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프랑스의 마술사이자 FISM 위너, 그리고 마킹덱 관련하여 유명한 권위자인 보리스 와일드의 베리에이션즈 리뷰이다. 2021년 발간된 비교적 최근 서적이며, 2022년 루카스크래프트 퍼블리케이션에서 번역하여 현재 3만원의 가격에 판매중이다. 기존의 7가지 마술에 대해 보리스 와일드만의 방식으로 변형한 방식(베리에이션)을 소개하는 책이다.
리뷰 전에 앞서 한가지 언급하면, 책의 공식 목차에도 실려있듯 이 책에서는 'Cull'이라는 기술이 꽤나 자주 사용된다. 컬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방식은 (가장 흔한 방식인) 호프진저 스프레드 컬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관해 간략한 방법을 알려준다. 다만, 컬 자체를 이 교재를 통해서 배우는 것은 내용이 다소 부실하다고 느끼기 쉽고, 카드마술의 초급자와 중급자를 가르는 기술인만큼 컬은 다른 곳에서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 컬 관련하여 국내 렉처는 렉처노트의 이인호씨가 발매한 'Cull' / 아르카나의 김슬기마술사가 발매한 '언더스프레드 컬' 정도가 있고 영어까지 포함한다면 그 유명한 로드러너컬이 있다. 추후 이에 관해 리뷰할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컬만큼은 그냥 바로 로드러너컬을 구매하여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이인호씨의 컬 렉처도 디테일이 뛰어나고 다른 렉처들에서 놓치는 몇 포인트 들에 대해서 잘 짚고 있지만, 컬의 입문자가 흔히 겪을만한 기초 디테일에 대해서는 오히려 놓치고 있는 점들이 몇 있다고 느낀게 있기에 로드러너컬을 강추한다.
++) 이책의 모든 루틴은 기본적으론 노말덱(적어도 마킹덱은 아닌)으로 진행 가능하다. 다만 저자가 저자인만큼 보리스와일드 마킹덱을 활용시 편의점등이 분명 있으며, 심지어 해당덱을 사용할 경우의 팁들도 여럿 적어놓았다. 보리스 와일드에게 스며든건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사용해본 마킹덱 중 (DMC, 펭귄, 어너, 필트레, 비하이브, 녹덱 등등 7-8종 이상) 보리스와일드 마킹덱이 정말 실전에서 편리할때가 많았어서 여유가 있다면 한번쯤 구매 고려 추천한다.
1. Zoom 9
연출 : 마술사는 관객과 덱으로부터 뒤돌아 있다. 관객은 덱에서 여러장의 카드를 자유롭게 꺼내고 섞은 후 한장의 카드를 선택한다. 그 후 마술사는 관객에게 질문을 하고(좋아하는 동물이 무엇입니까? 라던가) 관객은 그에 맞게 카드를 내려놓으면서 덱을 섞는다. 이 과정을 몇번 반복한 후, 마술사는 관객을 향해 돌고(덱의 앞면은 보지 않는다) 관객이 선택한 카드를 맞춘다.
연출만 봐도 알겠지만, 스펠링 트릭의 일종이며 원안은 짐 스타인마이어의 '나인 카드 프라블럼'이다. 스펠링 트릭들은 한국어로 변환만 잘한다면 언제나 효과가 있지만, 원리가 원리인만큼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한다.(물론 관객들의 반응은 대부분 좋지만 오히려 너무 말도 안되는 것 같아서 숨은 수학적 원리 등을 역산하기도 한다) 비대면으로(소위 zoom으로) 할수 있는 마술인 것은 깨알 장점
2. ARCAAN
연출 : 관객이 덱을 자유롭게 섞는다. 마술사는 관객의 카드를 마지막에 찾는거보다 처음에 찾는게 어렵다고 한후 덱을 펼쳐 찾아보기도 하고, 그냥 컷한 위치에서 랜덤하게 나오기를 기도하기도 하고, 아무렇게나 부른 숫자에서 나오기를 바라기도 한다고 하지만 다 실패한다. 그 후 마술사는 보이지 않는 카드를 찾아 덱에 뒤집어 꽂고, 신호를 주면 덱에서 관객이 말한 숫자번째에 해당 카드가 뒤집혀서 나타난다.
관객이 말한 숫자번째에서 관객의 카드가 뒤집혀 나오는, 'Any Reversed Card At Any Number'이다.존 캐리 마술사의 'Illogicial Invisible Countdown'이 원안인 마술이며, 소위 아칸 + 인비져블덱 의 효과를 합친듯한 마술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이렇게 실패한척하다가 성공하는 류의 마술에 대해서는 반감이 있는데, 특히나 이 마술의 경우 호흡이 길어서 반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하나의 액트 중 중간에 넣으려면 넣을 순 있겠지만, 실전에서 해본적은 없는 마술.
3. Any Ambitious Card At Any Number
연출 : 관객이 섞은 덱에서 관객은 하나의 카드를 고른다.관객의 카드를 덱 중간에 넣은후, 관객은 자유롭게 숫자를 말한다.(중간에 넣은 대략적인 위치와 전혀 상관 없는 숫자를 말해도 된다) 관객이 말한 숫자번째에서 관객이 고른 카드가 나온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칸과 엠비셔스 카드를 합친 루틴이다. 관객이 고른 카드를 관객이 말한 위치로 이동시키는 연출로, 존 캐리의 'Sticking up for Larry' 라는 연출에 영감을 얻은 마술이다. 굉장히 재밌는 무브가 하나 들어가는데, '이게 실전에서 된다고?'싶은 류의 무브라서 여러번 해봤는데 의외로 들킨적은 한번도 없어서 꽤 인상적이었다. 실전에서 연출해볼때엔 마치 엘리베이터를 타고 카드가 원하는 층에서 내리듯 연출을 하긴 했지만, 굳이 아칸+엠비셔스를 이렇게 섞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 마술. 나에겐 클래식한 엠비셔스가 오히려 더 취향인것 같다.
