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5.03.13 - 04.03의 3주 기간 동안 수료한 2025-5기 보충역 훈련소 관련 후기 및 팁에 관한 글이다.
본격적인 글에 앞서 몇가지 당부를 구하고자 한다. 우선 해마다, 혹은 같은 해라도 기수마다 조금씩 바뀌는 게 훈련소 생활이기에 추후에는 변동 가능한 점이 있는 점이 있다는 것을 양해바란다. 본 글은 2025년 3월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한가지 더 유의할 점으로, 모든 글이 그렇듯 하기 내용은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기반한 내용이며 보충역(공익, 전문연, 공보의, 공방수, 병판의) 훈련소이기에 현역 훈련소와는 사뭇 차이가 있고, 같은 보충역이라 하더라도 직종에 따라서 다르게 느낄만한 점들이 있음을 고려하기 바란다.(특히나 우리 기수의 구성이 좀 특별한 만큼..)
준비물
기본 준비물
1. 신분증과 병역통지서
입소식을 진행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정확히는 신분증이 없으면 입소가 불가능하며, 병역통지서는 미지참해도 되지만 훈련소 입구를 차량으로 통과하려 한다면 필요하기에 꼭 챙겨가자.
2. 나라사랑카드
입소식 진행 후 실제 입소절차를 밟을 때 + 훈련소 내 PX 이용시 필요하다. 다만 필수는 아니며 해당 카드를 분실/만료 시 입소절차를 밟을 때엔 신분증으로 대체 가능, PX는 일반 아무 카드로나 다 결제 가능하다.
3. 손목시계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훈련소 특성상 손목시계는 상시 필수다. 각종 훈련을 받으면서 긁히거나 고장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굳이 비싼 것을 찰 이유는 없으며, 국민템인 카시오 F91W 모델(라이트 있는 세부 모델 추천함)이나 지샥(G-Shock) 정도가 무난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애플워치 등 스마트워치는 안되는데 은근 아무생각없이 차고 오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 주의하자.
4. 캐리어(거거익선)
현역병의 경우 훈련소 수료 후 바로 자대로 가지만, 보충역은 수료하면 집에 가기에 캐리어를 가져가야한다. 이때 캐리어는 무조건! 큰 것을 추천한다. 사회에서 가져온 짐+옷뿐만 아니라 훈련소에서 보급받는 여러 물품들,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어마어마한 양의 부식을 챙겨가기 위해서는 캐리어는 클수록 좋다.
5. 세면도구+ 면도기 + 썬크림/로션
비누/면도기 등 세면도구를 지급해주긴 하지만, 아무래도 쓰던게 편하니 샴푸, 바디워시, 치약 및 칫솔 가져가는 것 추천. 면도기의 경우 훈련소 보급 면도기 질이 그리 좋지 않아서(예전에는 도루코여서 좋았다는데 요즘은 바뀐듯 하다) 개인 것 가져가는 것 추천하고(따로 막지는 않는다), 건조하고 야외훈련이 많은만큼 로션과 썬크림도 필수.
6. 핸드폰 충전기
핸드폰을 제출할때 충전기에 꽂은채로 제출하면 나중에 주말에 받을 때 충전된채로 준다. 주말에 한시간씩이라지만 방전되기도 하기에 나중에 폰은 받았는데 배터리 없어서 전전긍긍하지 말고 그냥 충전기도 가져가자.
7. 수건
추후 기술하겠지만, 속옷은 그래도 보급받는 것으로 어떻게든 버틸수 있는데(3일에 한번씩 세탁기 돌리면) 수건은 딱 2장 받기에 부족할 일이 상당히 많다. 사제 수건 쓴다고 아무도 뭐라 안하니까 꼭 챙겨가자. 나는 이걸 몰라서 매번 손세탁 후 말리면서 버텼다.
있으면 좋은 것들
1. 깔창, 각개용 보호대
깔창의 경우에는 의견이 좀 갈리는 것 같다. 딱딱한 군화바닥 + 추후 행군을 위해서 깔창이 필요하다 vs 기본 깔창으로도 충분히 할만하다 파로 나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굳이 안챙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브랜드도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많이들 선호하는건 마스터풋 깔창인것 같다. 각개용 팔꿈치/무릎 보호대 역시 보급이 되긴 하지만, 충분치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에 준비해가는 것 추천. 보통은 사제 보호대를 군복 안에 착용하고 지급받은 보호대를 군복 밖에 착용하여 이중으로 보호하면 크게 다칠일은 없는 것 같다. 보호대는 브랜드 무관하게 환기 잘되는 제품을 추천.
2. 귀마개
12-16명이 함께 생활하는 생활관 특성상 반드시 한두명은 코를 골거나 이를 갈기 마련이다. 잠귀가 어두운 나도 처음 며칠은 고생했기에 챙겨가는 것 추천. 브랜드는 3M이 무난하고 수면중 분실될 수 있기에 넉넉히 3-4쌍은 챙겨가는 것 추천.
