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ltimate Card Link - 미스터 펄(Mr. Pearl)

 

서론

 

미스터 펄 마술사님의 링킹 카드 렉처 <The Ultimate Card Link> 리뷰이다.

 

링킹 카드(or 카드 링크)는 가운데 구멍을 낸 카드가 다른 구멍난 카드와 연결되는 마술이다. 일반적인 '관객이 카드를 찾고, 마술사가 카드를 찾아내는 마술'과 다르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해보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고유의 매력이 존재하는 마술이기도 하다. 불가능해보이는 모습을 연출한다는 점에서 카드를 찢었다가 붙이는 톤 앤 리스토어(Torn and Restore, TNR)과도 자주 비교가 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한번 붙은 이후로는 접힌듯한 자국만 남는 TNR보다 불가능한 모습이 더 오래남아 있는 링킹카드 연출을 볼 때 더 좋아하곤 한다.

 

그러나 링킹 카드 연출들은 한계가 명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아쉬운점으로는...

 

- 링킹한 상태로 관객에게 선물로 줄 수 없다

- 관객의 싸인을 받을 수 없다.

- 카드가 연결되는 순간을 마술사가 수상하게 가려야만 한다.

(- 즉흥적으로 하기 힘들고 준비가 오래걸린다.)

 

와 같은 단점들이 있다. 한때 링킹카드 관련 렉처를 여럿 구매해서 파보기도 했으나 이런 한계점들을 명확히 극복한 해법은 없었기에 관람할 때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내가 연출할 때엔 링킹카드보단 TNR을 더 선호하곤 했다.(아래는 이전에 리뷰한 카드 한장 링킹 렉처)

 

 

링킹카드 렉처 O.C.L

 

 

그러던 중 지난 6월 아르카나의 미스터 펄 마술사님이 공연한 <원테이블 매직> 공연을 관람했다. 다른 마술들도 너무 훌륭했지만, 그때 본 링킹카드 연출은 여러모로 신선했기 때문이다. 관객이 직접 싸인 가능하고 / 카드가 연결되는 순간 관객이 카드를 들고 있으며 / 마지막으로 연결된 카드를 관객에게 선물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한계를 잘 극복한 연출이란 생각이 들었다. 

 

원 테이블 매직 공연 리뷰

 

 

그리고 이 연출의 해법을 담아 발매한 것이 본 렉처이다. 아르카나 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하며, 가격은 11만원(구독자 할인가 99,000원). 마술에 필요한 기믹(3개가 동봉되어 온다. 여기에 추가 도구 제공)과 1시간 가량의 영상 강의가 제공된다.

 

 

The Ultimate Card Link 

 

시작하기에 앞서, 본 렉처는 Sixten Beme 마술사의 'The Complete Card Linking'이라는 1979년 렉처에서 기반한다. '관객에게 확인 가능한 링킹카드' 라는 모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렉처로, 현재까지도 많은 마술사들이 사용하는 핸들링의 바탕이 되는 렉처이기도 하다. 본 렉처 역시 기본적인 핸들링은 해당 렉처에서 가져왔지만, 원 책자에서 제시하던 일부 아쉬움(디스플레이 방식 / 관객에게 싸인 받는법) 등을 개선한 방식이라 생각하면 될것이다. 

 

+) 참고로 해당 원안 렉처인 'The Complete Card Link'와 같은 마술사가 1996년 발매한 'One Card Link'라는 렉처노트를 묶어서 wargmagic.com에서 'The Replete Card Link'라는 이름으로 $20에 판매중이다. 물론 영어렉처노트고, 기믹은 제공되지 않는다.

 

기믹 만드는 파트

본 연출을 위한 기믹을 만드는 방법이다. 난이도는 스스로 카드 기믹을 제작해보거나 가프카드 등을 만드는 시도를 해본적 있다면 쉽지만, 완전 초보자가 한다면 조금 어려울수도 있는 수준. 특히 관객에게 선물로 준 후에도 해법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면 꽤나 노력을 들여 깔끔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직접 만들어보니 대략 10분 내외 정도 걸리는 듯 하다. 다행히 어려운 재료나 도구가 필요하지 않아 한번 익숙해지면 여럿 양산하는 것은 상당히 쉬울 것이다.

 

 

연출 핸들링 및 기술 파트

핸들링 자체만 보면 이 역시 상당히 쉬운 편이다. 언제나처럼 다양한 카메라 뷰를 동반한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특히 핵심 핸들링 파트의 설명은 거의 초단위로 나눠서 설명하는 수준이기에 초심자라도 따라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겪진 않을 것이다. 더불어 모든 동작에 대한 당위성까지 챙기는 부분에서는 미스터펄의 관록이 느껴지던 파트이기도 하다.

 

다만 연출의 단계 및 호흡이 조금 길고, 꼼지락거리거나 수상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게다가 단순히 외운것을 반복한다면 상당히 어색해보일 파트도 존재하기에 제공된 기믹을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히 사용하여 연습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 및 총평

 

전반적으로 종합하면 '웰메이드, 그러나 모두가 할수 있지는 않은 링킹 카드 렉처'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링킹카드 렉처들이 가지던 한계점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잘 극복하였고, 연출 전반적으로도 '관객이 싸인한 카드를 선물로 주는 것'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마지막 엔딩까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흐름은 지난 1년간 그가 실제 공연에서 사용해온만큼 매우 흥미롭고 짜임새 있는 연출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본 연출의 원작인 'The Complete Card Linking' 을 몰랐던 사람에게는 한국어로 접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무이한 링킹 카드 렉처라는 점에서 더욱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연출을 모두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느냐?' 에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기믹의 제작난이도 / 연출 핸들링 차이를 떠나서 프로마술사나 정기공연자가 아닌 일반인 마술사가 본 렉처에서 제공하는 연출의 흐름을 따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공연을 정기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이 하기에는 조금 어색하거나 부적합해보이는 파트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 게다가 그 파트가 본 연출의 초반부에 해당하기에 친구 / 동료 / 가족들에게 연출을 주로 하는 아마추어 마술사가 본 연출을 하려면 이 부분이 상당히 크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연출자의 역량에 따라서 이 부분을 극복하거나 연출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이 경우에는 핵심 핸들링의 다수가 수정되어야 할것이다. 이렇게 되면 본 연출만이 가지던 장점이 확실히 희석되기에, 11만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지는 것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 O.C.L. 때도 리뷰하였듯,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링킹 카드 연출은 '관객이 고른 카드'로 자연스럽게 링킹카드 연출을 하는 것이다. 관객 두명이 각각 른 카드 / 관객과 마술사가 하나씩 고른 카드 등으로 링킹 카드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해법적으로 포스가 사용되는지와 별개로) 본 렉처를 구매할 때 이러한 모습에 대한 아이디어나 영감을 바란 것 역시 사실이다. 비록 나의 이상적인 링킹 카드에 대한 그림을 얻어가지는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이건 사실 뭐 내 책임에 가깝긴 하다. 이전에 공연 리뷰할때부터 알던거긴 하니까) 기존에 내가 하던 링킹 카드 연출에 대한 개선점들을 얻어갈 수 있어서 나름 만족한다. 링킹 카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 / 공연이나 대회 등 준비된 자리에서 마술을 할때 링킹 카드를 하고 싶은 사람 / 기존 링킹 카드 렉처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