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기 내용은 2020년 02월 네이버 시계카페에 올렸던 글을 기반으로 하여 일부 수정한 내용입니다.
현재는 일부 바뀌거나 맞지 않는 내용이 있을 수 있는 점 감안 바랍니다.
1. 브랜드, 모델명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클래식 듀오페이스 스몰 세컨즈 라지
Jaeger-LeCoultre Reverso Classic Duoface Small Second Large
Ref. Q3848420
2. 시계 사양
무브먼트 : JLC cal.854A/2
- 파워리저브 42 시간
- 메뉴얼 와인딩
- 전면부 : 시분+스몰세컨즈의 3핸즈, 사파이어 크리스탈
- 후면부 : 타임존, 24시간 인디케이터,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 사이즈 : 47mm * 28.3mm (클래식 라지 라이즈) / 두께 10.3mm
러그 사이즈 : 20mm
러그 투 러그 : 47mm
방수 : 30m
소재 : 316L 스테인리스 스틸
3. 구매동기와 과정
2020년 01월,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큰 기준점이 있던 경험이 있었다.
당시 이를 기념하고자 + 여유자금도 조금 있던 지라 그 전부터 관심이 있던 시계구매를 하기로 하였다.
첫 시계 구매(명품 시계 구매)이니만큼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하였다.
가격은 물론이고 다양한 TPO에 맞는 디자인인지, 색상, 방수능력, 파워리저브, 항자성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소위 '원탑 시계'로 가고 싶었다. 이 때문에 시계 카페, 커뮤니티는 물론이고 매장들도 여럿 방문하면서 다양한 브랜드에서 상담받기도 했을 정도.(당시까지만 해도 특별한 예약이나 웨이팅 없이 아무 매장이나 방문해도 상담받는 것이 가능했다. 그 유명한 롤렉스조차도 매장내에 바로 구매 가능한 스포츠 라인업이 비치되어 있었으니)
그러나, 위의 고민들이 무색하게도, 내가 고른 시계는 결국 매장에서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시계, 바로 리베르소 듀오페이스였다. 사각시계의 단정함, 예거 르쿨트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상징성, 8년 워런티와 1000시간 테스트 등 다양한 요소들이 매력적인 리베르소이지만, 내 마음을 뺏은 것은 '뒤집는 양면시계' 라는 점 그 자체였다. 흰색과 검은색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계에 내재되어 양면으로 있다는(약간은 오타쿠스러운 감성이지만)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고, 특히나 내 인생 영화인 '다크나이트'의 배트맨, 크리스찬 베일이 착용하고 있는 시계도 리베르소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내 지갑은 바로 열리게 되었다.
4. 사용하며 느낀점
4-1. 장점
1) 외향적 측면
외향적 측면에서는, 감히 단언컨대 흠잡을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르데코 양식의 쭉쭉 뻗은 직선미와 더불어 깔끔한 마감, 그리고 양면의 반전성이 더해져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다.
특히 위와 같이 자연광을 강하게 받는 곳에서 나타나는 블루핸즈는 백색 다이얼과의 대비가 극대화되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특유의 직선미가 이와 합해져 부드러운듯 시원시원함을 보여준다.
접사 렌즈를 통해서 확대해봐도 마감면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이는데, 기요쉐 패턴 위에 새겨진 글자 하나하나, 열처리된 블루핸즈의 블루잉의 균일성, 마감 인덱스 부분의 깔끔함 등에서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 보통 예거 르쿨트르 브랜드를 비난하는 사람들 중 엔트리 라인의 마감 퀄리티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접사로 봐도 이정도면 눈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을 굳이 찾아서 지적하는 것은 좀 과하지 않나 싶다.
후면부 중앙의 매트한 질감 다이얼에서도 크게 흠잡을 곳은 없고, 24시간 인디케이터 역시 깔끔한 마감을 보인다. 야광도료 역시 번지거나 모자람 없는 모습을 보여주어 마음에 쏙 든다.
사실 실생활에서는 이렇게까지 접사 렌즈로까지 볼일은 없기에 마감은 여느정도 이상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긴 하지만(더이상 명품시계는 스위스 산골의 장인들이 만드는 것이 아닌 공산품의 영역으로 넘어왔으니) 보이지 않는 곳까지 마감이 잘 처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이게 바로 하이엔드의 품격이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마음에 든다.
2) 편의성 측면
흠잡을 곳이 없던 외향적 측면과 다르게 편의성면에서는 일부 애매한 점들이 있다. 그래도 이중에서 장점을 위주로 기술해보면...
