드콜 전략 기반 고배당 ETF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배당에서 오는 정기적 현금 흐름 역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근본적으로는 결국 한계를 가진다는 점을 잊지 말자. 지금 보이는 고배당은 결국 미래의 수익을 빌려와서, 그것도 상당한 수수료를 내고 빌려와서 나누는 셈이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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