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 속칭 문워치.
시계를 취미로 하는, 소위 시덕이라면 한번쯤은 이 문워치를 컬렉션에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해보기 마련이다.
달착륙이라는 매력적인 히스토리의 감성, 수동 크로노그래프, 오메가라는 브랜드, 줄질하기 편한 20mm 사이즈에 검판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합해지며 시계 판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시계라는 점은 외면하기 어려운 매력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다양한 이유로 문워치를 한번쯤은 내 컬렉션에 넣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고, 실제로도 구매 직전까지 갔던 적도 많았었다.(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역사가 긴만큼 다양한 바리에이션과 한정판이 있었고, 각기마다 매력이 있었기에 속칭 '문워치병'은 특정 주기를 가지고 재발해왔다. 이런 의미에서 나의 다음 '문워치병' 때의 고민과 시간낭비를 줄이고자 그동안의 내 고민과 시도들을 정리하는 글을 써본다.
c.f) 스피드마스터 및 문워치의 역사와 변천사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1.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321 스테인리스 스틸
Cal 321을 탑재한, 속칭 '에드 화이트' 모델이다.
이전 문워치 정리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실제로 달표면에서 사용된 진정한 의미의 '문워치'는 105.003/105.012/145.012 세 모델뿐이며, 이 셋은 모두 르마니아 cal 2310을 베이스로 한 omega cal. 321을 사용한 모델이었다. 그 후대의 문워치는 cal 321을 원가절감한 cal 861, cal 1861을 거쳐 현행의 cal 3861까지 탑재했지만 이들은 사실 달에서 사용된적이 없는 무브먼트인 셈이다. 어차피 진짜 달에 갔던 시계 그 자체를 사는 것도 아닌데 이런게 무슨의미가 있냐고 싶겠지만 애초에 시계란게 감성의 영역이 워낙 중요한지라.. 컬렉터면에서는 cal 321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행의 42mm 사이즈, 트위스트러그 및 크라운가드를 가진 모습이 아니라 39.7mm의 40mm 미만의 사이즈에 일반 러그를 가진 점도 실생활면에서는 깨알같이 더 편한 것도 특징.(작은 차이지만 파워리저브도 55hr vs 50hr로 321 모델이 더 길다)
이러한 면에서 꽤나 오랫동안 나의 위시리스트에서 상단부를 차지하던 시계이나, 결국 문제는 가격.
Cal 321의 역사적 가치를 위해 매년 생산 수량자체를 소규모로 가져가겠다는 한정판 아닌 한정판으로 판매하는 오메가의 판매전략 때문인지 2020년 당시 출시가를 일반 문워치의 3배 가까이로 잡았었고, 일반 문워치 리테일이 1000만원으로 급등한 지금도 2200만원이라는 2배가 넘는 가격의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다. 중고가도 상당히 방어가 잘되는 편이며 애초에 중고거래 물량도 거의 안나오는 실정.
분명 소장 가치도 있고, 실착용해보면 편하기도 하며, 시계질의 핵심인 감성조차도 충만하지만 내가 과연 이 돈을 주고 문워치를 사는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최종 결제의 문턱에서 막히는 시계.
OMEGA Speedmaster Moonwatch 321
사이즈 : 39.7mm
두께 : 13.7mm
방수 : 5 ATM
소재 : 스틸
무브먼트 : Cal 321(르마니아 2310 베이스)
파워리저브 55hr
리테일가 : 2230만원
중고가 : 1900 ~ 2100 선에서 형성중
2. 스피드마스터 실버 스누피 어워드 50주년 기념
1970년 오메가가 나사의 우주비행사들로부터 인정받은 '실버 스누피 어워드' 수상을 기념하여 발매된 모델 중 50주년 기념 모델인 속칭 '스누피'다. 아폴로 13호의 고장 당시 탑승한 우주비행사가 실제로 이 문워치의 시간측정 기능을 이용하여 지구로 무사복귀한 이벤트 덕에 발생한 것인데, 자세한 것은 추후에 추가하도록하겠다.
이전 40주년 한정판 및 45주년 한정판과 다르게 일반판으로 출시된 모델이지만, 오메가 특유의 판매정책 덕에 물량이 조절되며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모델. 시원시원한 청판 다이얼, 크로노를 작동시키면 움직이는 케이스백의 우주선과 지구 그림 등은 많은 애호가들에게 그 매력을 어필하기도 했다.
내가 기추를 고려하던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판의 다이얼시계 + 오메가 문워치 + 스누피 + 감성끝판왕 뒷백 등의 조합은 라인업 중 케쥬얼함을 담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항자성능력 및 파워리저브 개선 등이 적용된 cal 3861을 경험하고 싶던 것도 하나의 이유. 기본 베이스는 일반 문워치와 동일하게 42mm 사이즈(두께는 증가하여 14.5mm)라는 것은 조금 걸리긴 해도(ROO, 오버시즈 등을 경험하며 42mm는 결국 그 사이즈 때문에 오래가져갈수가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었기에) 한번쯤 경험?이라는 면은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문제는 가격. 출시가 1500만원대라는, 납득하는 가격으로 출시되었지만 풀리는 물량의 제한 + 엄청난 인기 덕에 위의 cal 321 모델과 비슷한 2000대의 중고가를 형성중이다. 도저히 저정도의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까지 사고싶지는 않았기에 언젠가는 내리지 않을까 + 리테일가로 사야지 라는 마음가짐 하나로 존버해봤지만 거의 비슷한 가격(사실 모든 시계판의 가격대가 전부 오른 것도 좀 있고)을 유지중이라 포기한 모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근 내 라인업중 청판 모델이 오래간 적이 없는데 추후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있다.
OMEGA Speedmaster 'Silver Snoopy Award' 50th anniversary
사이즈 : 42mm
두께 : 14.5mm
방수 : 5 ATM
소재 : 스틸
무브먼트 : Cal 3861
파워리저브 50hr
리테일가 : 1540만원
중고가 : 1900 ~ 2000선에서 형성중
c.f) 이 모델의 대안 아닌 대안격으로 2016년도에 발매된 CK 2998 모델 청판(월터시라의 CK2998 기념 모델)의 경우에는 중고가 600-800 선으로 훨씬 합리적이면서도 비슷한 느낌의 경험을 줄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매물 자체가 매우 드물고 매물이 나와도 인연이 닿질 않아 매번 놓치기에 반쯤 포기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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