3. 선납등기라벨/편지지/편지봉투
주말에 1시간씩 핸드폰을 쓸수 있기에 굳이... 라고 생각이 들지만 뭐, 아날로그만의 감성이 있으니 편지쓸거면 챙기자. 물론 안챙겨도 군대 내에서 무료로 쓸수 있긴 한데, 이경우 발송까지 4-5일 이상 걸리는 경우 많아서 편지를 쓸거라면 미리 챙겨가시길.
4. 텀블러
초반 기간 지나면 알겠지만 훈련소에서 시간도 은근 많이 남는다. 훈련후 목을 축이기 위한 용도로도 필요하지만, 결국 물마시는 것 또한 하나의 컨텐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필수라 생각. 커피나 분말형포카리를 타먹을 때도 필요하고, 얼음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필수.
5. 감기약
3주가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단체 생활 특성상 한명이 걸리기 시작하면 우수수 걸리는 것이 감기이다. 아파도 당장 죽을정도가 아니면 의무대 진료보는데까지는 최소 1일~2일까지도 걸리기 때문에 종합감기약을 미리 챙겨가자. 아프면 정말 서럽다.
6. 읽을 책 최소 2-3권
일과로 바쁜 주중에도 최소 한시간, 주말에는 3시간 이상 남기 마련이다. 휴대폰 사용은 제한되어 있고, TV연등은 안해주기에 결국 책을 가져가면 좋다. 추리소설 / 스도쿠나 퍼즐 / 비문학 등 원하는 책들을 가져가자. 참고로 나는 일년에 책을 많이 읽어야 10권 있는 사람인데, 3주의 시간동안 가져간 책 + 동기들 책 + 국방문고 까지 해서 총 9권 읽었다.
7. 필기구(네임펜 포함) + 수첩이나 노트
은근 필요할때가 자주 있어서 추천. 특히 물건들 은근 잘 섞이니까 보급품은 받자마자 네임펜으로 이름 써두자.
그외 준비물
1. 군화끈 조임조절기
다들 좋다고 하고, 실제로 보니 편하긴 한데... 어차피 군화 신고 벗는 시간 차이가 크지 않아서 필수라고까지는 생각 하지 않는다. 근데 뭐, 입소 전 충성마트에서 2천원이면 사니까 원하면 구매하시길.
2. 휴족시간 / 동전 파스
필요에 따라서 쓸순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파스 붙일 정도로 힘든 강도의 훈련은 없다고 생각한다.
3. 분말형 포카리 / 커피
분말형 포카리는 있으면 분명 타먹긴 하는데... 텀블러 씻기 귀찮은 것도 있고 문제는 부식으로 음료수가 정말 많이 나온다. 굳이 막 10팩씩 챙겨갈 필요는 없다 생각. 커피 없으면 못사는 사람이라면 분말형 커피(카누 추천)는 챙겨가자. 정수기에서 얼음 나오니 아아로 마실 수 있다.
훈련소 생활 관련 이야기
입소 및 생활관 관련
1. 입소식 진행 후 가족/지인이 퇴장하고 나면 이래저래 줄세우면서 연대/중대/소대/분대 를 나눈다. 이때 같이 생활관을 쓰고 싶은 친구나 동기가 있다면 처음에 분대장들(소위 조교 = 빨간모자)이 줄 나눌때 억지로라도 같이 붙어다니면 같은 생활관 쓸 수 있다.
2. 생활관은 보통 12-16명 사이로 같이 생활한다. 연대에 따라 다르긴 한데, 보통은 2층 침대 여러개를 사용하는 식. 이때 홀수번호는 1층, 짝수번호는 2층이며 이 번호는 순전히 줄 선 순서이기 때문에 눈치껏 같은 분대에서 기우성을 따져서 1층을 노릴수도 있다.
3. 생활관 구성원은 공익, 전문연, 공보의 등 가리지 않고 섞여 있기 마련이다. 나는 생활관 14명 중 공익 2명, 의사 직종 공보의+병판의 7명, 치과 및 한의과 공보의 4명, 공중방역수의사 1명으로 생활했다.(참고로 우리 기수는 약 1200명 중 의료인이 약 800명이었다.)
4. 입소후 생활관에 짐풀때 캐리어 검사는 안한다. 물론 반입금지품목들(담배, 술, 각종 전자기 등)은 내라고 할때 안내다가 나중에 걸리면 바로 퇴영이니까 바로 내자.
5. 처음 3일(동화주차 기간) 지나면 훈련 있는 날마다 부식(=간식)을 주는데 이 양이 어마어마하다. 칙촉 12개 든 박스 하나를 하루에 주기도 할 정도. 처음에야 좋지만 결국 다 못먹고 쌓여서 관물대에 넣거나 캐리어에 싸가기 마련이다. 우리는 가위바위보해서 지면 하나씩 먹기라던가 각종 컨텐츠용으로 쓰다가 남는것 결국 분대장들(조교들) 다 주고 갔다.
