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랜드, 모델명
발타니 1963 익스플로러 36mm 커스텀
Baltany 1963 Explorer 36mm - Custom model
2. 시계 사양
무브먼트 : Seiko NH38 = 4R38
- 파워리저브 41hr
- 오토매틱 무브먼트
- 3핸즈 타임온리. 핵기능 탑재
케이스 사이즈 : 36mm / 두께 12.2mm
러그 사이즈 : 20mm
러그투 러그 : 43.5mm
방수 : 200m
소재 : 스테인리스 스틸, AR 코팅 사파이어 크리스탈
3. 구매동기
'시계'라는 것을 취미로 하기 시작하면서 '시계 구입'을 넘어서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었다.
시계의 작동원리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 무브먼트를 사서 분해조립도 하고 디자인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이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TIME LAB으로 유명한 홍성시계에서 시계교육강좌를 듣고 직접 시계를 제작해보기도 했다.
사실 제작이라고 해도 무브먼트 분해 소지, 조정 및 다이얼 디자인을 한 것이 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직접 제작해본 시계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꽤 오래 차고 다녔었다. 다만 본체가 ETA 6497-1 copy 무브 기반인지라 케이스가 42mm라서 내 16.5cm 손목 크기에는 조금 컸고, 특유의 우렁찬 째깍거림 덕에 은근 신경 쓰여서 결국은 방치가 되어버렸다.(이때쯤 업무가 바빠지면서 시계에 관심이 좀 떨어지기도 했었고)
시간이 흘러 다시 다시 나만의 시계를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이래저래 정보를 찾아봤다. 시계부품부터 제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적당히 기존의 부품을 모아서 조립하는 방식을 찾아보았고 대략 아래의 3가지 방법이 가능한 범주 안이었다.
1) 무브먼트, 케이스, 다이얼, 핸즈 등을 따로 다 구한 후 내가 직접 조립
2) 무브먼트만 구하고 다이얼/핸즈/케이스 등은 예지동이나 에 의뢰하여 제작 후 조립의뢰
3) 시계를 커스텀해주는 전문 브랜드들에서 구매하기
원래의 열정은 당연히 1번이었다. 소위 역사적이라고 불리우는 JLC cal 920, FP cal 21 등을 기반으로 하여 나만의 시계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매우 가슴 뛰는 일이었기 때문.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가 능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결과물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이기에 바로 1번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여 가장 쉬우면서도 편한 3번의 방법을 알아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보게 된 것이 바로 아래의 사진.
국내 시계 유튜버중 인지도 Top3 안에 들어가는 '강철물고기' 님의 산마틴 시계 기반 커스텀을 보게 되었다. 국내 유통사인 아이엔워치를 통한 커스텀으로, 나름 결과물이 만족스러워 보여서 추가로 정보를 알아보았는데 현재는 산마틴에서는 커스텀을 하지 않으나 대신 발타니 시계 기반으로 커스텀이 된다고 하여 제작을 의뢰하게 되었다.
나름 다양한 옵션이 가능했는데 처음해보는 커스텀이기도 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의뢰했을 때 어떻게 뽑히나 궁금해서 나의 영원한 워너비 시계, 롤렉스 익스플로러 1 1963을 기반으로 한 커스텀을 의뢰하였다. 다이얼의 색상, 위아래의 로고 및 색상 등 몇가지 선택지를 고른 후(판매 페이지에서는 없어도 채팅으로 의뢰시 추가 커스텀 가능) 약 3주 후 실물을 받을 수 있었다. 가격은 관세포함 약 35만원.
4. 사용하며 느낀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상당히 만족하면서 착용중이다.
사실 중국 브랜드에 의뢰한 것이기도 하고 기존에 주로 착용하던 시계들의 1/10도 안되는 가격이기에 큰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완성도와 디테일이 마음에 들었다.
우선 원본이 그 유명한 롤렉스 익스플로러 1 디자인 기반인 만큼 디자인은 이미 어느정도 완성되어 있었다.
3-6-9 아라비안 인덱스 및 12시의 삼각형 인덱스와 특유의 캐서드랄 핸즈의 조합은 깔끔 그 자체. 여기에 자칫 비어보일 수 있는 느낌을 막아주는 12시와 6시의 래터링(둘다 내 닉네임들이다)의 조합은 균형을 맞춰주었다. 매트한 블랙다이얼에 약간은 빛바랜 트리튬 느낌 나는 핸즈도 호불호는 탈 수 있겠지만 내겐 마음에 들어서 전천후로 착용하기 좋다고 느꼈다.
36mm의 사이즈 및 43.5mm의 러그 투 러그 역시 16.5cm인 내 손목에는 아주 찰떡이었다. 기무라 타쿠야와 브래드 피트의 시계로도 유명한 구구구익스(ref. 14270)과도 같은 사이즈이고, 현행 사이즈와도 동일한만큼 익스플로러 라인에서는 전통의 사이즈이며 동양인의 손목에는 최적화된 사이즈이기도 하다. 사진을 찍을 땐 조금 작아보이나? 싶다가도 막상 차고 다닐때에는 특별히 크지도 작지도 않게 느껴졌고, 베젤이나 르호가 특별히 강조되지 않는 디자인이라 기존의 바티스카프 38mm보다도 오히려 크게 느껴질 정도.
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았다. 20mm의 러그 사이즈에서 거의 테이퍼링이 되지 않는 브레이슬릿은 좋은 착용감을 저하시켰고, 세이코 NH38 기반의 무브먼트는 풀와인딩임에도 일주일만 차고 다녀도 오차가 어느정도 체감이 될 정도. 다만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부분이었기에 크게 불만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가장 크게 느낀 단점은, 결국은 오마주 시계의 느낌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 부정할 것도 없이, 이 시계는 전설적인 롤렉스 익스플로러1의 첫번째 버전인 1963 모델에 시계에 기반하고 있다. 물론 문구와 색상 등 일부 커스텀한게 있을지언정, 그 베이스 DNA가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고다니면 다닐수록 원본 익스플로러1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되었다는 것. 익스 1이 구할려면 못구하는 그런 시계는 아니지만, 막상 이런 상황에서 익스 1을 구하게 되면 이 커스텀 시계를 안차게 되는 나의 미래가 너무 훤히 보이기에 이도저도 못하게 되었다는게 참 아이러니한 상황.
5. 종합 및 결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참 마음에 드는 시계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익스 1에 대한 욕망을 달래기는 커녕 차면 찰수록 그 욕망이 더 커지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시계 자체 고유의 가치가 떨어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커스텀하게 된 이유, 디자인하며 고려한 요소와 여러 노력이 녹아있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온리 원 시계인 것은 변하지 않으니까. 내가 앞으로 해야할 것은 이 시계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 나만의 헤리티지를 쌓는 일이라 생각하며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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