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TE TNR - 이금철 마술사

 

 

서론

 

대한민국의 언더그라운드 마술사인 이금철 마술사의 '톤앤리스토어' 렉처 <I HATE TNR> 리뷰이다.

 

이전에도 톤앤리스토어, TnR 렉처에 관해서 여럿 소개 및 리뷰로 정리한적 있을만큼 나는 톤앤리스토어 마술을 좋아한다. TnR은 '관객이 고른 카드를 찾는다'라는 일반적인 카드마술의 플롯에서 벗어나 '카드가 물리적으로 찢어지고 붙는다'라는 마법과도 같은 현상을 보여줄 수 있기에 많은 마술사들이 공연 등에서 비장의 무기로 활용하는 연출이기도 하다.

 

 

톤 앤 리스토어 렉처 모음집

 

 

하지만 대부분의 TnR들은 신기한만큼 여러 약점들을 가진다. 세팅이 오래 필요한 경우도 있고, 기믹이 필요한 경우도 많으며, 해법상 특유의 꼼지락거림 덕에 굉장히 부자연스러워보이거나 관객에게 싸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본 렉처는 이러한 여러 단점들에 대해 이금철 마술사가 고민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해낸 TnR을 소개하고 있다. 렉쳐노트에서 1시간 20분의 영상렉처를 이벤트가격 22,000원에 구매 가능.

 

<I HATE TNR> 리뷰

 

 

연출 : (위의 영상을 보는 것을 추천. 편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카드가 붙는 이미지는 볼 수 있다.)

 

카드를 2번 접어 4등분한 후 찢어서 4조각으로 만든다. 찢어진 조각을 하나하나 붙여서 카드를 복구하고, 이 카드를 관객에게 건내줄 수 있다.

 

 

우선 연출적으로 현상이 굉장히 비쥬얼하고 해법이 유니크하다. TnR 렉처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TnR 렉처는 가이홀링워스의 '리포메이션'을 원안으로 한다. 따라서 카드를 찢는 방법 및 붙이는 순서가 어느정도 정형화되어 있다. 그런데 본 렉처는 다른 렉처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의 해법을 보여준다.(아예 새로운 방법은 아니다) 해법 상 카드를 찢기 전 양손을 클린하게 보여줄 수 있고, 찢는 동작에서도 관객입장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꽤나 Fair하게 찢는 동작을 보여줄 수 있다. 또 붙이는 과정에서도 카드를 크게 가리는 동작 없이 찢어진 두카드를 바로 붙일 수 있기에 비쥬얼면에서 훌륭하다. '리포메이션' 기반의 TnR들이 해법상 특유의 꼼지락거림이 강했던 단점을 크게 개선한 것 또한 장점.

 

난이도면에서도 비쥬얼에 비해서 꽤나 쉬운 편이다. 물론 일반적인 카드마술에 비해서는 어렵겠지만, 가장 대중적인 노기믹(?) TnR인 '리포메이션'이나 다니엘 가르시아의 '톤'에 비해서는 상당히 쉬운편. 일부 동작이 친숙하지 않아 다소 연습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금철 마술사와 김정명 마술사가 친절히 카드를 4분면에 따라 숫자로 나눠 설명해주고 있기에 따라하기 크게 어렵지 않다. 

 

보너스 연출 설명도 꽤 유익했다. 기본적인 핸들링 외의 추가적인 대체 핸들링 기법 / 기믹을 활용하는 방법 / 복구 후 체인지를 보여주는 방법 등 여러 추가 설명이 있었는데, 렉처를 보면서 들었던 궁금증 및 TnR을 하면서 느낀 여러 단점들이 일부 해소된 느낌이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도 여럿 있었다. 우선 찢어진 4조각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깔끔하지 못하다. 물론 찢는 과정 자체는 굉장히 Fair하고 오픈되어 있지만, 해법 상 이 조각들을 한쪽으로 치우고 하나씩 붙이기 때문에(다니엘 가르시아 'Torn'을 생각하면 이해갈듯) 찢어진 4조각을 바로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또한 붙이는 과정에서도 일부 동작에서는 마임이 필요하다. 'Torn' 등에서 사용되는 마임보다는 관객의 집중도가 낮은 타이밍에 들어가기에 크게 지장 없을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찢어진 결과물 단점'과 결부되니 클린하게 보이지 못하는 기분.

 

여기에 더불어 싸인을 받기가 꽤나 어렵다는 것도 결코 작지 않은 단점이다. 렉처에서는 굳이 TnR을 싸인 받아서 진행해야하는지를 묻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싸인은 단순히 카드가 여러장이 아니다는 증거를 넘어, 관객에게 선물할때 기념이 되는 오브젝트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조금 Rough하게 얘기해서, 아무런 싸인도 되지 않은 4등분으로 접힌 카드를 관객에게 건내주는 것이 과연 큰 의미가 있나...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싸인 받지 않은 카드를 굳이 찢어서 붙여야 하는 당위성이나 연출 흐름을 만드는 것 또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이전 TnR 렉처들 리뷰 모음처럼 장단점을 종합하면 아래와 같다.

 

 

사전 준비 - 약간 필요. 즉흥적으로 한다면 30초 정도

관객의 카드 선택 및 싸인하는 과정 - 선택과정은 제약 없음 / 싸인까지 고려시 꽤 어려움

찢어진 결과물 보여주기 - 다소 아쉬움

붙이는 과정 - 중간의 일부 제외하면 꽤 클린함.

핸들링 자체 - 클린하고 쉬움. 유니크하며 오픈되어 있음.

 

 

종합 및 총평

 

유니크하고 비쥬얼하지만

그로 인해 또다른 단점이 생겨버린 TnR

 

 

위에서도 언급했듯, 다른 TnR 렉처들과 차별되는 해법과 연출의 고유함은 이 렉처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해온 이금철 마술사의 관록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파트. 난이도면에서도 꽤나 쉬운편이고, 각도 제한도 크게 타지 않아서 실용적이기 때문에 TnR 입문자에게는 추천할 수 있는 렉처.

 

그러나 그 과정과 해법은 다를지언정, 결과적으로는 (기묘하게도) 다니엘 가르시아의 'Torn'과 상당수를 공유하게 되었는데, 싸인 가능의 여부 + 찢어진 조각 디스플레이 때문에 나라면 본 렉처보다는 Torn을 우선시하여 퍼포밍할 것 같네. 

 

 

총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