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 : 벨제붑의 노래 리뷰 (스포 O 쿠키 X)

2026. 9. 28. 23:08·기타/영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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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년 28일 롯데시네마 대구율하에서 관람한 영화 <타짜 : 벨제붑의 노래> 후기이다.

 

'타짜' 시리즈는 허영만 화백과 김세영 작가가 함께 만든 4부작 장편 만화로, 사기도박과 그 판에서 살아가는 ‘꾼’, 이른바 타짜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소재의 특성상 잔혹하고 폭력적인 장면도 적지 않지만, 그만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박진감이 매력인 작품으로 원작 만화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여러 차례 영상화되었고, 특히 영화 '타짜' 1편은 지금까지도 한국 범죄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다만 이후 1편에 미치지 못했던 2편, 그리고 그보다도 훨씬 아쉬웠던 3편까지 이어지면서 과연 4편이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 늘 의문이었다. 그러던 중 드디어 타짜 시리즈의 완결편이자 마지막 이야기인 '타짜 : 벨제붑의 노래', 속칭 ‘타짜 4’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극장을 찾았다.

 

 

 

은근 대구 전역에 퍼져있는 '대구대구' 캐릭터 굿즈

 

이번 관람은 간만에 롯데시네마에서 했다. 요즘 CGV를 제외한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가 여러모로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특히 메가박스는 오랜 세월 나의 안식처가 되어준 신촌점이 최근 문을 닫은 데다 롯데시네마와의 합병까지 추진되었을 정도였다. 비록 합병은 결국 무산되었지만, 극장 산업 자체가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은 새삼 실감하게 된다.

 

물론 그냥 ‘느낌적인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이날 역시 극장 전체가 유난히 텅 빈 듯했고 상영 전 광고마저 CGV에 비해 한층 빈약하게 느껴졌다. 한때 사람들로 북적이던 영화관을 생각하면 이런 사소한 변화들마저 묘하게 씁쓸하게 다가오는 느낌... ㅠ

 

 

시놉시스

 

타고난 끗발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태영'(변요한)과
천부적인 머리와 노력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박태영'(노재원).
학창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인 두 사람은 온라인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며 승승장구하고,
사업의 성공이 커질수록 럭키한 장태만 주목받자, 박태의 질투는 조용히 자라난다.

성공의 꼭대기에서 질투는 배신으로 변한다.
장태영은 베트남 출장 중 박태영의 예상치 못한 배신으로 나락에 떨어지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전설의 타짜 ‘곽동욱’에게 포커를 사사 받는다.

한편, 야쿠자 조직이 배후에 있는 '가네코'(미요시 아야카)는
한국의 온라인 카지노 사업에 관심을 갖고
일본과 베트남의 거물들이 참여한 거액의 글로벌 도박판을 셋팅 한다.

벼랑 끝 도박판,
같은 이름, 다른 운명의 친구 장태영과 박태영은 마침내 그 곳에서 마주하는데…

 

(롯데시네마 시놉시스)

 

 

감상평 (약스포 O)

 

나쁘지 않은 킬링 타임 영화

다만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그저 아쉬움만...

 

 

우선 스토리는 무난한 편이었다. 전형적인 타짜 시리즈답게 '패가망신 - 고수를 만나 와신상담하며 실력을 키움 - 치밀한 계획 끝에 복수 성공' 이라는 익숙한 플롯을 따르는데, 그 과정에서 이번 작품의 핵심 소재인 ‘텍사스 홀덤’을 꽤나 충실하게 다루고 있다. 사실상 도박을 걷어내고 액션 위주로 흘러갔던 '타짜 3' 나 '신의 한수 시리즈' 와는 확실히 비교되는 부분. 전개가 다소 빠르게 지나가는 감은 있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홀덤 장면에는 제법 공을 들였다. 3-bet과 4-bet을 주고받는 사이징부터 'A5' 드립, 'AK으로 못 죽어' 같은 대사까지 홀덤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깨알같이 웃고 지나갈 만한 요소도 많아서 꽤 인상적이었다. 마찬가지로 포커를 주요 소재로 삼았지만, 정작 매번 단판 승부에 가까운 데다 제대로 된 심리전보다는 결국 사기로 승부가 끝나버리던 '타짜 '와 비교하면 더더욱 비교되는 부분.

 

물론 스토리의 허점이 적은 것은 아니다. 초반 오랫동안 쌓여온 열등감이 폭발하여 박태영이 배신하는 장면까지는 꽤나 잘 짜여진 플롯이었지만, 이후부터는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것이 사기도박 기술인 ‘스테끼’다. 세계대회 우승까지 여러 번 한 고수에게 포커를 배운다면서 굳이 스테끼를 익히는데, 정작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카드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딜러가 딜링한다. 그렇다면 '대체 언제, 어떻게 그 기술을 써먹겠다는 거지..?' 의문이 드는 것이 정상.(차라리 PK링 같은 별도의 사기도박 장치를 활용했다면 모를까) 심지어 마지막에는 베트남 측 거물인 타오가 마련한 그 거대한 판에서 어째서 전문 딜러조차 두지 않고 플레이어끼리 직접 카드를 돌리는지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야기의 결말을 위해 도박판의 룰 자체가 각본에 맞춰 움직인다는 인상이 강했다. 가네코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배신만으로도 충분히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굳이 몇 번씩 뒤집으며 삼중스파이에 가까운 구조로 만들어놓았고, 사사키 회장은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가네코를 살려둔다. 심지어 그 사실을 사사키 혼자만 알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반전을 거듭하기 위한 반전이라는 인상이 강해서 오히려 이야기의 설득력을 떨어뜨렸다.

