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 많은 손목시계브랜드와 시계들이 있다.
만약 외계인과 인간이 소통하게 되었을때, 우리가 그들에게 손목시계에 관하여 설명을 한다면 어떤 시계를 보여주면서 설명할수 있을까? 즉, 손목시계중 가장 아이코닉한 시계가 무엇일까?
세계최초의 손목시계인 까르띠에의 산토스?
명실상부 최고의 손목시계 브래내드인 파텍필립의 칼라트라바?
최초의 상업화된 쿼츠시계를 만들어낸 세이코사의 쿼츠시계?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나는 딱 두가지를 말할것이다.
'롤렉스의 서브마리너와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
오늘은 그중 하나인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소위 문워치)에 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다른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보면 문워치에 관한 역사는 많이 나올테니 역사파트는 아주 짧게만 정리하면서 가고자 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많이 헷갈려하는 부분을 위주로 정리하고자 한다.
사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의 시작은 결코 달탐사를 위한 시계가 아니었다.
오메가에서 자체적으로 1957년 라인업을 정리하며 만든 세라인 즉,
높은 항자성 능력을 바탕으로 한 레일마스터(이 컨셉은 추후 아쿠아테라라인에서 가져가고, METAS로 이어지게 된다)
높은 방수능력을 바탕으로 한 잠수용 시계인 씨마스터 300(현행의 다이버 300과는 다르다!)
레이싱을 목적으로 하여 시간을 재기 위한 크로노그래프 시계인 스피드마스터
중 하나인 스피드마스터(Ref. CK 2915)에서 시작되었다.
이 최초의 스피드 마스터인 CK2915에서는 수동크로노그래프의 명가인 르마니아 cal 2310을 오메가에서 자체적으로 수정한 Cal. 321을 사용하였고, 이는 현행 Cal 321모델에서 훌륭하게 복각되어 재현된다.
1959년도에는 2세대 스피드마스터 모델인 CK 2998모델이 등장하게 되는데, 시인성 강화를 위해 이전의 화이트 베젤을 블랙색상 알루미늄 베젤로 변경하고 브로드 에로우 핸즈는 알파핸즈로 변경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시계를 NASA 소속 우주비행사였던 월터 시라가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1962년 머큐리 프로그램 시그마 7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착용하였고, 이에 이 시계는 우주에서 착용된 오메가 시계이다. 그리고 오메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First Omega In Space', 즉 'FOIS' 모델을 내놓게 되고, 복각한정판인 CK 2998 한정판도 만들게 된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우주용 손목시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1964년 NASA는 기계 오작동 등으로 인해 디지털 시간계가 고장날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우주용 손목시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NASA에서 비밀리에 해밀턴/론진/오메가/롤렉스 등의 시계를 테스트해보게 되고, 결국 최종적으로 통과한 것은 1963년에 발매된 오메가의 3세대 스피드마스터 모델인 st 105.003이었다.
(적합하다는 판정은 1965년 03월 01일 발표했다. 당시 각종 브랜드들에서는 이러한 NASA의 테스트 진행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후, 1965년 제미니 4호를 타고 미국인 최초로 우주 유영을 보인 에드 화이트가(인류 최초는 소련의 알렉세이 레오노프)가 착용했던 시계 역시 이 3세대 스피드 마스터 모델인 105.003이었고, 현재 한정판 아닌 한정판(일반판이지만 일반 소비자는 구매할수 없는..) 시계인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Cal. 321 역시도 이 3세대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시계이다.
한편, 기존의 케이스에서 크라운 및 푸쉬버튼이 너무 튀어나와있어 실제로 우주비행에서 사용시 걸리적 거린다는 평을 들은 오메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1964년 우측의 크라운과 푸쉬버튼을 보호하는 크라운가드와 트위스트러그를 적용한 4세대 스피드마스터인 st 105.012를 만들어내고, 1967년에는 푸쉬버튼을 살짝 개선한 145.012 모델도 만들게 된다. 이때 105.012부터는 디자인적 목적을 위해서 스피드마스터 아래에 Profesional이라는 문구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앞서 언급했듯, 오메가는 NASA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실제 시기적으로도 profesional 마크가 생긴 것은 1964년도 105.012부터이며, NASA가 공식적으로 적합하다고 판정한 시계는 105.003 모델이며 판정시기도 1965년도부터이다. 즉 나사의 판정을 통과해서 profesional을 붙였다고 하는것은 틀린 사실이다)
그후 1968년도에는 이전의 양각로고를 프린팅으로 바꾸고, 무브먼트 역시 cal 321에서 르마니아 1873을 수정한 cal 861 무브먼트를 넣은 145.022스피드마스터를 만들게 된다.(일종의 다운그레이드였다.)
