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The Odyssey) 리뷰 (스포 O 쿠키 X)

2026. 8. 9. 17:15·기타/영화, 영상
728x90
반응형

 

 

2026년 08월 09일 CGV 대구한일에서 관람한 영화 <오디세이> 후기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명실상부 현시대 할리우드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이다. 내 인생 영화로 손꼽는 '다크 나이트'를 비롯한 배트맨 트릴로지부터 '인터스텔라', '인셉션', '테넷'에 이르기까지 평단과 흥행 양쪽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그런 그가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자연스레 기대가 컸다. 개봉 전 캐스팅을 둘러싼 이야기나 촬영을 위해 대여한 소품의 손상 문제 등 몇몇 잡음이 들려오며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먼저 개봉한 미국에서 상당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기대감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 원래는 개봉 당일날 보려고 예약까지 했지만 사정상 미루다보니 오늘에서야 관람.

 

 

시놉시스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는 왕의 부재를 틈타 침탈과 권력 다툼이 벌어진 왕국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에게 돌아가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러나 신들의 분노를 산 그의 귀환 앞에는 거대한 폭풍과 괴물들, 그리고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데…   

 

 

감상평 (약스포 O)

 

말 그대로 영화에 압도당한 3시간
훌륭한 원작과 훌륭한 감독이 만나 탄생한 또 하나의 걸작

 

 

원작인 '오디세이아'가 인류 역사에 남을 명작인 만큼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훌륭한데, 이 원작 주요 요소들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재현했다는 점이 우선 매력적이었다.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또래만 해도 어린 시절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달달 외울 정도로 읽었던 덕분에 트로이 전쟁과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꽤 익숙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어린 시절 기억을 간만에 떠올리게 하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오디세우스의 귀환 과정은 영화의 흐름을 위해 사건의 순서가 바뀌거나 일부 각색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원작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입장에서도 크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재구성되어 만족스러웠다. 키클롭스와 벌이는 유명한 ‘아무것도 아니다’ 말장난이나, 개인적으로 '오디세이아'에서 가장 선하고 인간적인 인물 중 하나이자 변덕스러운 신의 의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인간의 의지를 대표하는 나우시카가 생략된 것은 아쉬웠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선택이었다. 마무리 역시 다소 갑작스럽게 끝난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원작 역시 결국 오디세우스의 ‘왕의 귀환’을 중심으로 끝맺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여기에 역사적으로도 이 시기를 전후해 미케네 문명이 쇠퇴하고 청동기 시대의 질서가 무너져갔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개인적으로는 꽤 적절한 마무리였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와 신화적 존재들에 대한 묘사를 비롯한 전체적인 연출 역시 훌륭했다. 주연인 맷 데이먼의 연기력이야 기존에도 이미 충분히 검증되어 있지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규율을 깨뜨린 것에 대한 자책과 기나긴 귀환길에서 점점 지쳐가는 모습, 그러면서도 여전히 비상한 두뇌와 강력한 무력을 지닌 영웅으로서의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텔레마코스 역의 톰 홀랜드는 아직 어리숙하지만 앞으로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을 지닌 왕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고, 페넬로페 역의 앤 해서웨이 역시 남편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20년 동안 비어 있던 왕좌를 지켜온 강인한 여성상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물론 안티노오스 역의 로버트 패틴슨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지만….) 더불어 키클롭스, 키르케, 칼립소 같은 신화적 존재들 역시 특유의 신비롭고 기묘한 분위기는 유지하면서도 지나치게 판타지적으로 흐르지 않게 현실적인 감각으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대사가 지나치게 현대적이다’라는 문제는 사실 내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물론 내가 영어권 사용자가 아니어서 그 뉘앙스를 온전히 체감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중세도 아니고 무려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 그것도 역사와 신화의 경계 어딘가에 놓인 시대를 다루는 작품에서 당시의 언어나 풍습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라는 요구는 조금 과하지 않나 싶다. 가령 ‘Dad’가 아니라 ‘Father’라고 불러야 한다는 식의 지적을 보면, 오히려 현대인이 만들어낸 ‘옛날 왕족이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라는 이미지에 우리가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확실한 예법 고증 등이 있는 영국 왕실을 다룬 이야기도 아니고 기록조차도 잘 남아있지 않은 미케네 문명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아들이 어머니 앞에서 아버지를 두고 ‘아버지’가 아니라 ‘아빠’에 가까운 표현을 썼다고 해서 그것이 그렇게까지 이상한 일일까 싶기도 하고….

