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서론
막스메이븐 프리즘 시리즈 리뷰의 마지막이자, 그가 출간한 첫번째 책인 블루북 리뷰이다.
어쩌다보니 시리즈의 첫 책을 마지막으로 리뷰하게되었는데, 이는 필자 본인이 한글책을 끝까지 구하지 못한 것에 기반한다. 프리즘 시리즈 전체에 대한 원서책은 있어서 내용을 다 알고 있었지만, 기존 리뷰가 다 한글번역 버전(루카스 퍼블리케이션에서 이영우 마술사가 진행한)을 기반으로 하였기에 끝까지 블루 북을 중고로라도 구해서 리뷰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구하지 못해서 영어버전을 기반으로 하여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
이런 사유로 옮긴이의 말이나 추천사가 미기재되어 있음을 미리 알리며, 추후 혹시라도 책을 구하게 되면 추가하도록 하겠다. 각설하고, 리뷰 시작하겠다.
0. Introduction
막스메이븐의 멘탈리즘을 비롯한 마술 전반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첫 책인 만큼 방대한 내용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멘탈리즘에서 사용하는 텔레파시, 투시, 염동력 등 현상과 함께 퍼포밍에 동반되는 여러 행동들에 대한 내용들을 간략히 정리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이러한 것들의 조합을 어떤식으로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담겨있다. 이전에 리뷰한 바이올렛북에도 나온것처럼, 대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난 부분을 반복하여 읽다보면 그 대가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 수 있기에 나는 무언가 헤매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반복해서 보는중이다. 놓치지 말고 한번 쭉 읽고 넘어가자
1. Desire
연출 : 관객 여러명은 각자 받은 작은 종이 쪽지에 자신이 방문했던 적 있는 도시의 이름을 적고, 오직 관객 한명만이 자신이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방문하고 싶던 도시의 이름을 적는다. 뒤돌아있던 마술사는 도시의 이름만을 보고 어떤 관객이 어떤 도시를 적었는지를 맞추며, 마지막 관객의 도시는 종이를 보지도 않고 맞춰낸다.
연출만 보면 말도 안된다고 느낄 사람들도 있겠지만, 고전적인 빌렛 연출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법을 이용한다.
개인적으로는 해당 연출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더 효과를 줄여서'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연출의 두 파트 중에서 어느 관객이 어느 도시를 적어냈는지를 맞추는것을 과감히 생략하고, 마지막 파트의 관객도시를 보지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중 느낌이 다른 도시 하나를 골라서 실제 방문하지 않은 도시만을 맞춰내는 것이다.
굳이 일부러 연출을 'Nerf'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나도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방식의 변형에는 그닥 공감하지 않는 편이지만, 실제 퍼포밍해보면 해당 원문 연출은 '너무나도 말이 안되보여서' 오히려 관객들이 연출에 감탄하기보단 '해법을 찾는데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다. 이는 내가 경험이 짧고 부족해서이긴 하겠지만, 적어도 내겐 'Too Perfect Theory'의 좋은 예시라 보여서 축소해서 연출중이다. 물론, 연출 그대로 사용해도 아주 좋은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2. Burnt offerings
연출 : 연출자가 뒤로 돈 동안, 관객은 종이에 ESP 문양 하나를 그린다. 관객은 이것을 불태운후 잿가루를 모아서 연출자에게 주면, 연출자(혹은 그의 동료가) 원 문양을 맞춰낸다.
원문에서의 연출은 '연출자가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 옆에 있던 다른 사람보고 맞춰내라'하면 다른 사람이 맞추는 식으로 진행이 된다. 연출 자체가 어렵거나 원리가 복잡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프로 퍼포밍에 맞춘 방식이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사용할 일이 없는 연출이라 생각한다.
3. Tephramantic Brainwave
연출 : 연출자는 미리 봉투 하나를 관객에게 건내준다. 관객은 자신이 생각한 카드 한장을 그 봉투에 적는다. 봉투를 열어보니 봉인된상태의 덱이 하나 나온다. 덱을 꺼낸 후 봉투를 불태우고, 덱을 오픈하여 확인하면 한장의 카드가 뒤짚혀져있다. 관객이 자신이 생각한 카드를 말하면, 이는 뒤짚힌 카드와 일치한다.
연출을 보면 한가지 해법이 생각날텐데, 아마 그 해법이 맞을 것이다. 다만 풀 연출 자체가 꽤나 재밌는 방식이기도 하고, 특정 트릭을 어떻게 하면 보다 더 멘탈스럽게 연출하는가를 배우기엔 좋은 것 같다.물론 프로퍼포밍이 아니면 굳이 이렇게까지? 란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겠지만..
4. Tis the Season to be Lying
연출 : 곧 다가올 기념일(원안에서는 크리스마스)에 특정인에게 선물을 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연출. 4명의 관객에게 4개의 이름표를 나눠준 후, 한명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고 나머지 3명은 자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가상으로 쓰게 한다. 이를 잘 섞은 후, 아예 다른 관객 한명이 이중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은 관객의 이름표를 찾아낸다.
