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볼 렉처] ReBALLution - 가브리엘 개스콘(Gabriel Gascon)

 

 

서론

 

스폰지볼로 유명한 마술사, 가브리엘 개스콘(Gabriel Gascon)이 발매한 렉처 + 도구인 <리볼루션(ReBALLution)> 리뷰이다. 

 

내게 있어 스펀지볼 마술은 한마디로 '가까운 듯 먼 당신'이었다. 그 어떤 어린이 마술도구세트를 고르더라도 구성에 빠지지 않을만큼 친숙한 도구이며,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영상 매체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도 해법이 잘 알려진 도구이지만, 그와 동시에 막상 시연해보라고 하면 클래식한 쓰리 볼 루틴 외에는 다른 연출은 전혀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난 9월 스폰지볼로 유명한 마술사가 내한하여 렉처를 한다고 했을 때에도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때만 해도 가브리엘 개스콘이 누군지도 몰랐고, 렉처쇼 가격도 가격인데 연출을 위해 필요한 도구들까지 다 합하면 2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 

 

9월 내한 당시 포스터. 티켓값만 7만원인데 도구까지 구매하면 총 26만원;;

 

 

그러던 중 듣게 된 것이 바로 아르카나에서 발매한 리볼루션 올인원 세트. 개스콘 내한 렉처의 내용을 모두 담은 영상렉처와 더불어 각종 기믹 루틴들에 필요한 공들을 하나로 묶어 기존 구매가의 1/3 수준에 판매한다고 하니 이건 무조건 사야해...! 라는 마인드로 바로 질렀다. 아르카나 싸이트에서 97,000원(구독자 할인가 87,300원) 에 구매 가능하며 아래와 같이 총 16개의 볼(일반 12개, 기믹 4개)과 1시간 20분의 영상이 제공된다.

 

 

 

 

<리볼루션> 리뷰

 

 

<리볼루션> 중 신호등 마술 연출

 

 

우선 본격적인 영상 렉처에 앞서 제공된 스펀지볼들에 대한 짧막한 설명과 관리법, 유의사항이 제공된다. 주어진 공들은 2인치 사이즈로 평소에 만져본 스펀지볼보다는 조금 컸는데, 상당히 신축성도 있고 부들부들한 느낌이 좋아서 핸들링하는데 크게 문제는 없었다. 큰 크기덕에 팽창시 일반 볼보다 더 비쥬얼함은 깨알 장점. 다만 일반적인 볼들보다는 이염이 쉽다고 하니 오래쓸거면 관리는 열심히 해야하는듯.

 

Classic Transposition 1

연출) 두 개의 빨간 공으로 하는 연출. 마술사의 양 손에 하나씩 공을 나눠가지지만, 신호를 주면 어느새 공이 한쪽 손으로 이동해있다. 이 현상은 관객의 손과 마술사의 손으로 바꿔서 진행할 수도 있다.

 

가장 클래식한 스펀지볼 이동 연출이다. 해법이야 모두가 알 방식이지만, 스펀지볼 마술을 할 때 연출자가 생각해야할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꽤나 인상적이다. 뒤에 나오는 많은 연출들에서도 꼭 가져가야할 이미지들에 대한 내용이기에 반드시 숙지해야할 파트. 참고로 개스콘이 사용하는 폴스 트랜스퍼 방식으로 이 2인치 볼을 컨트롤하는게 나는 익숙치 않아서 꽤 어려움을 겪었는데, 각도만 신경쓰면 초보자도 나름 할만한듯.(내가 스펀지볼 마술은 거의 처음해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 감안하면)

 

Classic Transposition 2

연출) 한 개의 빨간 공과 한 개의 초록 공으로 하는 연출. 마술사의 왼손에 빨간 공, 오른손에 초록 공을 쥐지만 신호를 주면 두 공의 위치가 바뀐다. 두 공을 관객에게 모두 주고 관객이 그중 하나를 빼서 마술사에게 준다. 마술사가 신호를 주면 두 공의 위치가 바뀐다.

 

서로 다른 색의 공을 사용함으로서 공의 위치가 바뀌는 연출이다. 꽤나 재밌으면서도 대담해보이는 기술이 들어가는게 인상적인데, 기술의 절대적인 난이도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개스콘처럼 자연스럽게 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 기술만 제외하면 관객 컨트롤 / 퍼포밍 / 패터 구성 등에서는 크게 까다롭지 않아서 연습하여 퍼포밍할 가치가 충분한 연출.

 

Dicromastismo

연출) 마술사는 한 개의 초록 공과 한 개의 빨간 공을 통해 집중력, 통찰력, 기억력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두 공의 위치를 바꾸면서 관객의 집중력을 시험하기도 하고, 눈 앞에서 관객의 통찰력을 테스트하기도 하는데, 마지막은 처음에 말했던 내용을 기억하는지 물으며 마무리된다.

 

본 렉처에서 가장 마음에 들던 연출. 연출의 이야기 플롯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관객이 상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현상이 이뤄지거나 관객 눈앞에서 공이 바뀌는 등 신비함을 전달할 포인트가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연출 시작과 끝에 자연스럽게 관객이 공을 모두 확인하게 함으로써 특이한 장치나 기믹 등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뉘양스를 은연중에 전해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그만큼 난이도도 상당히 빡센 연출이다. 우선 기믹공 컨트롤이 상당히 특이하다. 비슷한 원리를 사용하는 방법이 다른 마술분에도 있지만, 컨트롤이 독보적으로 어렵다고 해야하나... 렉처에서는 기믹공에 집중하기 보단 나머지 공들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집중하라고 하지만, 해법상으로 제일 중요한 파트들이 이 부분인지라 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한 만큼 언젠가는 꼭 관객 앞에서 퍼포밍하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중인데 언제쯤 될련지 모르겠네...

