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마술 크레에이터 PH의 만담쇼 + 마술렉처 시리즈인 다이얼로그 시리즈 중 1편 리뷰이다.
다이얼로그 시리즈는 PH가 시도한 새로운 방식의 렉처로,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게스트와 함께 마술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나씩 마술루틴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내용을 보면 하나의 정돈된 이야기에 관해서 다룬다기보단 그때그때 떠오르는 주제나 아이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기도 하고, 마술계에 대한 생각, 마술계의 썰, 옛 재밌는 에피소드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서 떠드는 듯한 방식이기에 일종의 '갈라쇼'나 '마술 모임 뒷풀이' 간 기분으로 보기 딱 좋은 느낌이었다.
그중 첫번째 작품인 에피소드 1에서는 멘탈리스트인 민스킴(Means Kim)과 함께 멘탈리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리즈의 첫편인만큼 기존의 렉처의 양상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고, 아르카나의 기존 PH-민스킴 의 시리즈인 멘탈세미나나 대디손 시리즈(빌렛, 스타싸인, 프리윌)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카메라를 5대 이상 사용했다는 PH의 말처럼 굉장히 다양한 각도에서, 고화질로 영상을 제공해주기에 기존 시리즈들보다는 훨씬 더 정돈화된 느낌이 드는 렉처였다.
이 렉처에서는 크게 2가지의 마술연출을 다루고 있다. 민스킴은 '2 Out of 3'라는 제목의 위치핸드를, PH는 'Draw Me a Card'라는 'Think of a Card' 변형 루틴을 보여준다. 각각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1. '2 Out of 3' - 민스킴
연출 : 빌렛을 이용하여 위치핸드를 3번하는 연출. 연출자는 세번을 모두 맞출수도, 몇번은 틀릴수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예언되어 있다.
관객이 동전/쪽지 등을 두 손 중 하나에 숨긴 것을 연출자가 맞추는 '위치핸드' 연출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파트이다. 기본적인 개념과 더불어 현재 위치핸드에서 사용하는 로직퍼즐, 전자기기 등 기믹에 대한 소개도 다루고 있으며, 특히나 민스킴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위치핸드의 최고봉과 이를 그럼에도 그가 사용하지 않는 이유들에 대한 것도 나름 재밌었다. 언제나 스크립팅을 하는 민스킴이기에, 여러 내용들이 정돈되어 있고 각각에 대한 출처를 명확히 밝히는 것 역시도 인상적인 포인트.
이 파트에서 소개하는 방식의 위치핸드는 멘탈리스트 '조제 프레이어'의 아이디어를 원안으로 하여 관객의 실제 반응을 읽는 '텔'에 기반한다. 위치핸드 시 실제로 관객이 들고 있는 위치를 알아내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 기반인데, 그중 핵심은 'Nose Knows' 기법이다. 이 기법은 아주 간단한데, 실제로 성공률이 굉장히 높은 것이 재밌었다. 여기서 나아가, 이러한 '텔을 기반'으로 하는 연출은 분명 실패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어떤식으로 하여 그러한 실패 역시 다 예측의 범주 안에 넣어 연출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는지의 포인트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프리 윌의 기법, 신박한 아웃의 준비 등을 통해 성공률 100%의 위치핸드 연출을 만든것이 민스킴 특유의 멘탈리즘 느낌이 물씬 나는 파트였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것 하나만으로 위치핸드 졸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빌렛만 있으면 어디서든 간편하게 하기 좋은 위치핸드 연출 + 위치핸드류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잡기에 아주 좋은 파트였다. 위치핸드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라면 이것만으로도 이 렉처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할 수 있을 정도
+) 더 많은 위치핸드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로직퍼즐류에 대해서 접근하는 것도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위치핸드계의 GOAT인 '데킬라 허슬러', 그리고 또다른 위치핸드의 베스트셀러인 'V' / 'V 2'의 구매를 추천한다. 초심자에게 위치핸드류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비추하지만, 원한다면 베스트셀러이자 다루기 편한 제품인 '플럭스'를 추천한다.
2. 'Draw me a Card' - PH
연출 : 관객이 생각한 카드를 빈종이에 자유롭게 그린다. 연출자는 관객에게 몇가지를 질문하고, 관객은 이에 대해 진실/거짓 중 원하는대로 대답한다.
관객이 고른 카드가 아니라, '생각한 카드'를 맞추는 연출인 'Think of a Card' 루틴과 관객이 그린 그림을 똑같이 따라그리는 'Drawing duplication'의 합인 'Draw me a Card'루틴이다. 자세한 연출의 설명은 어렵지만 포스나 기믹이 사용되지 않고 정말 관객의 반응과 몇가지 단서를 이용하는 루틴인데, '색상 > 문양 > 숫자'의 단계별로 관객의 카드를 맞춰가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상당히 흥미로운 연출이다. 특히나 연출의 핵심인 아이디어는 굉장히 단순한데, 이 연출의 해법을 보기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연출이었다.
다만 위의 아이디어를 제외하면 상당히 실망스러운 파트였다. 핵심 아이디어 이후로는 과정들이 너무나도 '뻔하게' 진행되고, 관객도 그 사실을 알아챌 수 있어서 연출의 종료시점에서 빵!하고 터지는 카타르시스가 너무나도 희석되어 버린다. 문양부분에서는 패터를 일부 바꾸면 그나마 이런 단점을 줄일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숫자(Value)를 맞추는 파트가 굉장히 뻔하고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메리트가 없는 연출이었다. 소위 '스무고개하여 카드 맞추기' 같은 느낌이 물씬 들어서 차라리 이런 방식이면 마지막 한두단계를 건너뛰고 과감하게 질러서 틀리는게 낫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종합하면 하나의 재밌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여 생긴 연출이지만, 그외에는 여러면에서 아쉬움이 많은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 별건 아니지만, 그 PH 특유의 '이것보다도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는 사석에서 말하겠다'가 또 등장하기 때문에 이역시 아주 화나는점.
++) 첨언하고자 하는 말이 있어서 몇자 더 적겠다. 위에서 비판한 것과는 다르게, 나는 이 연출을 변형하여 잘 사용중이다. 나만의 연출이기 때문에 자세히 적기는 어렵지만(다기 보단 공개하고 싶지 않아서) 우선 전체적인 흐름은 비슷하다. 차이가 생기는건 몇몇 디테일인데, 우선 문양부분에서 '내가 이미 상대가 참/거짓 중 어느것을 말하는지 알고있다'는 점을 티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문양에 ???가 있나요?'라는 패터로 바꿔서 관객의 신비함을 올렸다. 두번째로 마지막 숫자를 맞추는 부분에서 교묘한 패터를 사용하여 렉처에서 제시하는 '숫자가 5인가요?' 등의 단계와 'Repeat it ploy' 단계를 하나로 합쳤다. 이렇게 하니 질문의 숫자를 기존 4-5개에서 딱 3개만 하면 되는 것으로 줄일 수 있었는데 이렇게하면 그나마 기존 연출에서 느껴지던 '스무고개하여 카드 맞추기'의 느낌을 줄일 수 있었다.
3. 종합 및 총평
이렇게 이번 리뷰도 정리가 되었다.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만족스러운 민스킴의 위치핸드 루틴과 아쉬움이 많은 PH의 Draw a card 루틴'으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이얼로그 후속 발매작들에 비하면 러닝타임도 짧고, 얻어갈 것이 그리 많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어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오로지 민스킴의 위치핸드 루틴 파트만을 보기 위해서 구매하는것을 추천할 수 있을 정도의 렉처였다.
총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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