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시계들에 관하여 여러 이야기 주제를 나누고자 한다.
어떤 무브먼트가 좋은 무브먼트인가? 마감이란 무엇인가? 어떤 시계를 사야하는가?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인데 해당 내용들에 대해서 말하기에 앞서 먼저 기계식 시계에 대한 전체적인 원리에 대해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앞으로의 내용에서 매번 설명하기보단 이 글에서 한번에 설명을 간략하게 해두고 넘어가는것이 두루두루 좋을 것 같아서) 이에 이번 글에서는 기계식 시계의 작동원리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아날로그식 손목시계는 작동하고, 움직이는 동력원에 따라서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크게 기계식 시계(Mechanical watch)와 쿼츠(Quarz)이다.
(전자식 시계, 스프링 드라이브 등에 대해서는 우선 논의 배제)
쿼츠 시계는 말 그대로 Quarz, 즉 석영을 이용한 수정진동자를 이용한 방식으로, 압전소자인 쿼츠에 전압을 가하면 진동하는 특징을 이용하여 작동하는 시계이다. 1900년대 초 개발된 방식이며, 1969년 세이코사가 이를 대량생산하여 만들어낸 세이코 아큐트론에 의해서 기존의 기계식 시계의 시장이 송두리째 흔들린 '쿼츠 파동'이 유명하다. 이 쿼츠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지만 추후의 글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
기계식 시계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여러 기어와 스프링, 그리고 이스케이프먼트에 의해서 움직이게 된다. 기계식 시계의 원리를 아주 잘 설명해준 유튜브 링크가 있어 우선 링크를 걸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9_QsCLYs2mY&ab_channel=Animagraffs
https://www.youtube.com/watch?v=3MUL65-vZHY&ab_channel=BidleLt
(혹시 추후에 짤릴 가능성이 있어서 두가지를 올렸다)
기계식 시계의 작동원리는 크게 보면 3가지 파트로 구성된다. 바로 '에너지 저장(=메인스프링)'과 '에너지 전달(=휠 트레인)', 그리고 '탈진기(=이스케이프먼트)'이다.
1. 에너지 저장 = 메인스프링
기계식 시계가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동력원으로, Rough하게는 기계식 배터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금속재질로 된 스프링이 감기면 풀리려고 하는 탄성 성질을 이용하며, 얇고 길게된 금속띠(메인스프링)이 원형의 통(배럴)에 감겨 들어간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이 메인스프링을 어떻게 감아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을까? 이 방식에 있어서 기계식 시계는 다시 두가지로 나뉘게 되고, 바로 수동시계(Hand-winding, Manual winding)와 자동시계(Self-winding, Automatic Winding)로 구분된다.
보다 전통적인 방식인 수동시계는 말 그대로 수동으로 감아서 배터리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손목시계에서는 대부분 용두(크라운)을 감음으로서 와인딩 피니언을 통해 메인스프링이 감기게 되고, 이렇게 감긴 것이 다시 풀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역방향 회전을 막기 위한 래쳇 휠이 존재한다.
(메인스프링의 한쪽은 와인딩피니언에 부착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배럴에 부착되어 있다)
이 메인스프링은 최대로 감겼을 때 풀리려는 힘이 가장 쎄고, 점차 풀림에 따라서 그 풀리려는 힘이 약해지게 되는데(스프링을 최대로 압축시켰을 때와 조금만 압축시켰을 때 어느게 더 쎄게 풀리려고 하는지 생각해보자)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기계식 시계는 점차 풀림에 따라서 구동하는 힘이 약해지게 되고 이는 결국 시계의 등시성(일정하게 시간이 흘러가게 하는 성질)을 해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는 추후 따로 논의하도록 하겠다.
한편, 자동시계는 사람의 손으로 태엽을 감는대신 무게추(=로터)를 이용한 방식을 통해서 태엽을 감게 된다. 금/백금 등의 상대적으로 무거운 소재를 이용하여 무게추를 제작하고, 일상생활시 사람의 손목 움직임이 바뀜에 따라 다르게 위치하는 무게추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오게 하는 방식을 통해 에너지를 감게 된다. 그 유명한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에 의해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크게 한방향으로만 감기는 방식인 단방향 방식과 양쪽 다 감기게 되는 양방향 방식으로 나뉘게 된다.
2. 에너지 전달 = 휠 트레인
메인스프링에 저장된 에너지는 휠 트레인을 통해서 전달되게 된다. 전통적으로는 3개의 휠트레인이 존재하며 센터휠, 3번 휠, 4번 휠로 구성된다. (1번과 2번 휠을 찾는다면 1번은 메인스프링이 감겨있는 배럴이고, 2번은 센터휠이다) 이 휠들은 각각 중앙과 가장자리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기에 기어의 이빨수가 다르고, 이때문에 필연적으로 분당 회전수가 다르게 된다.
센터휠(=2번휠)은 말 그대로 시계의 중앙에 위치하는 휠이며, 배럴과 바로 기어로 연결되어 있어 배럴이 돌아가면서 같이 돌게 된다. 시계의 분침이 이 센터휠과 연결되어 있으며, 한시간에 한번 돌게된다.
