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루 오리지널 데렉 델가우디오(Derek DelGaudio) : In & Of Itself

2025. 9. 9. 15:01·문화생활/영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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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세계적인 마술사, 데렉 델가우디오(Derek DelGaudio)의 공연 <In & Of Itself>의 영화판 리뷰이다.

 

마술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름이겠지만, 그는 마술계에서는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사람이다. 미국의 마술사인 그는 디즈니 연구개발팀(월트 디즈니 이매지)의 수석자문을 맡은바 있으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프레스티지'의 자문 역시 맡은 바 있다. 그리고 본 영화의 원작이자 원맨쇼인 'In & Of Itself' 공연을 기획, 뉴욕에서만 무려 552회의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예술쪽 관련 종사자라면 이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기록인지 알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마술에 크게 관심이 없을때 이 영상을 우연히 보고 크게 감명 받은 적이 있었는데, 마술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지금 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여 2회차 관람 후 기록을 남긴다. 

 

 

+) 아래의 내용은 상당한 내용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아래의 그 어떤 내용을 보지 않고 감상하기를 추천하지만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이 영상을 보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리뷰를 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아이러니하지만,글을 읽던 중 흥미가 생긴다면 그 즉시 멈추고 직접 감상하기를 권장한다. 혹은 맨 아래로 내려서 총평만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 구체적인 마술이나 현상에 대한 기술은 최대한 피하고자 한다. 어떤 그림인지,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 상상하며 읽기를 바란다.

 

 

In & Of Itself 리뷰(스포일러 多)

 

 

 

영상은 공연에 입장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비춰주며 시작한다.

입장하기 전 한쪽 벽에는 수 많은 카드들이 걸려 있다. 'I AM ...' 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이 카드들은 할머니 / 꿈꾸는 사람 / 예술가 / 바텐더 / 뉴요커 / 리더 등 다양한 단어들이 연결되어 있다. 관객들은 이 카드들 중 하나씩 가지고 입장하며, 카드를 둘로 나눠 한쪽은 무대 앞 탁자에 놓고 한쪽은 자신이 보관하게 된다.

 

 

 

공연은 1차 대전에서 살아 돌아온 어느 선원의 러시안 룰렛 이야기와 함께 시작된다. 6번의 러시안 룰렛에서 살아남은, 전설적인 인물 'Roulettista'의 이야기. 본인이 하고 있는 일 덕에 수많은 돈을 벌었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그의 모습, 그리고 모두가 그의 실패를 바라며 열광하는 모습은 흡사 무대에 선 마술사의 모습과 같다. 대 마법사의 기적을 바라면서도, 그가 실패하여 몰락하기를 바라는 모습은 말 그대로 'Schadenfreude'라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다.

 

 

 

 

러시안 룰렛에 사용되는 리볼버에는 6발의 총알이 들어간다. 'Roulettista'가 6번의 러시안 룰렛에서 살아남은 것처럼 데렉은 6개의 불가능해보이는 마술을 선사한다.(무대의 6가지 오브젝트는 이를 암시한다) 마법과도 같던 종이배와 그림자 마술을 선보인 그는 본격적인 공연 시작 전 한명의 관중을 불러낸 후 한권의 책을 건낸다. 10cm가 넘는 두께를 가진 이 책은 500회가 넘는 공연동안 매 관객들이 나와 작성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고, 건내받은 사람은 그 기록을 이어서 작성하는 숙제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 관객은, 마지막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보지 못하고 퇴장해야만 하며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기반으로 그 마지막을 상상하여 내용을 작성한다. 이렇듯, 굉장히 재밌고 대담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다양한 마술의 형태를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카드 마술사와 타짜에 관한 이야기를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이야기로 풀어나가기도 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 받은 벽돌 세례를 마술로 승화시켜 없애버리기도 한다. 장님과 코끼리의 우화를 이용하여 남들이 보는 자신과 자기가 생각하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후, 마지막에는 천칭을 이용하여 관객에 관한 이야기까지 풀어내기도 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말 그대로 자전적이며,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놀랍게도 보편적이다. 세상 어딘가에 있을법하면서도 다른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오직 그만의 이야기.

 

 

종합 및 총평

 

웹툰 '텍사스 홀덤' 중에서

 

 

'마술은 예술인가?' 라는 질문은 이젠 캐캐묵은 논쟁거리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질문을 하고 논쟁을 하는 사람들이 속으로는 가장 마술을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논쟁거리가 아니니까.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서 생각해야 한다. 마술의 본질이 '불가능함의 경험'이라면, '좋은 마술은 불가능함 이상의 어떤 것을 담아야하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답을 'In & Of Itself'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게 뭐냐고? 당신도 직접 보고 경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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