6.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엥간하면 분대장/소대장/중대장 훈련병은 하지 말아라. 보상은 거의 없는데(PX 한번 추가 정도?) 사사건건 불려간다. 굳이 하고 싶다면 소대장 훈련병 정도? 분대장 훈련병은 하루에도 5-6번씩 불려나가서 겁나 귀찮고, 중대장 훈련병은 면접도 봐야하고 신경쓸게 좀 있다.
7. 세탁기는 한 소대가 같은 세탁기를 쓴다. 보통은 분대별로 날짜를 정해서 사용하는데, 우리 때는 주말은 오전/오후를 나눠서 사용했다. 대략 3일에 한번 세탁 가능하다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훈련 관련
0. 아래의 팁들은 나의 기준이다. 만약 내가 별로 안힘들다고 했는데 힘들게 느껴질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열외를 요청해라. 3주의 훈련소 끝나면 어차피 군인훈련은 예비군때나 한다. 무조건 빼는 것도 보기 좋진 않지만, 본인 건강에 무리가 가면서까지 억지로 모든 것을 할 필요는 없다.
1. 전반적인 훈련난이도는 어렵지 않다. 아무래도 보충역에 맞춘 기준이다보니 건강이 좋지 못한 공익들을 기준으로 세워서 건장한 일반인 남성이라면 크게 힘들 일은 없은 것이다. 나 같은 사람도 보충체단 한번도 안했을 정도니 평소 헬스정도만 하는 사람이라면 무난할 것이다.
2. 사격은 재밌다. K2 영점사격만 하는데, 총소리가 꽤 커서 놀랐다. 이거도 못하면 보충교육이 있는데, 보통 한 생활관에 1/4 - 1/3 정도 받는 것 같다. 사격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보충교육은 상당히 고통스럽기에(남들 생활관에서 쉴때 훈련하는거니까) 왠만하면 집중해서 통과하도록 하자. 다행히 크리크조정만 잘해두었다면 집중해서 쏘면 안어려우니 걱정마시길.
3. 화생방은 우리땐 안동 화재로 실제로 하진 않고 9초안에 방독면 쓰기 시험(알파단계)만 봐서 도움이 안되니 패스.
4. 각개는 힘들다. 포복 자체도 은근 힘들고 까지고 난리나는데, 훈련때 총을 들고해야해서 총이 정말 난장판이 된다. 나중에 총기손질할때 정말 끝도 없이 해야한다. 보호대 착용은 필수.
5. 행군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단독군장하라는 팁이 많은데, 사실 완전군장해도 텐트만 안넣으면 할만 하다. 보통 20km 걷는데, 연속으로 걷는 것은 아니고 중간중간 쉬면서 하기에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외 내용들
1. 작업소대, 분리수거소대, 배식 및 세척 소대 등으로 구분 후 로테이션을 돌릴 것이다. 자세한 내용이야 어차피 가면 알게 되겠지만, 배식 및 세척소대 차례일 때 가능하다면 무조건 배식이 편하다. 물론 모두가 알기에 분대장훈련병의 가위바위보에 맡겨야 할 것이다.
2. 핸드폰은 주말(토, 일)에 한시간씩 쓰게 해준다. 도파민 충전소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최소 토/일 중 하루는 가족에게 꼭 전화하자. 밖에 있으면 은근 많이 걱정들 하신다. 참고로 핸드폰은 생활관 내에서만 쓸수 있다. 더불어 올해부터 직무교육을 훈련소에서 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공보의/병판의/공방수 는 해당 시간에 핸드폰을 잠깐씩 추가로 쓸수 있게 해준다.
3. 조교들과 싸우지 말자. 나보다 10살 가까이 어린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게 기분 나쁠수 있지만, 그 사람들은 그게 본인 일이다. 어차피 3주 지나면 안볼사람들이니까 트러블 만들지 말자. 물론 욕설이나 폭행 가하면 바로 '소통과 공감'이나 '마음의 편지'로 찌르자.
4. PX는 기수마다 다르지만 1-2번 정도 보내주는 것 같다. 보통은 1번 가고, 분대장/소대장/중대장 훈련병만 추가로 1번 더 가는 식. 다만 부식이 굉장히 잘 나오기 때문에 PX의 과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보통 부식이 단 과자가 많이들 나와서 PX에서는 프링글스 같이 짠 과자나 단백질보충제, 제로콜라 같은 것을 많이 사는 것 같고, ROKA티/달팽이크림 등도 인기상품. 가격은 사회가격의 1/2 - 2/3 수준이기에 확실히 싼게 느껴지는데, 담을 공간이 없어서 많이 사긴 곤란하다. 아, 참고로 물건은 세탁주머니에 담아가야하니까 꼭 미리 챙기길 바란다.(안챙겨가면 손으로 들고올 수 있는 만큼만 구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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