3번휠은 센터휠과 4번 휠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며, 단순 시계에서는 에너지 전달의 역할만을 한다(크로노그래프 등에서는 일부 다른 일을 하기도 한다)
4번휠은 3번휠과 이스케이프먼트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1분에 한바퀴 돌게된다. 소위 스몰세컨드라고 불리는 초침들이 따로 존재하며 작게 도는 이유가 바로 이 4번휠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요즘 흔한 센터 세컨드(초침이 중앙에 위치)한 방식은 이 4번 휠과 새로운 기어를 다시 연결해 중앙으로 재위치 시켜준 것에 불과하다.
위의 내용을 유심히 잘 보았다면 분침과 초침의 언급은 있지만 시침에 대한 언급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분침이 1바퀴돌때마다 시침은 한칸, 즉 1/12 바퀴만 돌수 있도록 따로 기어의 연결이 필요하며 이는 캐넌피니언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해결된다. 캐넌피니언-미닛휠-아워휠의 방식을 통해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캐넌 피니언과 아워휠은 바로 기어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마찰을 이용하여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 조정 시 자유롭게 분리되어 시간을 조정 후 다시 연결되는 방식을 통해서 시간 조정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위의 에너지 전달과정에서 각종 휠들이 부드럽게 마찰없이 돌면서 에너지 손실없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 잘 가공한 보석(루비 등)을 사용하여 마찰없이 기어들이 돌 수 있도록 해준다(옛날 시계들에 적혀 있는 17 jewels 등과 같은 것이 이 보석의 숫자를 나타낸다. 물론 모두가 다 기능적이지는 않고 심미성만을 위해 넣은 경우도 있다)
3. 탈진기 = 이스케이프먼트
손목시계의 발명에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 탈진기이다. 탈진기 없이 위와 같이만 구성되어 있다면 저장된 에너지는 한번에 쭉 풀리면서 시계바늘은 바로 뱅뱅 돌기만 할 것이다. 이것을 원하는 만큼의 간격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조정해주는 것이 바로 탈진기, 즉 이스케이프먼트이다. 이스케이프먼트는 이스케이프 휠과 팔렛포크로 구성되며, 이 팔렛포크는 다시 밸런스휠과 연결되어 있다.
4번휠과 연결된 이스케이프 휠은 다른 휠들처럼 일반적인 기어보양이 아니라 한뱡향으로 꺾인 형태의 톱니를 가지고 있고, 이는 팔렛포크와 맞닿아있다. 배럴-센터휠-3번휠-4번휠-이스케이프 휠 의 과정을 통해 전달된 에너지는 이스케이프 휠을 회전시키게 되는데, 이때 연결된 툭 튀어나온 보석(=팔렛포크)와 부딪히게 된다. 팔렛포크와의 충돌로 인해서 잠시 이스케이프먼트는 멈추게 되고, 반대로 팔렛포크에 가해진 힘으로 인해 밸런스 휠은 일부 회전하게 된다. 밸런스 휠의 중심에는 헤스프링으로 감겨있기에 돌아간 밸런스 휠은 다시 반대로 돌아가 팔렛포크를 반대로 움직이게 하며, 이과정에서 팔렛포크와 이스케이프휠의 맞닿은 부분이 떨어지게 되어 다시 이스케이프휠은 돌 수 있게 된다. 글보다는 아래의 GIF 사진을 보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위에서 볼 수 있듯 팔렛 포크는 비대칭적이기에 이스케이프휠과 닿을 때 양쪽의 소리가 다른데, 소위 시계의 '틱톡'소리가 바로 각각 '틱'과 '톡'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계식 시계에 있어서 시계의 정확도를 좌지우지하는 부분이 바로 이 이스케이프먼트 시스템이며, 특히 밸런스 휠이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기계식 시계의 정확성을 잡기 위해서는 이 밸런스휠의 발전이 가장 중요했고, 외부의 충격에 버티기 위한 충격방지장치(Kif, 에타크론 등)의 개발, 자기장/온도에 의해 헤어스프링이 변화하여 밸런스휠이 돌아오는 속도가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 개발(니바록스, 실리콘 헤어스프링), 자세의 변화시 생기는 중력 변화에 의해서 발생할수 있는 밸런스휠의 치우침을 막기위한 밸런스 스크류 등 다양한 개발을 통해 기계식 시계의 정밀성을 높여왔다.
* 마지막에 언급한 밸런스 스크류는 시계의 조정(Adjusting)뿐만 아니라 조절(Regulation)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이 역시 다음 기회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위의 내용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핸드와인딩/로터와인딩을 통해 에너지가 메인스프링(배럴)에 저장된다
> 센터휠-3번휠-4번휠 을 통해 에너지가 이스케이프휠로 전달된다
> 이스케이프휠과 연결된 팔렛포크와 밸런스 휠을 통해서 시계가 한번에 풀리지 않고 일정한 시간 간격을 가지고 천천히 흐르며 '틱톡' 움직이게 된다.
손목시계의 전체적인 구조에 대한 정리 사진을 하나 올리며 이번 글은 이렇게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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