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포커를 치다보면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지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그들의 대다수는 프리플랍 포지션별 오픈 레인지 정도까지만 공부한 후 특별히 더 공부하지 않는다.
특히 포스트 플랍 이후의 상황은 더더욱 공부하려 하지 않는다.
GTO를 기반으로 한 수많은 서적과 자료들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허상처럼 느껴질 때가 많고, 대다수의 라이브포커 플레이어는 비논리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53o 들고 오삼불고기는 못 죽지~' 하면서 프리플랍 올인 하는 플레이어를 보고 있자면, 더더욱이나 공부보다는 그냥 테이블의 상황에 맞춘 플레이를 하는 감을 기르는 것이 더 좋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행동에 최소한의 논리는 있어야 한다.
뭔가 리버에 맞을거 같아서 콜한다! 라는 식의 행동은, 당신이 딜러와 짜고 치는게 아닌 이상 성공할수 없는 전략이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언제 배팅을 해야하는가'에 대해서 간단하게만 알아보고자 한다. (이하의 내용은 소위 '상어책'이라 부르는 '포커 분석에 대한 현대적 접근'에서 내용을 발췌하였다.)
배팅의 이유는 3가지로 밸류뱃 / 블러프 / 프로텍션 이 그것이다. 이 이유로 우리는 뱃해야 하고, 이 이유가 아닌 이유로는 뱃하면 안된다.
밸류뱃(Value Bet)
말 그대로 강한 핸드로 배팅하는 것이다. 포커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스킬이 바로 이 밸류뱃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포커플레이어들은 이 밸류뱃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는...
1) 충분히 큰 사이즈로 밸류뱃하지 않는다
2) 충분히 넓은 레인지로 밸류뱃하지 않는다
3) 상대가 콜할 인센티브를 줄만큼 평소 블러프치지 않았다.
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밸류뱃해야하는 상황에서 '내가 이길것 같은데, 상대가 폴드하지 않으면 좋겠어...'라는 심정으로 밸류하곤 한다. 혹은 밸류뱃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너무 쉽게 폴드하는 것을 보고 '아... 조금만 작게 칠걸'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 단언컨대 이는 역설적이게도 당신이 블러프를 충분히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리버에서 하프 팟뱃을 했을 때 상대는 3-1 오즈를 제공받게 된다. 즉 상대 입장에서는 25%의 빈도로만 옳은 콜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가 25% 미만의 빈도로 블러프를 치는 중이라면 이것은 너무 적게 블러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시)
Hero 10d10c
Villain QsJs
Board 10s 9h 8c 7s 8d
사실상 넛에 가까운 핸드를 들고 있는 입장에서(8쿼드도 있으니까) 굳이 뱃을 해서 나보다 쎈 핸드만 콜하고 나머지는 죽을텐데 굳이 뱃하지 말고 첵레이즈를 준비하자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굳이 상대가 레이즈 해줄 가능성 등을 고민하면서 체크하는 '어려운 기술'을 쓰기 보단, 그냥 편하게 뱃을 하자.
블러프(Bluff)
위의 밸류뱃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아무것도 없는 핸드이지만 강하게 배팅하여 상대를 폴드시키는 배팅이다.
기본적으로 밸류뱃-블러프는 적절히 밸런싱이 되어야만 한다. 굳이 MDF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적절한 블러프를 섞어서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처음 플랍 쫑난보드부터 특정 핸드임을 주장하며 블러프를 치고 나갈지, 아니면 기다리던 핸드가 마지막에 쫑났을 때 블러프로 돌릴지 등의 구체적인 상황 등에 대해 모두 다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상대의 충분히 강하지 않은 핸드들을 폴드시키기 위해서는 블러프라는 옵션이 반드시 있어야 함을 잊지 말자.
추가로 블러프를 할때는 오히려 큰 사이징을 할수록 쉬워진다는 AKQ 게임의 교훈을 잊지 말자. 쇼다운 밸류가 없는 핸드로 블러프를 칠때엔 상대가 콜해주지 못할만큼의 금액으로 블러프를 쳐야 상대가 적절히 폴드할수 있게 된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만난 사람들은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았다. 블러프를 너무 안치거나, 너무 자주 치거나. 루즈 어그레시브라는 뜻과 블러프가 꼭 일맥상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는 후자의 경우가 더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경험상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29o 같은 핸드로 이구아나~ 이러면서 들어가진 말고...
예시)
Hero 8h7h
Villian 9d8d
Board 10s 9s 4d Kd As
소위 양차 노리다가 쫑난 보드. 상대 역시 충분히 그러한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플랍보다 높게 깔린 턴과 리버의 카드와 함께 리버의 하프팟뱃이 들어가면, 상대입장에서는 이것을 순전히 블러프라고 생각하기는 상대히 어려워진다. 상대 입장에서는 브레이크 이븐이 되기 위해서는 33%로 폴드 해야만 하고, 아무 핸드로나 블러프 하여 수익내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67% 빈도로 방어해야 한다. 그러나 보통 이러한 '사연이 있어보이는 보드'에서의 배팅에 대해 방어하기란 쉽지 않다.(특히나 미들 페어를 가진 입장에서는. 상대가 탑페어 탑키커류 핸드였다면 날아오는 레이즈를 본 후 도망쳐도 늦지 않다.)
프로텍션(Protection)
주로 플랍이나 턴에서 자주 사용하는 프로텍션 뱃. 간단히 말해서 '공짜로 다음 카드를 보게 해주지 말자'는 것이다.
뽀플이나 드로우와 같은 wet한 보드에서 가진 탑페어 카드로 배팅을 한다던가, 바텀 셋으로 c-bet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말한다. 물론 끝까지 가도 뒤집히지 않을수도 있다. 그런데 뒤집히지 않을거라면 굳이 공짜로 카드를 보여줄 필요가 있겠는가?
다행히 이 부분은 의외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잘 하고 있는 파트라고 생각한다. 보통은 프로텍션의 느낌보다는 씬 밸류뱃의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사실 씬 밸류뱃이 나오지 않으면서 프로텍션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므로(Thick했으면 그냥 밸류뱃이고, 아예 없다면 블러프니까) 굳이 차이를 두고 구분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예시)
Hero 3h3c
Villian QhJh
Board 8c2s2d
포지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Hero 가 오픈하고 Villian이 콜한 상태였다면 여기서 히어로는 상대가 A하이 같은 핸드로 첵-콜 / 에어들로 첵-폴드할 것이라 예상하며 c-bet할수 있다. 상대가 하이 페어 카드들로 굳이 flat해서 나를 낚으려 하면 어떡하지라던가, 8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은 접어두어도 된다.
정리
아주아주 간단한 정리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 왜 Bet을 해야하는가? 에 대해 알아보았다.
당연히 같은 밸류뱃이라 하더라도 밸류뱃을 몇개의 스트릿에서 해야하는가, 딜레이 밸류뱃을 언제 해야 하는가, OOP에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등 굉장히 다양한 상황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포커 전문 서적 / 자료 및 경험에서 얻어야 하는 것들이기에 여기서 일일히 기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핵심은 꼭 잊지 말자.
우리는 밸류로 뱃하고, 블러프로 뱃하며, 프로텍션으로 뱃해야 한다.
오직 이 세가지 이유가 있고, 이 이유를 제외한 상황이라면 체크하는 것이 항상 옳은 플레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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