 

Classic Always 3 Trick

연출) 마술사는 공 3개를 보여준다. 세개의 공을 하나씩 주머니에 넣어도 신호를 주면 어느새 손에서 세개가 나온다.

 

가장 클래식한 방식의 스펀지 볼 연출. 개스콘은 이 연출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두가지 해법을 제시하고, 이 해법들의 장단점에 대해서 논의한다. 각각 연출과 핸들링의 논리성과 비쥬얼함에서 장단을 가지는데 어떤 방식을 더 선호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연출을 할때 주의해야할 사항들에 대해 언급하던 파트로 기술이 들어가는 순간의 느낌을 지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가 인상적이었다.

 

Traffic Light

연출) 빨간 공, 노란 공, 초록 공으로 하는 루틴. 신호등에 맞춰 그대로 진행하기도 하고, 조심하기도 하면서 공들이 하나씩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온다. 마지막에는 빨간 색에 해당되는 정지만 남게 되고, 모든 공이 사라진다.

(위의 풀 연출 영상 참조)

 

근본적으로는 위의 'Classic Always 3 Trick'과 같은 연출이지만, 서로 다른 색의 공을 사용함으로서 완전히 색다른 연출을 만들어냈다. 노기믹 방식 한가지와 기믹 방식 2가지의 해법을 알려주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믹 버전 연출은 관객이 기믹에 대한 의심을 가지게 될 타이밍이 무조건 발생한다고 생각해서 노기믹 방식이 취향이다. 노기믹 방식도 상당히 쉽기 때문에, 나중에 공연할 일이 생기면 한번쯤 고려해볼듯.

 

1-3+2=0

연출) 수학적으로 1-3+2=0 이 되는 과정을 스펀지 볼로 표현한 연출. 비어있는 왼손에 공을 한개 넣은 후 3개의 공을 꺼내고(?!) 다시 2개의 공을 넣은 뒤 확인하면 왼손이 비어있다.

 

본 렉처에서 가장 충격이었던 연출. 연출 그림 자체도 상당히 충격적이었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본 연출을 떠오르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서 해법을 구성해간 여러 중간 과정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정착하게 된 결과물까지 전체적인 시퀀스가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 특히 비교적 구상하기 쉬운 '1-3' 파트와 비교해서 '+2=0' 파트를 어떻게 깔끔하게 처리했는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생각치도 못한 두 영역의 마술 결합이랄까... 이 방식을 이용하여 다른 연출에도 응용하는 방식을 알려주는데 이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비록 해법이 내 취향은 아니라 연출을 할 일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여러모로 마음에 들던 연출

 

Deja-blue

연출) 3개의 주황색 공과 데자뷰에 관한 연출. 2개의 공을 주머니 속에 넣지만 데자뷰처럼 공이 계속해서 3개로 돌아온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다가 마지막에는 세 개의 공의 색깔이 파란색으로 바뀐다.

 

개스콘이 처음으로 만든 스펀지 볼 루틴. 클래식한 쓰리 볼 트릭의 엔딩이 모든 공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라면, 여기서는 모두 색이 변하는 방식을 통해 연출한다. 위의 'Traffic Light'처럼 기믹버전과 노기믹버전을 모두 설명해주는데, 위의 'Traffic Light'와 다르게 노기믹 버전의 컨트롤이 상당히 신경쓸게 생기는지라 연출할 일이 생긴다면 기믹 버전으로 연출할듯. 참고로 개스콘은 '데자뷰'와 '데자블루'의 발음 유사성을 이용해서 마지막에 파란색으로 색 변화를 시키지만, 아르카나 구성으로는 파란색 대신 다른 색으로 변화를 시켜야하는지라 패터 수정이 필요하다.

 

Bonus Trick

연출 - 보너스 트릭인만큼 생략.

 

동전마술로 자주하는 방식의 연출을 스펀지볼로 바꾼 버전. 아직 이름도 없고, 아이디어성에 그치지는 부분이지만 다른 도구들에는 없는 스펀지볼만의 특성을 잘 활용한 연출이라 재밌던 파트. 다른 스펀지볼 연출들 시작할때 섞어도 무난한듯

 

 

종합 및 총평

 

품질 좋은 도구들과 훌륭한 공연 루틴들이

함께 제공되는 가성비 렉쳐

 

 

간만에 대만족한 렉처였다. 제공되는 스펀지볼의 상태도 아주 훌륭했고, 담긴 루틴들도 대단히 비쥬얼하고 실전성 있는데, 난이도도 크게 어렵지 않아 따라하기도 좋았다. 스펀지볼이 일반적으로 마술에 쓰이는 것들보다 크기가 좀 있긴 하지만, 신축성이 좋아서 다른 클래식 루틴들에 사용하기에도 크게 무리 없는 것도 장점이었다. 

 

절대적인 가격 자체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기존 렉처 + 기믹들을 따로 살때에 비하면 1/3 가격이기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개스콘이 알려주는 스펀지볼마술의 구조와 연출에 대한 팁들은 입문자뿐만 아니라 숙련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작성하는 지금 시점에는 일시적으로 품절인데, 관심있으시니 분들은 다음번 입고시 광클하여 Get하시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