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피터 터너의 레거시 컬렉션 3권은 '흐릿한 현실' 편은 소위 '듀얼 리얼리티(Dual reality)'라고 하는 주제에 대해서 다룬다.
듀얼 리얼리티는 관객 중 특정인물(주로 참여자)가 된 사람과 다른 사람들이 겪는 마술의 현상이 다르거나,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관객이 겪는 일이 다른 현상을 뜻하는 멘탈리즘 용어이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재밌는 주제라고 생각은 하지만, 주로 '대규모 스테이지 퍼포밍 + 관객다수가 서로 모르는 사이인 상태'에서 하는 프로마술사들과 다르게 '소규모 클러즈업 퍼포밍 + 관객들이 주로 지인들'인 아마추어 마술사라면 마술이 끝난 후 관객끼리 서로 대화를 하면서 해법이 들통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에 그다지 선호하는 방식의 연출은 아니다.
본 책에서 소개하는 연출들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듀얼 리얼리티'에 가깝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해법적인 측면에서 해당 원리들이 일부 사용된 3가지 연출이 포함되어 있다.
(언제나 그렇듯, 자세한 설명이 해법 유추로 연결된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두루뭉실하게 약술만 하겠다.)
1. The Book of the Fallen : Version 1
연출 :
관객1이 노트에 단어 하나 적고, 그것을 포스트잇으로 덮어서 관객2가 못보게 한다
관객 2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관객 3은 두 단어를 둘다 보고 그중 하나를 생각한다.
마술사는 해당 단어를 맞춰낸다
나름 재밌는 연출이지만, 준비할 것도 많고 연출 세부 핸들링이 조금 지저분하다고 느껴진다.
다만 '관객이 생각한 단어 등을 바로 맞추기' 보다 '관객 여러명이 생각한 단어 중 하나를 다른 관객이 고르고, 이 최종 결과물을 맞추기'라는, 약간은 복잡하지만 현상적으로는 더욱 큰 신비감을 보여주는 연출구성은 해법이 드러나는 것을 상당히 잘 막아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굳이 이것을 이렇게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던 연출.
2. The Book of the Fallen : Version 2
연출 :
서로 다른 관객이 각자 하나씩의 단어를 적는다.
관객 3은 이 단어 중 하나를 생각하고, 그것에서 출발해서 아예 다른 결과물을 생각해낸다.
마술사는 그 단어를 맞출 수 있다.
위의 version 1보다는 훨씬 더 마음에 들던 연출.
서론에도 언급하였지만 아마추어 퍼포밍을 하는 내게 있어서 이런 '듀얼 리얼리티'류 연출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연출이 끝난 후 관객들이 대화하면서 해법이 유추될수 있다는 것인데, 중간에 하나의 스탭을 더함으로서 그 해법 유추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인상적이었다.(물론 관객이 전부 지인이면 여전히 해법유추는 가능해질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꽤 좋아하는 연출이며, 실제 퍼포밍해보면 반응이 신선해서 재밌는게 특징.
3. Trust your Instincts
연출 :
(관객에게 빌린덱을 사용한다)
관객은 자신의 직감에 따라 여러단계를 거쳐 카드 한장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이 관객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숫자 하나를 말한다.
관객의 카드는 관객이 생각한 숫자번재에 위치한다.
이전에 리뷰한 적 있는 피터 터너의 프리폼 멘탈리즘에도 나오는 연출로, 피터 터너식 아칸의 해법적 접근이다.
한가지 추가된 점은 '관객에게 빌린 덱'을 사용한다는 점인데 사실 이건 현실성이 전혀 없고(피터 터너 아니면..) 내가 퍼포밍하는 대상들이 주로 카드를 들고다니지 않기에 이렇게는 해본적도 없고 해볼일도 없다.
예전 프리폼 리뷰때는 '해보니 정말로 된다!'라고 했지만, 실제로 더욱 많이 퍼포밍해볼수록 내가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연출이란 생각이 든다. 관객에게 해법이 들통나지 않게 잘할 자신이 없다고 해야하나..? 신기하긴 한데 흐음...
c.f) 이전에 리뷰한 프리폼 멘탈리즘 링크 첨부한다.
https://reviewmasterworld.tistory.com/57
4. 종합 및 총평
정리하면 '관객이 실제 현실을 지각하지 못하게 하는 법에 대한 루틴 소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듀얼 리얼리티에 관한 책이라고 하기엔 담긴 루틴들의 핵심 기법이 영... 아니기도 하고, 터너가 말하는 관객이 느끼는 것과 실제 일어나는 현상의 차이는 듀얼 리얼리티라는 말을 쓰지 않더라도 이미 많은 마술들에서 사용중이기 때문이다.
(피터 터너식이라면 앰비셔스 카드 루틴에서 틸트/더블리프트 모두 다 듀얼 리얼리티라고 해야하는데.. 보통은 이렇게 용어를 쓰진 않으니까..)
전반적인 책의 설명 및 디테일, 컨빈서와 미스디렉션의 설계는 좋았지만 신박한 듀얼 리얼리티 루틴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했을 책자. 다만 그것과 논외로 2번 루틴은 비슷한 해법이나 현상을 보여주던 루틴들 중 독특한 터치가 가미되어 있어 건질 것이 있었다.
c.f) 이전에 리뷰한 PH의 멘탈리즘 서적인 하울링의 루틴 중 하나인 'Subliminal'이 오히려 이런면에서는 듀얼리얼리티를 잘 보여주는 루틴이다. 이전 리뷰때는 실전에서 약간 애매하다고 평하긴 했고 여전히 퍼포밍할때에도 스스로 긴가민가하면서 하지만, 반응들은 참 좋은 루틴이니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보길 권하며 링크 첨부한다.
https://reviewmasterworld.tistory.com/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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