 

주인공을 제외한 인물들이 하나둘 공기화되는 한국 상업영화의 익숙한 문제도 여전했다. '타짜 3'의 애꾸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갑작스럽게 퇴장하는 곽동욱, 초반 배신 이후 비중이 급격히 사라지는 린다 박, 주인공 2인방의 오랜 친구라는 설정에 비해 애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다 마는 하마까지. 각자 흥미롭게 활용할 만한 설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결국 장태영의 이야기를 굴리기 위한 부속품에 가까워진다. 심지어 메인 빌런인 박태영조차 예외가 아니다. 장태영에 버금가는 두뇌를 가졌으며 국제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의 천재 포커 플레이어라는 설정이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는 그런 면모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초반의 배신 이후에는 매번 소리를 지르거나 분노하는 모습이 대부분이고, 무엇 하나 주도하지 못한 채 주인공들이 설계한 판에 계속 끌려다닌다. 보고 있으면 대체 이 사람이 어떻게 그 정도 규모의 회사를 키웠는지가 신기할 정도. 매력적인 라이벌이 될 수 있었던 캐릭터를 평범한 악역으로 소모해버린 점은 상당히 아쉬웠다.

 

 

반면 연출은 전반적으로 크게 나쁘지 않았다. 물론 그놈의 ‘벨제붑’이 등장하는 장면의 CG는 다소 뜬금없고 완성도도 낮았지만, 전작보다 커진 스케일에 맞춰 공간과 인물을 배치하는 방식이나 초반과 후반을 연결하는 수미상관식 구성 등에서는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카메라 워킹이나 구도 잡는 것도 소위 돈 쓴 느낌 나는 경우도 많았기에 적어도 화면을 보는 재미 자체가 부족한 영화는 아니었다.

 

다만 이를 채우는 배우들의 연기는 편차가 제법 크게 느껴졌다. 우선 장태영 역의 변요한 배우는 크게 이질감 없이 깔끔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타짜 1편의 조승우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때로는 카리스마 있게, 때로는 인간미를 드러내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박태영 역의 노재원 배우는 다소 아쉬웠다. 초반 열등감이 폭발하며 흑화하고 장태영을 배신하는 장면까지는 꽤 몰입감이 있었고, 특히 소위 ‘악마화’되는 순간에는 나름 전율이 일기도 했다. 문제는 그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분노하고 소리치는 연기가 반복되면서 캐릭터가 지나치게 단조로워졌고, 후반으로 갈수록 초반에 보여주었던 묘한 열등감과 광기마저 희석되어버렸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 이점은 배우 연기보다는 각본과 캐릭터 설계의 문제가 더 커 보이긴 하다.) 가네코 역의 미요시 아야카와 린다 박 역의 스테파니 리 역시 캐릭터 자체가 전형적인 조연에 머물렀다는 한계는 있겠지만,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크게 몰입되는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소위 ‘얼굴이랑 몸매 믿고 가는구나’ 싶은 순간이 있었을 정도. 오히려 살인청부업자 아브라함 역으로 등장한 스윙스(문지훈)의 연기가 훨씬 기억에 남았다.

 

결국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한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명작의 반열에 들어선 타짜 1편과 비교하는 것은 다소 가혹하다고 하더라도, 하다못해 개봉 당시 그렇게나 많은 혹평을 받았던 타짜 2편의 탑과 비교해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인물이 많지 않았다는 점은 꽤 아쉽게 남았다.

 

 

종합하면 딱 나쁘지 않은 킬링타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덜 잔인하고 액션에만 치중하지도 않아 부담 없이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홀덤이라는 소재를 영화의 중심에 놓고 제법 제대로 다뤘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스토리 역시 앞선 타짜 1–3편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접점이 거의 없기에, 전작을 보지 않은 사람도 큰 어려움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 다만 '타짜' 시리즈의 팬으로서도, 영화광으로서도(시네필이라 부르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은 제법 많이 남았다. 영화관을 찾아 다시 볼 정도는 아닐 것 같고, 나중에 OTT에 올라온다면 그때쯤 한 번 더 볼 듯하다. 

 

 

+)개인적인 타짜 영화 시리즈의 순위를 매겨보자면 1 >>> 2 > 4 >> 3 정도. 역시 시간이 갈수록 평가가 고고히 오르는 2편...

 

++)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시리즈 완결작인만큼 쿠키 없이 깔끔한 것은 마음에 드네.

 

+++) 영화 중간중간 포커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긴 하지만, 영화를 보실 생각이라면 기본적인 족보는 공부하고 가시는게 좋습니다. 특히 몇몇 장면에서는 보드를 3초도 안보여주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내 핸드의 세기가 어느정도인지 바로 감이 안 오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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