연출 자체는 어찌보면 위의 Desire와 맥락상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마지막 관객이 맞추는 부분에서는 코드나 스투지가 아닌 재밌는 방식이 사용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원안 잔체가 기념일에 행하는 방식이고, 관객이 여러명 필요한만큼 자주하진 못하겠지만, 실제로 마지막에 작은 선물을 같이 주면서 하면 인상적(혹은 선물태그 나머지는 가상의 인물이므로 빈 곽에 연결하고, 진짜만 진짜 선물에 연결한다던가)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 루틴
5. Pre-duck-tion
연출 : 연출의 시작전, 연출자는 장남감 오리의 입에 종이쪽지가 물려있는 것을 모두에게 공개한다. 관객중 한명을 고른 후, 몇가지 힌트만을 주고(5글자입니다 / 마술쇼에서 할만한 단어입니다 등.. 그러나 결코 이 단어만으로는 맞출 수 없게) 해당 단어가 무엇인지 맞추게 한다. 연출자가 바꿔치기하는 것을 막기위해 다른 관객을 골라서 직접 쪽지를 펼쳐보도록 하고, 이는 1번 관객이 말한 단어와 일치한다.
정말 말도 안되는 연출이기 때문에, 관객이 스투지인가? 등에 대한 생각까지도 들 수 있겠지만 해법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이 역시 프로퍼포머가 아닌 내가 하기엔 좀 그렇지 않나.. 란 생각이 들던 방법.
6. Dangerous Game
연출 : 카드로 하는 러시안 룰렛게임. 관객이 임의로 컷한 덱에서 6장의 카드를 관객이 꺼낸 후, 그 중에서 원하는 카드를 상상속의 X마크를 그려서 총알 카드로 정한다. 그 후 패킷을 섞고 일렬로 배열하면, 연출자는 총알 카드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골라낼 수 있다.
해법을 보기전 연출을 볼때부터 마킹덱을 생각할수 있겠지만(실제로 마킹덱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일반 덱으로도 가능한 연출이다. 다만 내가 쓰는 일반적인 덱으로는 하기 어렵기도 하고, 중요한 부분을 일부 관객에게 맡겨야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굳이..? 싶긴 했다.
논외지만 노기믹덱으로 시행하다가 중간에 아예 틀어져서 루틴을 다이버논의 '아웃오브 사이트, 아웃오브 마인드'로 선회해서 한적 있는데, 관객의 반응이 나름 좋았던 기억이 있다. 다들 노기믹덱으로 한다면 자체적인 아웃을 만드는 것이 안전할거라 생각함.
7. The Temperamental Guest
연출 : 연출 시작전 마술사는 관객1에게 큰 주머니백를 주고, 관객2에게는 예언 봉투를 준다(관객2가 그 위에 싸인을 한다) 추가로 5가지의 서로 다른 물건들을 공개한후, 마술사가 아예 장소를 떠난 동안 관객1은 5개의 물건 중 한가지를 주머니백에 넣고 나머지는 박스로 덮어서 감춰버린다. 마술사는 돌아오고, 관객1이 고른 물건을 맞출 뿐더러 예언의 봉투를 열어보면 관객1이 고를 물건이 예언되어 있다.
이 역시 관객이 스투지라던가, 물건 5가지가 기믹이라던가, 주머니백이 기믹이라던가 등 여러가지 해법이 떠오르겠지만, 아마 지금 읽는 독자가 생각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자연스러운 연출을 위해서는 콜드리딩에 대한 능력도 어느정도 필요할 것이며, 생각보단 짜임새 있는 해법인 것이 인상적. 그러나 이 역시 굳이 무대용이 아니라면 해야하나..? 란 생각이 들던 연출
8. Geometric Coin
연출 : 마술사는 두장의 예언종이를 보여준다. 관객은 동전 한개를 고르고, 원하는 문양(삼각형, 사각형 등) 한가지를 말한다. 첫번째 예언지의 내용을 확인하자 완전히 빗나간것처럼 보이지만, 두번째 예언지를 펼치자 첫번째 예언지마저 모두 다 연출의 일부이며, 모든 것이 예언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꽤 잘 짜여진 연출해법이라고는 생각되는 연출. 개인적으로 이러한 방식의 해법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중인데(비단 멘탈마술이 아닌 카드 마술 등에서도) 연출자들 사이에선 약간의 호불호는 있는 것 같다. 무언가 좀더 준비하거나, 준비되어야하는 듯한 모습이 필요할수 있기 때문인것 같은데, 실제로 퍼포밍해보면 관객들은 다들 즐기는 것 같다. 잊지 말자. 마술사는 관객에 비해서 확실히 주도권을 쥐고 있는 존재임을.