우선은 양면 디자인에서 오는 높은 활용도가 있다. 한시계로 두종류의 다이얼 색이 표현 가능하기에 포멀과 케쥬얼에 맞춰서 원하는대로 매칭이 가능하다. 여기서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사각시계 + 흰색 다이얼일때 포멀에 맞는 것은 그렇다 쳐도, 블랙 다이얼로 케쥬얼을 표현할 수 있는지 말이다.
아주 좋은 예시는 아니지만, 딱 위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24시간 인디케이터가 약간은 문페이즈처럼 보여서 포멀한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흰색 다이얼보다는 확실히 케쥬얼함이 강조되기에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매칭하기 좋다.
줄질하기 편한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시계를 취미로 한사람이라면 반드시 빠지고 마는 것중 하나가 바로 시계의 스트랩을 바꾸는, 소위 '줄질'인데 리베르소는 이런 줄질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20mm라는 줄질 친화적인 러그사이즈 뿐만 아니라 사각시계이기에 엔드피스 없이도 빈공간 없이 깔끔하게 체결되는 묘함은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위 사진들처럼 나는 각종 가죽들뿐만 아니라 브레이슬릿, 러버밴드 등을 적극 활용중인데, 기추욕심이 들때마다 이렇게 줄 한번만 바꿔줘도 뽐뿌가 잠재워지는 효과가 있다.(그러니 돈을 아끼실거면 이것 하나 사시고 줄질만 하시면 됩니다)
그 외에도 특별한 도구 없이 탈부착이 쉬운 버터플라이형 퀵릴리즈 디버클, 은근 생각 외로 짱짱한 야광 등이 실생활에서는 와닿는 장점들이었다.
4-2. 단점
1) 무브먼트
실 생활면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무브먼트의 측면일 것이다.
JLC cal. 854A/2는 예거 르쿨트르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1994년 개발된 Cal 854 의 개량버전이다.
예거에서 한동안 워크호스로 많이 사용하던 초박형(Ultra-Thin) 무브먼트인 cal 849를 기반으로 하여 제작된 이 무브먼트는 그 효용과 안정성이 이미 검증된 무브먼트이다.
하지만 42시간이라는( 현대 기준으로는) 조금 짧은 파워리저브와 더불어 하루 평균 5 - 6초 가량의 일초차는 사용자에게 있어서 체감되는 불편감을 선사한다.(1000시간 테스트는 통과했지만 COSC 인증을 받지는 않은 무브먼트이다.) 물론 일오차의 경우 스몰세컨드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눈에 띄지 않고, 짧은 파워리저브 역시 매일 조금씩 감아주면 되니까 해결가능한 문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신경써야 할 점이 더 늘어났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수동감기가 필요한 메뉴얼 무브먼트인점 역시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요소일 것이다. 특히, 본 시계의 경우 크라운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와인딩감을 따지기 전에 앞서 와인딩 자체가 불편하게 설계되어 있다. 수동시계라면 있으면 좋을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탑재되지 않은 점도 아쉬운 점.
2) 아쉬운 방수능력
30m의 방수능력은 사실 모든 드레스 와치류가 공유하는 공통적인 단점이다.
사실 굳이 세면대의 물을 세게 틀어놓고 직수로 트는게 아닌이상에야 조금 튀는 정도의 물이야 당연히 방수가 되기에 크게 체감되지 않는 단점이라 생각할수도 있다. 다만 본 시계의 케이스 마감이 대부분 유광이기에 먼지나 때가 묻으면 티가 잘 나서 자주 닦아야 하는데, 다이버워치류처럼 손닦으면서 같이 닦기보다는 알콜 솜이나 융 등으로 닦아야 해서 사용자입장에서 체감되는 불편감 중 하나이다.
5. 종합 및 결론
이런 저런 내용을 담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굉장히 만족하면서 착용중인 시계이다.
이 시계를 시작으로 해서 다양한 시계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고, 많은 시계를 구입하고 방출하는 과정을 겪었음에도 영원히 가져갈 나의 인생시계이다.
이 시계보다 더 만듬새가 좋거나, 시장에서의 값어치가 높게 평가되거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시계는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계가 내게 있어 최고의 시계인 것은, 이 시계를 손목위에 올릴때마다 처음 본순간 느낀 운명같은 짜릿함을 아직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년의 시간을 함께한 리베르소. 남은 나의 40년 동안도 함께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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