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리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2026. 8. 26. 19:21·기타/영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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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2006년 개봉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후속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리뷰이다.

 

특유의 제목부터 가벼우면서도 빠른 전개, 깔끔한 기승전결, 그리고 메릴 스트립을 비롯해 지금보다 훨씬 풋풋했던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 등의 배우진까지. 여러모로 전작을 상당히 좋아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 찾아보곤 했다. 특히 초보 직장인 앤디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고, 결국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지켜내는 이야기는 업무에 지치거나 흔들릴 때마다 내 모습을 다시 한번 다잡게 해주기도 했다.

 

그런 작품이 무려 20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건 꼭 극장에서 봐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시간적 이유로 결국 극장에서는 놓치고 말았다. 그러다 얼마 전 디즈니 플러스에 공개된 것을 발견해 뒤늦게 감상.

 

 

시놉시스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해 온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가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 속에서 예기치 못한 위기에 직면한다.

‘런웨이’를 지켜내려는 편집장 ‘미란다’와
20년 만에 신임 기획 에디터로 당당히 돌아온 ‘앤디’,
그리고 이제는 럭셔리 브랜드 임원이 되어 다시 나타난 ‘에밀리’까지

더 화려하고, 치열해진 뉴욕 패션계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이들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감상후기(스포 O)

 

시대의 흐름과 전작에 대한 존중을 담아낸, 다만 짜임새는 아쉬웠던 후속작.
그래도 요즘 난 이런 깔끔한 해피엔딩이 좋더라.

 

 

우선 전체적인 스토리는 꽤나 ‘뻔하게’ 흘러간다. 실제 시간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20년간 저널리스트로 일하다 결국 잘려버린 앤디의 '런웨이' 에디터 복귀, 마지막 커리어적 성공을 눈앞에 둔 미란다와의 미묘한 공조와 신경전은 1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디올의 임원이 되어 유명 IT 부자와 연애 중인 에밀리의 배신 역시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주였다. 더불어 초반부터 조금 뜬금없는 호의를 보이던 사야는 앤디를 에디터로 인정해주는 것부터 마지막 '런웨이' 인수까지 사실상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가까운 해결책으로 활용되어 다소 아쉬웠다. 그나마 회사를 일군 1세대 창업주인 아버지와 달리 사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재벌 2세 제이의 행보가 어딘가 전형적인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세대교체 과정과 닮아 있어 묘하게 재미있었달까.

 

다만 보는 맛만큼은 확실히 충분했던 영화였다. 전편에서는 미란다의 실제 모델인  안나 윈투어의 견제로 인해 의상 협찬에 여러 제약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 2편에서는 소위 ‘패알못’인 내가 봐도 한층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진 의상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편이 전형적인 뉴욕 도심의 풍경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밀라노를 비롯해 호숫가의 별장 등 다양한 장소를 오가며 화면에 변화를 준 점도 인상적이었다.

 

깨알같이 20년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요소들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종이 매거진과 온라인으로의 변화, 과거 패션계를 지배하던 브랜드 중 일부가 밀려나고 새로운 브랜드들이 부상한 현실, 그리고 AI와 IT 기술의 발전까지. 영화 속 세계 역시 현실과 함께 정말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요소들이었다. 결말 역시 흔한 전래동화식으로 말하자면 ‘그래서 여차저차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에 가까웠지만 요즘은 괜히 애매하게 닫아두거나 이것저것 해석해야 하는 결말보다 이런 깔끔한 마무리가 오히려 보기 좋은지라, 이 역시 개인적으로는 호감 요소. 종합하면 1편처럼 두고두고 다시 찾아볼 영화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훌륭했던 전작에 대한 충분한 존중과 애정이 느껴지는 후속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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