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요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2017년 경의 비트코인 폭발적 성장, 그리고 2020~2023년의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 증시의 성장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얻었고 벼락거지라고도 불리는 FOMO(Fear Of Missing Out), 즉 다른 사람들이 부자가 될 때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같은 상황에 많은 이들이 증권계좌를 개설하여 투자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들이 투자를 배울 때 처음 듣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 안에 담지 말아라.
Don'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
많은 이들은 이 뜻을 한 주식에 몰빵하지 말고 분산투자하라는 뜻 정도로 이해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본질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발언을 누가 처음, 어떤 맥락에서 사용했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위 발언은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이 자신의 노벨 수상 이론인 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를 한문장으로 요약해달라고 요청받았을 때 설명한 말이다. 포트폴리오? 이게 무슨 뜻일까?
핵심 : 헷지성 투자
포트폴리오 이론의 핵심은 바로 분산을 통한 헷지성(Hedge) 투자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A라는 주식은 경기가 호황일땐 수익 +20%, 보통일땐 수익 +5%, 불황일땐 -10%의 수익을 제공하고,
B라는 주식은 경기가 호황일땐 수익 -15%, 보통일땐 수익 +3%, 불황일땐 +20%의 수익을 제공한다고 해보자.
즉, A는 경기가 호황일때 가격이 오르는 주식이고 B라는 주식은 경기가 불황일때 가격이 오르는 주식이다.
호황 / 보통 / 불황의 확률이 1/3로 동일하다면
A 주식의 수익은 평균 +5% 수익에 표준편차 12.25%
B 주식의 수익은 평균 +2.67% 수익에 표준편차 14.53%
를 보여준다. 즉 A 주식은 B 주식보다 기대수익도 높은데, 표준편차도 적다.(=변동성이 적다=위험이 적다) 그러면 우리는 A 주식과 B 주식을 섞어서 사는 것보다 A 주식을 몰빵해서 사는게 나은게 아닐까? B 주식을 섞어봐야 위험성만 높아지는게 아닐까?
놀랍게도 아니다. A 주식을 75%, B 주식을 25% (총금액 기준)으로 섞어서 구매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해보자.
이 포트폴리오는 경기가 호황이면 +11.25%, 보통이면 +4.5%, 불황이면 -2.5%의 수익을 제공한고 이는 평균 +4.42% 수익에 표준편차 5.61%를 보여준다. 즉 A 주식과 B 주식을 섞으면 A 주식을 몰빵했을 때보다 평균 수익은 5%에서 4.42%로 조금 감소한데 반해서 표준편차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즉 수익을 조금 포기한 대신 위험성은 대폭 감소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수학적 계산을 통해서 분산값을 구함으로서 증명할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원리 자체는 아주 간단하다. A 주식과 B 주식이 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경기가 호황일때는 A 주식이 창창하게 잘 나가서 도움이 되겠지만, 불황이 찾아오면 A 주식은 곤두박질쳐서 우리의 계좌를 박살낸다. 이러한 것에 대비해서 우리는 조그마한 보험을 든것이다. 바로 B라는 주식을 통해서. 경기가 호황이면 B 주식은 떨어져서 우리의 수익을 일부 감소시키겠지만, 역으로 경기가 불황이 되면 B 주식의 상승을 통해서 우리는 손해를 최소화할수 있다. 더불어 우리는 이를 통해 우리의 변동성, 즉 위험성까지도 줄일 수 있다. 굉장히 단순하지만, 매우 혁신적인 효과이다.
그래서 뭐가 A과 뭐가 B야? 어떻게 해야 헷지로 구성 가능?
그래,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헷지로 구성해야하는건 알겠다. 근데 뭐가 헷지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수 있다. 찾아보면 이에 대한 정보는 여럿 나오지만, 원리는 역시 간단하다. 주식이 떨어질때, 정확히는 시장이 흔들릴 때 사람들이 사려는 것이 바로 헷지이다.
시장과 경제가 불안하면 사람들은 괜히 투자를 하기보단 그냥 은행이나 금고에 넣어두는 것을 선호한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가 아닌 적금과 저축을 하게 된다. 만약 경제가 더 흔들린다면 언제 종이조각이 되어버릴지 모르는 지폐보다는 실물 자산을 더 선호하게 된다. 적어도 잃을 일은 없어보이니까.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금과 부동산이다.(물론 부동산은 물가에도 영향을 많이 받지만 여기선 패스) 아니면 실물은 없어도 실물에 준해서 믿을만한 존재를 선호한다. 이의 대표적인 예시가 달러/엔화와 미국 국채다. 당장 미국과 일본이 망하지 않는 한 달러/엔화와 미국 국채는 탄탄하다.
아니면 적극적으로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살수도 있다. 소위 인버스 ETF가 그것. 세상에는 다행히 당신이 접할법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인버스 ETF가 이미 출시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레버리지 ETF를 타진 말자. 왜 레버리지 ETF를 추천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즉 자신의 총 자산을 모두 주식 투자에 몰빵하지 말고 일부는 현금, 일부는 국채나 금을 사두는 것, 혹은 인버스 ETF를 일부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만으로도 나는 불확실성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것. 복잡한 과정을 거쳤지만 결론이 너무 당연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이론이 바로 노벨상 경제학상을 수상한 포트폴리오 이론이며, 워렌 버핏의 그 유명한 투자원칙 중 제 1 원칙. '돈을 잃지 말아라'의 핵심이다.
결국 뻔한 이야기네.. 내가 궁금한건 무슨 종목을 사야하는지라고!
사실 개미들에게 있어서 위의 내용은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결국 뭘 사야 돈 벌수 있는지가 가장 궁금할 것이다. 위에서 알려준 금이니 미국국채니 하는 것이 지루하고 재미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잊지 말자.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단걸.
... 이렇게까지 말했음에도 여전히 지루해할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게 바로 인덱스 펀드이다. 다음글에서는 이러한 인덱스 펀드 중 가장 대표적인 S&P 500 관련 ETF들에 대해서 설명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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