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키 렉처 노트 - Fuki

 

서론

 

일본의 저명한 마술사이자, 코인루덴스(Coinludens) 팀의 대표 마술사인 후키(Fuki)의 렉처노트이다. 후키는 지난 2025년 9월 내한하여 오프라인 렉처쇼를 진행했는데, 이 때 아르카나와 협업하여 발매한 렉처노트가 바로 이것. 

 

후키 렉처쇼 리뷰

 

총 4가지(3+1) 연출과 3가지 특별한 배니쉬 기술이 담겨있으며, 특이하게도 연출 및 해법은 모두 영상으로 제공되고 렉처노트에는 각 단계에 대한 보충설명과 후키가 루틴을 구성하게 된 아이디어 위주로 담겨있다. 제공되는 영상들은 코인루덴스 멤버쉽 제공 영상들과 일치하며, 책자 내 QR 코드를 통해 접속시 vimeo 영상을 통해 제공된다. 가격은 40,000원(구독자 할인가 36,000원).

 

 

CCC + CCC 추가 엔딩

연출) 줄에 꿰어진 3개의 중국 동전이 하나씩 빠져나온다. 마지막에는 관객이 직접 구멍에 줄을 넣지만, 신호를 주면 세개가 동시에 빠져나온다.

 

동전마술을 하다보면 꼭 한번은 연습하게 되는 CCC 루틴. CCC를 연습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해야 동전이 확실히 꿰여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일것이다. 이에 대한 후키의 접근법은 가히 충격적이다. 다른 CCC 루틴에서는 보여주기 어려운 동전이 빠져나오는 현상 바로 직전에 리본이 확실히 걸려있는 모습을 보여줄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믹을 사용하긴 하지만, 아주 간단한 기믹이기도 하고 공연 전후로 별다른 스위치 없이 관객에게 바로 동전을 확인시켜줄수 있어서 기믹 사용의 부담감이 확 줄어든다. 

 

추가 엔딩버전은 세개의 동전이 동시에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여주는 바리에이션이다. 이부분은 후키의 고유 아이디어는 아니고 이전에 존재하던 방식이기에 별다른 것은 없지만, 이 방식이 '왜 기존의 다른 방식보다 좋은가'에 대한 그의 생각은 한번쯤 보고 넘어갈만하다. 

 

종합하면 아주 작은 기믹 하나의 추가로 엄청난 효과를 가져온 루틴. 물론 각도나 줄의 장력 등 기존보다 신경써야하는 요소가 증가하긴 했지만, 이정도라면 충분히 연습해서 보여줄만 루틴이란 생각이 들어서 만족.

 

 

Hanging Coin

연출) 3개의 동전을 하나씩 투명하게 만들어 공중에 걸어둔다. 그 후 동전이 하나씩 눈 앞에 나타난다.

 

대표적인 동전 마술 루틴 중 하나인 행잉 코인. 본 루틴은 이 행잉코인을 노기믹 / 노 엑스트라로 시행하는 버전으로, 깔끔하고 비쥬얼한 것이 특징이다. 사실 본 루틴에서 핸들링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고, 대부분의 행잉코인 루틴에서 자주 보이는 방식이긴 하지만 핵심은 바로 렉처노트의 수기 파트.

 

'동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투명해진것이다'라고 인식시키는 방법 / 움직일땐 자연스럽지만 멈출때 부자연스러워지는 것의 해결법 / 간단한 서틀티와 이를 은근하게 전달하는 방법 등 연출에 대한 심층깊은 분석과 이해를 다루는 그의 고찰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미 동전마술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다들 알수도 있는 내용이겠지만, 나같이 입문자 단계인 사람에게는 꽤나 유용하던 파트. 

 

더불어 본 루틴은 효과 자체도 무난하게 좋고, 동전 입문자에게 있어 나름 연습하는 맛이 있는 루틴인지라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렉처노트에서도 직접 언급한다)

 

 

Poker Chips Across

연출) 3개의 서로 다른 색상 포커칩이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하나씩 이동한다.

 

일반적으로 3개의 은화로 하는 코인 어크로스를 포커칩으로 함으로서 이동한 효과를 더 비쥬얼하게 강화한 루틴. 기믹이 필요한 것은 아쉽지만, 포커칩 기믹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동전 기믹으로도 가능한 것은 다행인 점이다. 핸들링 자체는 위의 행잉코인보다도 쉽지만, 연출 상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서 신경 써야할 것이 훨씬 많기에 이 역시 연습이 필요하다. 코인 어크로스를 할때 엑스트라 외 기믹을 쓰는걸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연출이었는데, 비쥬얼 + 핸들링 면에서 개선된 사항이 인상적이던 연출. 이 연출 역시 연습해서 퍼포밍하고 다닐 생각이다.

 

+) 논외로 이 연출에 필요한 세트가 모두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개인적으로는 좀더 취향인) 쓰리플라이를 포커칩으로 할 수 있는 세트를 현재 아르카나에서 한정 판매중이다. 관심 있는 분이라면 구매 고고

 

 

3 Unusual Vanishes

 

후키가 구상한 '조금 이상한 3가지 배니쉬 기술들'이다. 후키 본인이 말하기론, '영상에는 적합한데 실전에서 쓰기엔 아쉬움이 있는 기술'들 모음. 대략 모습만 말하면...

 

Giant Clam Vanish - 마치 조개가 진주를 덮듯 손을 덮으면 동전이 나타나고, 다시 덮으면 사라진다

Raven? - 두손을 비비듯 하는 과정에서 동전이 사라진다.

Vanish Touch - 두손의 손가락이 닿는 순간 동전이 사라진다.

 

셋다 영상으로 보면 그럴듯하지만, 실제로 연습해보면 각도 제한이 있거나 생각보다 비쥬얼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묘하게 느낌이 좋은 동작이지만, 그다지 쓸모는 없어보이는 동작 모음.

 

 

종합 및 총평

 

후키의 마술 스타일을 배울 수 있는 입문용 렉처노트

 

 

전반적으로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기존의 코인루덴스 멤버쉽 등으로 제공되는 영상에서는 대부분 언어적 설명 없이 동작만이 제공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런 핸들링이 왜 여기서 쓰이는지 / 이 동작을 할 때 주의점이 뭔지 / 더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 무엇을 신경써야하는지 등에 대한 팁이 누락되어 있었는데, 본 렉처노트에서는 이런 궁금증들을 시원하게 긁어주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CCC 루틴 및 행잉코인 루틴 파트의 고찰과 팁들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내용들이 모두 코인루덴스 멤버쉽 영상과 겹치는 것은 아쉽긴 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코인루덴스의 존재를 모르던 사람 / 가입에 부담을 느끼던 사람에게는 장점으로 다가왔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포커 칩 어크로스는 이제는 무려 월에 6만원을 내야하는 골드 멤버쉽을 가입해야만 볼수 있기에 어쩌면 가격면에서 이득으로 생각할수도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0,000원이라는 가격이 높게 느껴지는건 사실. 나야 매번 이런 행사 있으면 오프라인으로 참여해서 오프라인 특별가에 구매 + 싸인까지 받고 있으니 그다지 후회는 없지만, 처음 후키를 접하는 사람이 이것으로 시작하기엔 가격면에서 조금 아쉬울수도 있단 생각이다. 이 작품이 마음에 든다면 유튜브에서 코인루덴스 멤버쉽에 가입하여 실버레벨(월 9,000원) 구독하며 그의 마술 스타일을 배우는 것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