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포커를 치다보면 은근 자주 마주하는 상황이 바로 '플랍이 쫑난 상황'이다.
소위 보드에 같은 카드가 2장 떨어진 상황을 우리는 보드가 쫑났다고 하는데, 이 상황은 참 여러모로 머리 아픈 상황이다.
약하게는 트립스부터 시작해서 강하게는 풀하우스, 포카드 등 얼마든지 강한 핸드가 나올수 있는 상황이기에 OOP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굉장히 수동적으로 플레이할 수 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발생한다.
자세한 수학적 계산과정을 굳이 쓸 필요는 없지만, 대략적인 과정은 아래와 같다.
(플랍에 쫑날 확률) = (쫑날 카드의 값을 고르는 방법) * (그 값을 가진 조합수) * (나머지 랜덤 카드)
÷ (52장 중 랜덤 3장 고르는 경우의 수)
= 13 * 4C2 * 48 ÷ 52C3 = 16.9%
플랍이 쫑날 확률은 약 17%, 즉 6판에 한번 꼴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우리는 공부를 해두면 두고두고 잘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플랍이 쫑난 상황을 크게 2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보자.
1) T 이상의 큰 숫자가 쫑난 상황 ex> K♥ K♠ 4♦
2) 9 이하의 작은 숫자가 쫑난 상황 ex> 6♥ 6♠ 2♦
물론 여기에 문양이 겹치는 상황까지 고려할수 있지만, 그 상황은 뽀쁠 상황에 대해서 추가로 고려를 해야하므로 우선은 제외를 하자. 즉 쫑난 상황인데 rainbow인 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로 하자. 기본적인 상황은 아래와 같이 설정하자.
상황)
200BB NL 6max 1/2 game
BTN(Hero)이 오픈(2.5BB) - BB가 콜하고 플랍이 열린 상황.
BB는 체크. BTN의 action상황
1. T 이상의 큰 숫자가 쫑난 상황
예시로 K♥ K♠ 4♦ 의 플랍이 열렸다고 생각하자. 프리플랍 콜만 한 BB는 거의 100%로 체크를 해야하니 액션 주도권은 Hero에게 있다. 이 상황을 GTO wizard에게 돌려보면 아래와 같이 나온다.
결론은 간단하다. 모든 상황에서 작은 사이즈로 c-bet을 한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모든 상황에서 BB보다 프리플랍 어그레서인 BTN이 더 좋은 카드를 가졌을 확률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록 BTN이 오픈하는 상황의 레인지는 상당히 넓기 때문에 실제로 무언가 맞았을 확률은 상당히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BB보다는 더 좋은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소위 프리플랍 어그레서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보드이기 때문. 따라서 일반적으로 BB는 작은 사이즈 cbet에도 폴드해야만 한다.
2. 9 이하의 작은 숫자가 쫑난 상황
예시로 6♥ 6♠ 2♦ 의 플랍이 열렸다고 생각해보자. 이 상황을 GTO wizard에게 돌려보면 아래와 같이 나온다.
대충 봐도 알겠지만 상당히 많은 상황에서 체크하는 것으로 옵션이 바뀌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보드가 BB에게도 할만하거나 더 유리할 수 있는 보드이기 때문이다. BB는 일반적으로 BTN보다 suited 카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아니라면 포지션이 없는 상태에서 팟에 참여하지 않았을테니까) 이러한 보드에서는 원오버 + 백도어 플러시 드로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6♥ 6♠ 2♦ 의 상황이라면 J♥ 9♥ / 9♦ 7♦ / T♠ 9♠ 등 의 카드를 가졌을 카드를 더 자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카드들은 일반적으로 BTN이 c-bet하는 레인지에 대해서 25% ~ 50% 정도의 나쁘지 않은 에퀴티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작은 c-bet 사이즈에 대해서는 쉽게 콜하고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팟 컨트롤측면 등을 고려시 특정핸드로는 체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핸드로 작게 c-bet을 하고 체크를 해야하는가? 위의 솔버를 기반으로 한 답변은 아래와 같다.
체크해야 하는 핸드들 :
몬스터 파켓핸드인 AA, KK
K high 백도어 플러시를 만들 Kxs 핸드들
스트레이트를 만들기 어려운 Axo, Kxo
이들을 각각 곱씹어보면 왜 이렇게 플레이하는지 이해할수는 있지만, 사실 이들을 외우는 것은 상당히 귀찮은 일이다. 이러한 것을 외우는것이 어렵다면 더 쉬운 방법이 있다. 똑같이 모든 핸드로 작은 사이즈 c-bet을 한다. 대신 전제조건이 있는데, 바로 상대가 체크레이즈를 잘 안 하는 성향이어야 한다는 것. 다행히도 대부분의 라이브 포커 플레이어는 충분히 체크레이즈를 하지 않기에 이는 일반적으로 꽤나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전략이다.
