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4년 05월 05일 관람한 문엔트리 박민호 마술사의 공연, '상상의 조각' 관람 후기이다.
문엔트리는 마술공연을 전문으로 하는 마술회사로, 마술공연뿐만 아니라 마술레슨도 같이 진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마술계의 독보적인 위치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내가 이번에 관람한 박민호 마술사의 '상상의 조각'은 문엔트리의 대표인 박민호 마술사의 시그니처 공연으로, 2023년 3월 시작한 이래 인기와 좋은 평점을 받고 있는 공연이다. 오늘은 2024년의 첫번째 공연의 첫번째 순서였기에, 더더욱 많은 기대를 하면서 관람을 했다.
마술공연
내가 오늘 관람한 '상상의 조각' 공연은 총 관객 6명이 참여하는 소규모 클로즈업 공연으로, 약 1시간 30분동안 진행되었으며 45분을 기준으로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었다.
모두 '상상'과 연관하여 내용이 적힌 두루마리를 관객이 하나씩 뽑고 그에 맞춰 '상상'에 대한 박민호 마술사님의 생각과 의견을 얘기한 후 이에 맞춘 컨셉을 보여주는 마술을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한개의 테마가 끝날 때마다 잠깐씩 마술사님이 퇴장-재등장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마치 스탠딩 토크쇼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 것도 인상적. 거리가 가까운만큼 스테이지류가 아닌 클로즈업-팔러 위주의 마술로 구성되어 있었고, 카드/동전/스펀지볼 같은 전통적인 마술부류부터 메탈밴딩/마스터 프레딕션 류 같은 멘탈리즘 마술까지 다양한 구성을 보여주었다. 대부분의 마술은 해당 주제와 관련하여 상당히 자연스러운 내용과 전개가 이루어졌기에 몰입이 잘 됬지만, 몇몇 마술에서는 약간은 억지스러운듯한 연결(소위 '어느 비오는 날 만난 전설적인 타짜' 같은 이야기류)는 아쉬움이 남았다.(이건 이 마술을 내가 이미 알았기 때문일지도)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마술에서 관객의 참여가 중요했고, 관객과의 소통이 강조되었기에 다른 공연예술과 달리 마술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인 '관객과의 소통'이 더욱 잘 드러난 공연이었다. 특이하게도 공연 중 사진을 찍는 것이 자유로웠다. 보통은 해법 유출때문이라도 사진촬영은 금하는데 인상적이던 포인트. 다만 정작 공연에 들어가면 집중하느라 사진찍을 타이밍이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후기
"해법을 아는 사람이 마술 공연을 봐도 재밌을까?"
"네, 물론입니다!"
소감은 한 마디로 '담백하게 잘 연출된 국밥집의 든든함'이라고 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오늘 공연이 나에게 있어서 어떠한 마술적 영감이나 특별함을 주었느냐고 물어보면, 솔직하게는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마술을 공부하면 할수록 해법을 많이 아는 것은 어쩔수 없고 , 특히나 이런 소규모급에서 이뤄지는 마술류는 특히나 마술사에게는 더 어필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나는 오늘 이루어진 모든 연출의 해법을 다 알뿐만 아니라, 실제로 대부분의 연출 시연도 가능한(일부는 세팅을 해야겠지만) 정도이기 때문에 '새로움'을 느꼈다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꽤나 즐거운 시간을 즐기고 나름의 성과를 얻어갔다.
결코 마술은 해법이 전부가 아니며, 연출과 디렉팅이 해법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적재적소에 사용되는 조명의 효과와 음악, 적절한 제스처와 패터를 통한 미스디렉션 등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다양한 소재의 사용과 더불어 나름의 베리에이션이 들어간 연출의 디테일들은 마술을 아는 사람이 봐도 얻어갈 것이 충분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물론 마술을 모르는 이가 봤다면 정말 환상의 90분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공연자가 준비한 것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공연이 아닌, 서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공연이었기에 이런 류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 많은 행복과 놀라움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마술의 핵심과 본질은 '관객에게 기적과 같은 행복감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어른이 된 나에게 주어진 동심의 어린이날 선물 같아서 좋았던 공연.
6월에 예정된 컬러라이즈 공연과 이매진 공연도 이미 예매해두었는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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