9. The Spirit is willing (to write)
연출 : 스피릿 라이팅을 하는 하나의 연출 방법에 대한 소개
고전적인 멘탈리즘 연출인 스피릿 라이팅에 관한 파트이다. 스피릿 라이팅은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던 종이/빌렛/명함 등에 신호를 주면 특정 글자나 문구가 나타나고, 관객에게 건내주어 확인도 가능한 연출.(=영혼이 글을 쓴 듯한 연출) 실전성도 충분히 있고, 클로즈업에서도 가능하며, 효과 자체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요즘 트렌드에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누누히 언급하듯, 소위 염동력 / 애니멀 마그네티즘 / 공중부양 같은 장르의 고전적인 멘탈리즘 연출은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10. Elemental
연출 : 연출자는 4원소(물, 불, 흙, 공기)에 대해서 설명한다. 각 원소에 해당되는 상징물들을 하나씩 테이블에 세워둔 뒤, 공개적으로 연출자는 각 상징물들앞에 4원소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한장씩 내려놓는다. 관객은 상징물을 하나 선택하고(ex> 불이라고 하자) 확인해보면 나머지 세 원소의 카드는 멀쩡한데, 불이 적혀있던 카드만 불에 그을린채 변해있다.
제대로 연출만 가능하다면, 상당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연출이라 생각한다. 바로 연출하기보다는 약간의 바리에이션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공교롭게도 바리에이션 역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여 마음에 드는 연출(물론 바리에이션 없이도 가능. 실전에서는 원안대로 2번 연출해봤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물론 이역시 프로퍼포밍에 어울릴만한 연출이긴 하지만, 간단하게 별 준비없이 할수 있는 연출이라서 꽤나 맘에 드는 연출
11. Double Under Current
연출 : 공연의 시작전 연출자는 관객1에게 카드 한장을 생각해서 이름을 적은 쪽지를 금속상자1에 넣은 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만 보관하고 있을 것을 요구한다. 관객2가 새로 선정되고, 관객 2는 새로 뜯은 덱을 자유롭게 섞고, 그중 하나를 보지 않은채 고른다. 관객1과 2가 고른 카드는 완벽하게 일치한다.
연출만 봐도 해법이 생각나는 사람들도 여럿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프리쇼의 연출은 보통 스테이지 연출 + 최소 20분 이상 지속되는 연출일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생각되고, 사실 해법이나 연출 자체도 많이 본 스타일이라서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었다.(물론 당연히 이 책 나온 시기를 고려하면 내가 본 공연 연출의 원안이 이것에 기반할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
12. Middle Telepathy
연출 : 안네만의 '4차원 텔레파시' 연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의 제시법
3명의 관객이 3개의 종이에 각자의 정보를 적어 밀봉한 후, 이를 연출자가 텔레파시를 통해서 정보를 받아 칠판에 그려내는 연출인 '4차원 텔레파시' 연출에 대한 막스메이븐의 새로운 해법 제시 파트이다. 기존의 연출에서의 해법에 대한 생각 /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식에 대한 굉장히 디테일하면서도 자세한 설정과 핸들링 등에 대해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러한 연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독하는 것을 추천.
약간의 다른 방향이긴 하지만, 이런 '텔레파시', 혹은 '마인드리딩' 연출을 할때 빌렛 등에 적게하는 것의 당위성파트를 다들 잊고 지나가는 것 같은데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논외로, 빌렛 연출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출 중에 밥 카사디의 '네임 앤 플레이스'가 있는데 관심있는 분이라면 찾아보기 바란다.
13. Chaos
연출 : 연출자는 관객으로부터 작은 물체를 빌린다.(열쇠, 반지, 동전 등) 이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후, 빌린 손수건을 그 위에 덮고, 테이블에서 떨어지면 놀랍게도 손수건으로 덮힌 물체가 떠오르게 된다.
유리겔러식 PK 연출이다. 쓰레드가 사용되지는 않지만, 특정 기믹이 필요한 연출이다. 거듭 언급하듯, 이러한 류의 연출은 여전히 관객에게 신비함을 주긴 하겠지만, 내 취향은 아닌것 같다.
14. 종합 및 총평
이로서 프리즘 시리즈의 리뷰가 모두 종료되었다.
바이올렛 리뷰때도 말했듯,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가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몇몇 연출은 스투지/코드 등이 필요하기에 프로퍼포머가 아니라면 하기 어려울 것이고, 몇몇 연출은 현대의 관객에겐 너무 뻔해보일 것이며, 몇몇 연출은 현대의 멘탈리즘과 맞지 않는 방향일 것이다.
하지만 마술은 해법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결코 잊지 말자. 이제는 클래식이 된 연출들이 담긴 책인만큼, 아이디어 원안과 구성원리, 과정에 대한 방식을 잘 생각하고 습득한다면 본인만의 연출을 만드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서있는 땅이, 사실은 많은 선배들이 이루어낸 거인상의 어깨 위라는 것을 알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는 책.
+) 다만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대다수가 아마추어 멘탈리스트일것이기에 블루북부터 차례대로 보기보단 바이올렛북이나 그린북과 같이 클로즈업 상황 등에서 바로 적용가능한 원리가 담긴 책부터 보고 이 책을 나중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총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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