그런데 만약 체크 레이즈를 맞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3. 플랍에서 체크 레이즈를 맞은 상황이라면?
우선 두가지를 짚고 넘어가자.
1) 대부분의 포커 플레이어들은 체크레이즈를 잘 하지 않는다. (GTO상으로 해야하는 것보다는 훨씬 덜 한다)
2) 만약 누군가가 체크레이즈를 했다면, 그것은 굉장히 강한 핸드거나 강한 핸드로 발전할 수 있는 핸드이다.
따라서 체크레이즈를 맞은 상황이라면, 우리는 반드시 적극적인 폴드를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핸드로 이러한 체크 레이즈에 대해서 콜을 해야 할까? 위의 6♥ 6♠ 2♦ 예시로 돌아가서, BB가 플랍에 체크 - BTN이 작게 C-bet - BB가 레이즈한 상황을 설정시 GTO wizard는 아래와 같은 답변을 준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모든 트립스와 풀하우스(다시 리레이즈할수도 있지만 콜로 끊어도 충분)
모든 페어들(쫑나지 않은 나머지 카드를 맞췄을 때 + 파켓페어일때)
모든 A high / K high 백도어 플러시 드로우일때(즉 suited)
모든 투오버 수티드 카드일때(즉 백도어 플러시 드로우)
원오버 카드이면서 백도어 플러시 드로우 + 스트레이트 드로우가 될 수 있을 때
일 때 콜하면 된다는 것이다. 아주 쉽게(정확하진 않지만) 정리하면, '상대 BB가 트립스라고 가정하고 그것보다 좋은 핸드를 만들 가능성이 있는 핸드라면 무조건 다 콜' 하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너무 Sticky한 것이 아니냐고 할수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턴을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았다.
4. 이후 턴에서의 행동
턴에서의 행동은 오히려 더 쉽다. 파토났으면 도망가고 각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참여해라.
상대가 먼저 배팅을 한다면 탑 페어나 그 이상 / 스트레이트나 플러시 드로우를 완성시킬 수 있는 로우 페어 / 콤보드로우(특히 양차뽀쁠) 이라면 콜하면 되고, 아니면 도망가도 충분하다. 원리는 똑같다. 상대가 트립스라고 가정하고 그것보다 좋은 카드를 완성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콜하라는 것. 이 역시 굉장히 sticky해보이지만, GTO solver를 돌려보면 위와 같은 답변을 준다.
상대가 체크한다면? 우리는 다시 작은 사이즈 c-bet을 해서 팟을 가져올 생각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GTO solver는 탑페어 탑키커나 그것 이상의 카드( 더 높은 파켓페어라던가) / 콤보드로우와 같이 리버에 아주 큰 밸류를 가져올 수 있는 세미블러프 카드를 추천한다. 단순 플러시 드로우 카드나 스트레이트 드로우 카드도 어느정도는 c-bet을 권고하지만, 굳이 하지 않고 같이 check로 넘겨도 충분한 것 같다.
5. 종합 및 결론
길게 적었지만 결국 결론은 아주 간단하다. 플랍에서는 작은 사이즈로 c-bet을 하고, 이후 상황에서는(플랍 쳌-레이즈를 맞은 상황 / 턴 상황 등) sticky하게 좋은 핸드를 가질 것으로 보이면 계속 팟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당연히 얼마나 상대가 루즈한지 + 어그레시브한지 + 트랩놓기를 좋아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다만 6 핸드 당 한번은 일어나는 상황인 만큼, 위의 원칙을 고수한다면 당신은 장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c.f) 한가지 주의할 것은 위의 상황은 팟이 헤즈업 + 오픈한 것에 한명만 콜한 상황을 가정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즉 라이브 포커에서 자주 일어나는 3 - 4명이 참여하는 멀티웨이 팟이면 당연하게도 훨씬 더 타이트해져야 한다. 당신이 BTN과 같이 IP이고 앞에서 모두 체크가 나왔다면 비슷하게 플레이할 수 있지만, 상대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몬스터 핸드를 가졌을 것을 감안하고 플레이 해야한다.
c.f.2) 추가적으로 위의 상황은 플랍 레인보우를 가정한 상황이다. 만약 플랍이 투톤보드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훨씬 더 많은 뽀쁠들에 대한 대비책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것은 추후 별도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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