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초보자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두가지 멘트가 있다.
"림프하지 말아라"
"콜드콜하지 말아라"
림프와 콜드콜은 근본적으로 같은 심리에 기반해서 하는 행동이다. 분명 애매하게 좋아보이는 핸드로 아까우니 그냥 폴드는 하기 싫고, 그렇다고 레이즈하기는 너무 약하니까 혹시 아무 카드로나 일단 보드 들어가서 플랍만 보고 죽어야지~하는 것이다.
포커를 조금만 공부해도 림프를 하지 말라는 것은 금방 이해가 간다. 소위 상어책식 설명으로 하면...
- 카드 엣지 : 있을리가 없다. 핸드 세기가 쎄면 벨류를 위해서 레이즈해야 했다.
- 주도권 : 없다. 림프함으로서 주도권을 상실했다.
- 포지션 : 대부분의 경우에 없을 것이다. 언제나 아이솔레잇 레이즈 당할 가능성이 있다.
- 스킬 엣지 : 있다 하더라도 포지션도 주도권이 없는 상태에서 불리한 싸움을 해야한다.
그러나 콜드콜, 정확히는 쓰리벳 콜드콜 금지는 바로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얼리 포지션에서 누군가가 오픈, 컷 오프가 3bet을 했다고 해보자. 당신이 BB 인데 애매하게 강한 핸드, 소위 "88~TT / AQo " 같은 핸드를 들고 있다면 너무나도 콜하고 플랍을 보고 싶을 것이다. 혹시라도 4bet했는데 상대가 올인하면 폴드해야만 하니까, 비교적 싼 가격인 대략 10BB 전후로만 내고 플랍을 보고싶다는 것이다. 소위 '싸게 플랍 보기'의 욕구가 드는 것은 모든 포커플레이어에게 드는 욕망일테니까.
그러나 이는 장기적으로 돈을 버리는 행위이다. 왜 그럴까?
상어책식 설명을 먼저 하면 아래와 같다.
- 카드 엣지 : 없다. 애매하게 있는 엣지, 즉 에퀴티와 플레이어빌리티 사이의 핸드일뿐이다.
- 주도권 : 없다. 콜드콜을 하는 순간 주도권은 상실되었다.
- 포지션 : 림프와 다르게 다행도 있다. 그러나 주도권 없는 상태에서의 포지션은 큰 가치가 없다.
- 스킬 엣지 : 있다 하더라도 주도권이 없는 상태에서 불리한 싸움을 해야한다.
이해가 바로 가지 않는가? 보다 더 직접적으로 설명을 해보겠다.
1. 핸드 레인지가 캡되어 있다.
만약 당신이 AA / KK / AKs 같은 핸드를 들고 있었다면 프리플랍에서 누군가가 3bet을 했다면 반드시 4bet을 했을 것이다. 당신이 콜드콜을 했다는 것은 당신이 이런 핸드를 들고 있지 않음을 의미하고, 이는 당신의 핸드가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음을 광고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향후 포스트플랍에서 당신의 액션에 대해 상대가 플레이하기 쉬워짐은 물론이고, 나아가 당신이 다른 스팟에서 4bet을 하게 된다면 모두가 당신에게 콜하지 않고 AA로만 상대할 것이다. 이는 결국 벨류를 최대로 뽑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포스트 플랍 상황에서도 굉장히 불편하다.
어찌저찌해서 플랍을 보게 된다 하더라도 문제이다. 일반적인 6max 게임이라 치면, 보통 콜드콜하는 위치는 블라인드 자리이다. CO/BTN 이었다면 4bet이나 폴드를 할테니까. 이는 즉 OOP에서 플레이해야함을 말한다. 이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상대의 핸드 레인지를 전혀 알수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보겠다. 당신이 TT을 들고 콜드콜해서 들어왔는데..
1) 플랍에 AKQ 같은 나보다 하이카드가 깔린 상태이다 - 소위 프리플랍 어그레서에게 유리한 보드이다. 내가 체크한다 해도 프리플랍 어그레서가 뱃을 하게 되면 상대 A9s 같은 핸드로 3bet 해서 들어왔을 같은 상황을 배제할 수가 없고, 결국 주도권을 잃을 채 끌려다녀야 한다.
2) 플랍에 나보다 로우 카드들만 깔렸다. ex> 8 7 3 rainbow - 체크레이즈, 혹은 동크를 친다 해도 프리플랍 어그레서가 잼을 치면 플레이할 수가 없다. 3bet한 플레이어가 88 / 66 같은 핸드도 얼마든지 있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게 아니더라도 단순 앞에서 3bet한 플레이어가 나보다 높은 파켓류를 가졌을 확률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즉 결국 포지션을 잃은 상황에서 상대의 핸드레인지에 대한 추측을 전혀 할수 없기때문에 포스트 플랍에서도 너무나도 어려운 싸움을 해야만 한다.
3. 팟스틸을 할수가 없다.
토너에서 조금 더 중요한 내용이긴 하지만, 일반 캐쉬게임에서도 중요한 내용이다. 얼리 오픈 금액 + 다른 사람의 3bet 금액을 스틸할수가 없게 된다. 설사 상대가 콜을 해서 팟스틸이 아니라 포스트플랍으로 가게 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승리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은 덤. 그렇다고 해서 아무 핸드로나 4bet을 하는 것은 미친 짓이지만.
결국 포커는 '나의 마음이 편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보다 '어떻게 해야 상대가 괴로울까?'를 위주로 플레이할때 장기적으로 위닝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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