그리고.. 역사적인 날인 1969년 07월 21일 아폴로 11호는 최초로 달에 착륙하게 되고,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것은 닐 암스트롱이었지만 그는 시계를 차고 있지 않았으며(우주선에 두고 왔었다. 참고로 이시계 역시 오메가 스피드마스터이며 cal. 145.012), 두번째로 달을 밟은 사람인 버즈 올드린이 차고 있었던 4세대 스피드마스터 모델 105.012가 최초로 달에 착륙한 시계인 진정한 의미의 문워치가 된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인류는 달탐사를 하였고(은근히 인류가 한번만 달에 간줄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결코 아니다!!)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105.012 외에도 105.003(3세대 스피드 마스터. 에드 화이트가 착용한 그 시계)와 145.012(4세대 스피드 마스터 시계) 가 사용되었다. 특히 105.003은 마지막 달탐사 유인우주선이었던 아폴로 17호의 선장인 유진 서난이 착용한, 즉 마지막으로 달표면에서 사용된 시계로 착용되기도 했었다.
길고 길었지만 아주 간단히 연도별로 요약을 해보면..
1957년 - 1세대 스피드마스터 CK 2915 출시
1958년 - NASA 설립
1959년 - 2세대 스피드마스터 CK 2998 출시(알파핸즈적용)
1962년 - 월터시라가 머큐리 계획때 CK 2998을 사용함. FOIS. (개인구매하여 사용. NASA 검증 x)
1963년 - 3세대 스피드마스터 st 105.003 출시
1964년 - 4세대 스피드마스터 st 105.012 출시(크라운가드/트위스트러그/프로페셔널 마크 적용 시작)
1965년 - NASA가 st 105.003이 우주계획에 적합한 점을 발표
1965년 - (3개월 후) 에드 화이트가 미국인 최초로 우주 유영 성공. 이때 3세대 st 105.003 사용
1967년 - 4세대 스피드마스터 st 145.012(푸쉬버튼 개선)
1968년 - 5세대 스피드마스터 st 145.022(cal 861로 번경. 프린팅 로고)
1969년 - 최초로 유인 달착륙 성공. 당시 사용시계 st 105.012 / 우주선에는 145.012가 있었음.
1972년 - 유진서난이 마지막으로 달을 유인착륙함. 이때 st 105.003 착용
(그 이후 51년간 유인 달착륙은 없었음.)
라고 할수 있다. 즉 자주 가지거나 헷갈리는 내용들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자면..
Q) 왜 다들 cal 321에 대해서 열광인거야? 그냥 복각인거 아니야?
A) 단순한 복각이 아니라 진짜로 달표면에서 사용된 진정한 의미의 '문워치' 중 스피드마스터는 105.003 / 105.012 /145.012 세가지인데 셋다 cal 321임. 즉 그 이후에 나온 cal 861, cal 1861, cal 3861 등은 달에서 사용된적이 없기에 의미가 남다름. 특히나.. 아래의 사진을 보면..
이전의 칼럼휠을 이용한 크로노그래프+ 프리스프렁 방식의 레귤레이터를 사용하던 cal 321에서 cal 861로 넘어오면서 캠방식의 크로노그래프로 변경되고 프리스프렁 역시도 사라졌고, 다이얼면에서도 양각이던 로고가 프린팅으로 변화하는등 많은 너프를 받았음. 따라서 cal 321은 감성적인 면에서는 다른 것에 비해서 압도적이고, cal 861, 1861에 비해서는 기능적으로도 메리트가 큼. 다만 완전히 현대적으로 개선되고 변경된 cal 3861과 비교시에는 어느게 우위에 있냐고 평가하긴 애매~하지만.. 애초에 감성으로 사는 기계식 시계인 것을 고려하면 cal 321의 편을 들어주는게 맞지 않나 싶음.
깨알같지만 현행 3861을 사용한 문워치는 4세대 모델인 st 105.012/st 145.012 를 기반으로 하기에 트위스트러그와 크라운가드를 사용하고 있어서 실생활시에는 와인딩 시 약간은 불편감이 큰데, cal 321 모델은 3세대 모델인 st 105.003을 기반으로 해서 와인등은 더 편하게 할수 있다는 장점도 있음.
Q) Cal 321에 professional 문구가 없어서 문워치스러움이 좀 덜한거 같은데...
A) 본문에서도 언급했듯 Professional 문구는 나사 기준을 통과해서 적은 문구가 아님. 4세대 스피드마스터를 만들면서 디자인적 요소로 첨가한 것. 실제로 시간순서로 보아도 4세대가 먼저 나오고나서 NASA가 적합 판정 공인을 했고, NASA가 검증했던 모델은 3세대 모델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둘은 전혀 상관 없는 관계.
Q) 현재 나오는 해리티지 모델은 그럼 뭐야..? FOIS는 뭐고..? CK 2998..?
A) 해리티지 모델은 1957년 나온 1세대 스피드마스터 모델인 CK2915를 기반으로 하여 복각한 모델.
FOIS는 이제 단종되었지만 1962년 월터시라가 실제로 우주에서 CK 2998을 사용한 것을 60주년 기념하여 2012년 발된정규 넘버드 모델.
CK 2998 한정판은 오리지널 모델을 기념하여 나온 한정판 모델. 2016년에 나온 블루버전 / 2019년에 나온 블랙버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블루버전은 오메가 시계중 가장 예쁜 시계 TOP5에 꼽힌다고 생각함.
4. 스누피 한정판은 또 뭐야..? 이건 왜이렇게 인기인거지..?
> 이건 이제 다음 시간에 마저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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