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포커를 하면서 가장 짜릿한 순간을 뽑으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은 셋마이닝을 뽑을 것이다.
파케 7을 들고 상대의 배팅에 콜한 후 보드에 7이 깔리는 순간 모든 불안이 사라지고 상대의 스택을 탈탈 털어오기 위한 작전이 펼쳐진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셋마이닝을 하기 위해 플랍만 보자..!'는 마인드로 모든 파켓 페어로 모든 상황에서 프리플랍 레이즈에 콜하는 것은 대단히 비수익적인 실수이다. 그러면 어떨 때 셋마이닝을 시도하고, 어떨 때 포기해야하는걸까? 그리고 어떻게 플레이해야 셋마이닝 성공시 최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우리는 3가지 요소 : 유효 스택, 상대 핸드의 레인지, 상대의 플레이 스타일을 중점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프리플랍 : 유효 스택(Effective Stack)을 고려하자
임의의 파켓 핸드로 콜할때 플랍에서 셋을 띄우게 될 확률은 11.76%이며, 11.76%는 팟오즈 7.5:1 에 해당한다. 즉 팟에 깔린 금액이 내가 콜해야 하는 금액보다 7.5배 이상이면 콜하는 것이 맞다는 것. 다만 이는 marginal한 값이고 실제로 수익적이려면 대략 10배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즉 내가 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금액이 콜해야하는 금액의 10배가 되면 셋마이닝을 시도하는 것이 수익적이다.
c.f) 이 계산에 플랍만 고려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셋을 띄운 경우에 턴-리버까지 가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추가적으로 더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낮은 확률로도 콜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이다.(마치 임플라이드 오즈처럼) 이 말 자체는 타당한 이야기이나, 본 논의가 애초에 파켓핸드로 플랍 셋 확률에 기반한 계산이기도 하고(당연히 턴-리버로 가면 셋 띄울 확률도 더 높아진다. 턴-리버를 못가서 문제지) 플랍 이후의 상황은 스킬엣지와 상대의 성향, 보드 텍스처에 따라 매우 다이나믹해지기 때문에 일괄적인 적용이 어렵다.
그런데 상대의 스택이나 내 스택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어떨까? 아래의 상황을 보자.
0.5$/1$ game 6max
UTG(Hero) stack 60$
BTN stack 40$
Hero hand : 7♥ 7♠
UTG 2.5BB open, BTN 7.5BB raise, SB/BB fold
pot size : 11.5$
이 상황에서의 GTO 전략은 아래와 같다.
위의 상황에서 UTG 입장에서는 7 파켓은 콜/폴드가 수익적으로 무차별한 상황이다. 이때 UTG가 콜해야하는 비용은 추가적인 5$이다. 위의 10배 이상 수익과 결합하면, UTG가 5$를 추가로 냄으로서 최소한 50$는 벌어야 이 콜이 수익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때 상대의 스택은 이미 낸 7.5$를 제외시 32.5$밖에 되지 않고, 팟에 깔린 금액인 11.5$를 합하더라도 44$ 의 금액이다. 즉 나는 콜을 해서 셋을 띄우더라도 최대 44$밖에 벌지 못하기에 이 상황에서의 콜은 비수익적일 것이다.
만약 헤즈업이 아닌 멀티웨이라면 어떨까?
이 경우에는 내가 아닌 모든 사람과의 경우 1:1로 다 산정해봐야 한다.
UTG stack 72BB
BTN(Hero) stack 82BB
BB stack 102BB
Hero hand : 7♥ 7♠
UTG 2BB open - BTN(Hero) call - BB raise 12BB - UTG call
이 상황에서의 BTN 전략은 아래와 같다.
역시 77은 콜와 폴드가 무차별한 상황. 여기서 Hero가 콜해야하는 금액은 7BB이고 10배 규칙을 고려하면 70BB 이상의 금액을 얻을 수 있어야 콜하는 것이 수익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이미 나간 금액을 고려하면 UTG 스택은 60BB, BB는 90BB이다. 즉 만약 내가 콜하고 나서 플랍에서 셋을 맞추는 경우에 UTG는 70BB가 안되고 BB는 70BB를 넘는다. 그러면 이때는 시도해야할까? 말아야할까?
이 경우에는 시도하는 것이 맞다. 왜? 이미 팟이 26.5BB나 되니까. 상대의 유효 스택과 팟을 모두 합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해야기 때문에 실제 유효스택이 44BB를 넘는다면 콜하는게 맞다. 만약 UTG와 BB의 남은 스택이 40BB 미만이었다면? 이 경우에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즈가 안나오기 때문.
가장 복잡한 경우로, UTG와 BB 중 한명의 스택은 50BB쯤 되는데 한명은 30BB라서 조건이 애매하게 느껴지면 어떨까? 스팟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경우 역시 시도하는게 좋다. 왜? 내가 BTN이라서 포지션이 있기 때문. 포지션이 없는 상태에서 들어가면 프리플랍 어그레서 상대로 셋마이닝을 했어도 맥시마이징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포지션이 있다면 얼마든지 주도권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 상대의 스택 사이즈뿐만 아니라 내 스택 사이즈 역시 중요하다. 만약 내 스택 사이즈가 40BB-50BB 정도가 된 상황이라면 상대의 3bet에 대해서 3bet 콜이나 4bet 올인이나 차이가 없다.