 

반면 일부에서 지적하듯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고질적인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대인 전투 묘사의 취약함’은 조금 아쉬웠다. 앞서 등장한 대규모 집단전이나 일방적인 학살 장면에서는 크게 체감되지 않았지만, 하필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오디세우스의 전투가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졌다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흔히 ‘꾀 많은 지장’ 정도로만 기억되기 쉬운 오디세우스가 실제로는 단신으로도 상당한 무력을 지닌 영웅이었다는 점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크게 불만스럽지는 않았다.

 

 

종합하면 정말 간만에 극장에서 만난, 아주 마음에 드는 영화였다. 최근 '호프'도 관람하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도 봤지만 둘 다 아쉬운 점이 많아 굳이 리뷰를 남길 마음까지는 들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대대만족. 워낙 인기 있는 영화라 다시 예매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서울에 올라갈 일이 생기면 용산 아이맥스에서 무조건 한 번 더 볼 예정.

 

 

+) 크리스토퍼 놀란의 감독 작품답게 쿠키 영상은 없다. 속편이 나올만한 이야기도 아니고, 자체적인 완결성도 좋은만큼 쿠키가 나오는게 더 이상했을듯.

728x90
반응형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기타 > 영화, 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장상사 길들이기(Send Help) 후기 (스포 O 쿠키 X)  (0) 2026.02.01
[가벼운 리뷰] 추리 영화 <나이브스 아웃 - 웨이크 업 데드 >  (0) 2025.12.15
마술인이 본 마술 영화는 어떨까? - 나우 유 씨 미 3 리뷰(스포 O, 쿠키 x)  (1) 2025.11.15
훌루 오리지널 데렉 델가우디오(Derek DelGaudio) : In & Of Itself  (5) 2025.09.09
[가벼운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 데몬 헌터스'  (15) 2025.08.05
'기타/영화, 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직장상사 길들이기(Send Help) 후기 (스포 O 쿠키 X)
  • [가벼운 리뷰] 추리 영화 <나이브스 아웃 - 웨이크 업 데드 >
  • 마술인이 본 마술 영화는 어떨까? - 나우 유 씨 미 3 리뷰(스포 O, 쿠키 x)
  • 훌루 오리지널 데렉 델가우디오(Derek DelGaudio) : In & Of Itself
리뷰장인 김리뷰
리뷰장인 김리뷰
주인장이 끌리는 것들에 대해 극히 주관적으로 리뷰하는 블로그. 반박시 님이 옳습니다
    반응형
  • 리뷰장인 김리뷰
    Re-View : [다시-보다]
    리뷰장인 김리뷰
  • 공지사항

    • 마술도구 랭킹(2025.09.04 수정)
    • 카드마술 추천 (2025.07.16 수정)
    • 마술리뷰 공지 (2025.12.16 수정)
    • 분류 전체보기 (537) N
      • 마술 (262) N
        • 마술도구 리뷰 (91)
        • 마술강의 및 서적 리뷰 (121) N
        • 마술리뷰 정리 모음 (5)
        • 마술잡지 아르카나 (11)
        • 마술공연 및 오프라인 행사 (27)
        • 기타 마술관련 소식, 생각 모음 (7)
      • 시계 (37)
        • 시계 정보글 (7)
        • 내 시계 사용기 (17)
        • 시계 탐방 (8)
        • 시계 관련 생각들 (4)
        • 시계 일상 사진들 (1)
      • 포커 & 타로 (56)
        • 포커 이론 (11)
        • 포커 관련 생각들 (5)
        • 타로 아르카나 해석 (38)
        • 타로 관련 생각들 (2)
      • 만년필 & 문구 (4)
        • 만년필 (4)
        • 잉크, 종이 (0)
      • 기타 (178) N
        • 음악 (86)
        • 영화, 영상 (29) N
        • 뮤지컬, 연극, 공연 (5)
        • 서적, 만화 (33) N
        • 경제 및 투자 (10)
        • 건강 정보 (4)
        • 기타 활동 (11)
  • 인기 글

  • 블로그 메뉴

    • 방명록
  • 전체
    오늘
    어제
  • 160x600
  • hELLO· Designed By정상우.v4.10.4
리뷰장인 김리뷰
영화 오디세이(The Odyssey) 리뷰 (스포 O 쿠키 X)
상단으로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