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마술사 PH Daddy Son 이 쓴 책인 'Black Bird'(이하 블랙버드) 리뷰이다. 약 30페이지 가량의 분량에 총 3가지의 카드마술이 담겨있는 책이며, 그의 다른 책들처럼 QR 코드를 통한 페이스북 비밀 그룹 접속이 가능하다.
이 책이 다른 그의 작품들과 차별되는 몇가지 포인트들이 있다.
우선 필리아 시리즈, 가위에 찔린 남자, 1023, 하울링 등의 책과는 다르게 특정 시점 이후로 아예 판매를 하고 있지 않아 현재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다. (2022년 1월경 이후로 판매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본인이 아닌 Daddy Son이라는 미래에서 온 인물컨셉을 이용한다. 이와 더불어 수록된 마술들이 상당히 난해하며, 약간은 실험적이기까지 한 내용이 담겨있다.
위의 세가지 점들이 합해지다보니 이 책에 관한 뭔가 정체불명의 환상들이 생기는 것 같다. 엄청난 비밀이 담겨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고, 중고시장에 나왔다 하면 프리미엄을 붙여서 파는 것도 그러한 환상으로 인한 여파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이러한 것들이 맞을까? 한번 알아보자
* 책 자체에 서론이 없는만큼 바로 연출로 들어가겠다. 언제나처럼 연출의 자세한 기술이 해법 유추가 가능할 경우에는 약술하도록 하겠다.
1. Decoy
연출 :
일반적인 마술은 관객이 카드 한장을 고르고 이를 마술사가 맞추는 식으로 진행되는 점을 설명한다.
이번에는 관객이 카드덱을 가지고 옆방으로 이동하여 카드를 한장 본 후 기억한 후 방으로 돌아온다.
(중간에 카드가 잘 섞이지 않은 것 같으면 자유롭게 섞어도 된다)
마술사는 (여러과정을 통해) 관객이 기억한 카드를 맞출 수 있다.
원 연출의 상당 부분이 해법과 직결되기 때문에 생략한 부분이 많아 위의 내용만 읽고는 어떤 식의 연출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관객입장에서는 '내가 카드를 고르거나 섞는 것을 마술사가 아예 못봤는데도 맞췄어!' 라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 고안된 연출느낌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관객이 옆방으로 이동해서 섞고 와도 맞출 수 있다는 연출의 느낌'을 만든 점은 인상적이었다. 핵심 기법으로는 PH가 애정하는 멘탈리즘 기법이 사용된다. (풀연출을 보면 아마 바로 해법을 알아맞추는 마술사들도 꽤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 기법 특성상 조금만 눈치가 빠른 관객이라면 백트래킹하기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며, 특히나 원안에 비해 이 연출에서 사용하는 특정 방법은 그 백트래킹이 더더욱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성공만 한다면 관객입장에서는 기적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술이지만, 막상 관객들에게 시연해보면 애매모호한 반응을 얻기도 쉬운 연출이라 생각한다.
(물론 내 연출능력 부족일수도 있다. 다만 난 관객들이 모든 것을 알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바보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2. Imaginary Card
연출 :
관객 2명이 등장한다. 관객 1은 상상의 덱을 마음대로 섞고 한장씩 허공에서 카드를 내려놓는다.
관객 2는 해당 카드들이 어떤 카드로 보이는지 하나씩 천천히 말한다.
관객 1은 그중에서 하나를 고른다.
마술사는 관객1이 고른 카드를 맞출 수 있다.
연출과 제목만 봐도 특정 마술사의 특정 기법이 떠오를텐데, 그 기법이 맞다.
다만 원래의 연출이 보다 볼드한 기법이었다면 여기서는 나름의 과정을 통해서 좀더 당위성을 가지도록 바꾼게 포인트.
해법은 상당히 간단하지만 실전에서 헷갈리지 않고 제대로 하려면 연습이 상당히 필요한데, 한번 성공하면 관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분위기가 조금 정갈한 상태라면 시도해봄직한 재밌는 연출.
3. Paper Prediction
연출 :
마술사는 종이에 미리 예언을 적어둔다.
관객은 덱을 자유롭게 섞고, 카드를 한장 고른다.
마술사는 예언을 공개하는데, 해당 카드 뿐만 아닌 다른 정보들까지 모두 맞춘다.
흔한 예언류 마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예언이 상당히 재미있다. 자세한 예언을 모두 밝히기는 그렇지만 대략 '당신은 3클로버와 9하트 사이에 있는 6스페이드를 고릅니다' 등의 예언으로 되어 있어서 처음에 연출 설명만 보고 이게 대체 뭐지? 싶었음.
해법에 필요한 기술은 크게 어렵지는 않으며, 마술인 관객만 아니라면 이에 대해서 눈치챌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들어가기 위한 당위성의 세팅도 (PH답지 않게) 치밀한 편이었던 것도 인상적인 점. 다만 예언 중 일부(위에 적지 않은 나머지)는 심히 작위적이며, 실제로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무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 그룹에서도 해당 내용에 관해서 어려 토론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이 부분을 책에 실린 그대로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빼고 연출한다.(그럼에도 여전히 효과적이다)
4. 종합 및 총평
한줄로 요약하면, '간단한 기술들로 구현해낸 미래적인 연출에 대한 시도'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손기술로 하는 마술들에서 탈피해서 미래지향적(이라기엔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하던 마술 스타일이지만)인 연출을 만드려한 시도는 PH 팬에게는 신박할수 있으나, 분명한건 많은 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상상하던 아주 특별한 비밀이나 기법은 없을 것이란 것이다. 해법에 등장하는 여러 기법들도 사실 멘탈리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새로울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반대로 카드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해법만 보고 실망했을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PH의 장기는 이런 멘탈분야가 아닌 손기술류라고 생각하고, 그의 팬들 역시 이런 류를 좋아한다 생각하기 때문에 이전의 가찔남이나 다이얼로그2 샌드위치 기술 등을 배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특히나 굳이 프리미엄 붙여서 살것까진 없단 생각)
총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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