위의 예시를 다시 가져와보자.
UTG(Hero) hand : 7♥ 7♠
UTG 2.5BB open, BTN 7.5BB raise, SB/BB fold
UTG stack 50BB
위와 같이 유효 스택이 낮아지면 콜/폴드/올인이 무차별해진다. 포스트플랍에 스킬 엣지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OOP에서미들 파켓페어의 플레이가 불편하다고 느껴진다면 과감한 올인 역시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포스트플랍 : 상대의 레인지 & 성향
셋 마이닝은 근본적으로 11.76%라는 낮은 확률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행동이다.
이때 내가 히트해서 플랍에서 배팅을 하더라도 상대가 폴드하면 낮은 확률에 대한 보상이 너무나도 적다. 예시를 들어보자.
UTG(Hero) hand : 7♥ 7♠
UTG 2.5BB open, BTN 7.5BB raise, UTG call
Board : 9♥ 7♣ 2♦
위 상황은 UTG도 오픈하였고 3bet에 콜한 상황이기 때문에 명확히 누구한테 좋은 보드라고 말하기는 애매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3bet 어그레서인 BTN보다 UTG가 유리한 보드일 것이다. 이 상황에서 밸류를 뽑겠다고 플랍에 동크뱃을 하면 상대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폴드할 것이다. 플랍에 BTN이 c-bet할때 내가 리레이즈를 하면 이 역시 거의 대부분 폴드할 것이고, 심지어 충분히 균형잡힌 플레이어라면 위와 같은 보드에서는 체크로 넘길 가능성이 높다. 즉 체크-뱃-콜이나 체크-체크백을 하는 것이 나의 셋마이닝을 맥시마이즈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전략이다.(물론 턴 이후에서는 동크뱃을 날려도 된다. 다만 사이즈가 클 필요는 없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글 참조)
만약 보드가 아래와 같다면 어떨까?
UTG(Hero) hand : 7♥ 7♠
UTG 2.5BB open, BTN 7.5BB raise, UTG call
Board : A♥ T♣ 7♦
이는 확실히 3bet한 BTN에게 유리한 보드이다. UTG가 체크로 넘기면 매우 높은 빈도로 BTN은 c-bet할것이고, 우리는 이에 콜/레이즈 하면 된다.(두 전략은 무차별하다. 아래 사진 참조)
즉 보드 텍스처와 상대의 레인지를 고려하여 플레이하면 셋마이닝 성공시 어떻게 액션을 취해야 맥시마이징이 가능할지 알 수 있다는 것.
플레이하는 상대의 성향 역시 중요하다. 상대가 Bad aggressive, 소위 넓은 레인지로 어그레션을 취하는 상대라면 탑페어 하나로 우주 끝까지 콜하면서 따라올 것이다. 상대가 Tight하거나 NIT, 혹은 Loose Passive하다면 미드페어나 것샷 정도로는 쉽게 포기할 것이다. 이는 비단 포스트플랍에서의 행동뿐만 아니라 프리플랍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 앞서 계산한 유효스택을 재조정해야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미친듯이 타이트해서 TPTK로도 플랍 뱃에 레이즈를 맞으면 무조건 폴드한다면, 우리는 턴에서 상대가 배럴링하기를 기대하며 무조건 콜로만 상대해야할 수도 있다. 이러한 플레이어 상대로는 절대로 상대의 스택을 전부 가져오길 기대할 수 없으며, 따라서 셋마이닝을 수익적으로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상대가 3bet을 더 타이트하게 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파켓 페어로 콜을 해야한다. 언뜻보면 굉장히 이상해보이는 말일 수 있다. 다시 예시를 들어보자.
UTG(Hero) hand : 7♥ 7♠
UTG 2.5BB open, BTN 7.5BB raise, SB/BB fold
여기서 상대가 무조건 AA, KK, QQ으로만 3bet하는 사람이라고 해보자. 현재 팟은 11.5BB이고 내가 콜해야 하는 금액은 5BB이므로 나는 팟오즈에 따라 승률이 5/16.5 = 30.3%는 나와야 되는데 77은 이 레인지 상대로 승률이 20%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거의 모든 경우에 내가 플랍에 셋을 맞춘다면, 상대의 전체 스택을 모두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상대의 핸드 레인지가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상대는 쉽게 폴드할 수 없다. 상대는 나의 레이즈에 콜할수 밖에 없고, 결국 팟을 내가 다 가져오게 될 것이다.
결론
셋 마이닝은 상당히 달콤하면서도 매력적인 요소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작동 메커니즘을 확실히 이해하고, 올바르게 플레이할 때만 적용된다. 파켓핸드라고 무조건 달려들지도, 낮은 파켓이라고 쉽게 포기하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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