4. Predicolor
연출 : 마술사는 미리 봉투를 하나 공개하여 테이블에 내려둔다. 카드케이스에서 카드를 꺼낸 후, 간단하게 섞고, 관객이 원하는 숫자번째의 카드를 페이스업으로 고른다. 봉투속의 카드를 꺼내보면 '관객의 카드'라고 적혀 있어서 다들 허탈해하지만, 카드의 뒷면을 보면 서로 일치하고, 나머지 카드들은 전부 뒷면이 다 다른색이다.(레인보우덱)
레인보우덱을 활용했지만, 그냥 다 블루백에 관객의 카드만 레드백을 사용해도 전혀 문제 없다. 책에서는 일부 세팅이 필요한 방식을 제시하고, 이에 걸맞는 엄청난 디테일과 서틀티를 제시하고 있어 꽤나 인상적이었다. 세팅된 환경에서 마술을 한다면 가끔 해보는데, 기술적으로 삑나거나 플래시 날만한 점들이 분명 있음에도 잘 짜여진 디테일이 모두 커버를 해주는 마술. 마지막 반전으로 블랭크 카드에 관객의 카드!라고 적힌거보단 52장이 모두 그려진 덱(인비져블 키커 등에 들어있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5. InvisiQuiz
연출 : 관객은 덱을 잘 섞는다. 관객은 자유롭게 카드를 골라서 덱 중간에 넣고 마술사는 덱을 섞는다. 그 후 관객에게 몇가지 질문 후 그 답변에 맞게 카드를 내려놓으면서 카드를 한장씩 페이스 다운으로 빼낸다.(ex> 아이스크림 무슨 맛 좋아하세요? 사랑에빠진딸기(7글자) > 위에서 7장째의 카드를 따로 빼는식) 이렇게 빼낸 여러장의 카드를 모은 후 그 중 한장을 투명하게 하여 관객에게 건내준 후, 관객이 그 투명 카드를 마술사에게 보여주면 마술사는 그 카드를 맞춘다. 그 후 신호를 주면 빼낸 카드 중 관객이 실제로 고른 카드만 뒷면으로 나타난다.
정확한 연출을 서술하기 애매하여 두루뭉실하게 적었지만, 여러번의 반전과 킥이 있는 연출이다. 원안은 역시 존 캐리의 'Invisicard'이며, 이 마술의 연출 중 핵심은, 마술 진행 중에 마술사는 단 한번도 관객의 카드를 앞면으로 본적이 없는데 관객의 카드를 '맞춰낸다'는 것이다. 카드 마술들을 하다보면 여러 컨트롤 등에 의해 관객의 카드가 맨 마지막에 등장하긴 하지만, 정작 그 시점까지도 관객의 카드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마술에서는 그것을 맞추는 한가지 꽤나 묘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스펠링 트릭이 사용되긴 하지만 핵심이 아니란 것도 재밌는 점. 연출상 처음 하는 질문은 고정되어 있는데 (원한다면) 패터를 바꾸기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지만 오히려 그대로 이책에 실린 그대로 진행하는 것도 꽤나 효과가 좋은 것 같다.
6. Impossible Double Divination
연출 : 잘 섞인 덱을 보여주고 마술사는 뒤로 돌아선다. 관객 1과 2가 덱을 절반씩 나눠가지고, 그 안에서 각자 카드를 선택한다. 그후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카드를 섞지만, 마술사는 두 카드가 무엇인지 알아낸다.
연출만 보면 분명 어마무시한 연출이다. 다만, 일부 세팅이 필요한데 이 세팅이 약간은 복잡하고 관객이 은근 알아채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류 마술 중에서는 이전에 리뷰한 아르카나 '썸띵 어메이즈 인사이드'에 실린 'Beyond the Posslbe'이 여러모로 안전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마술이라고 생각한다.
7. Color Changing Chicago
연출 : 마술사는 레드백 덱을 앞면으로 스프레드하여 카드를 보여준다. 관객에게 한장의 카드를 말하게 하고(7하트라 가정하자) 확인해보면 그 카드의 뒷면만 블루백이다. 이카드를 따로 빼서 페이스다운으로 둔 뒤 덱을 잘 섞고, 맨 위의 카드를 보여준다(A스페이드라 치자) 이 카드로 기존에 빼둔 7하트를 다시 뒤집어주면 테이블에 있던 블루백 카드가 A스페이드고, 손에 들고있던 카드가 7하트이다. 다시 덱 안에 레드백 7하트를 넣고, 덱 맨 위에 블루백 A스페이드를 놓은 후 잠시 기다리면 A스페이드는 뒷면이 다시 빨간색이 되는데 나머지 카드가 전부 블루백이 된다. 다시 신호를 주면 이젠 모든 카드가 원래대로 레드백이 된다.
이름과 연출에서 알 수 있듯, 시카고 오프너(레드 핫 마마)와 컬러 체인징 덱의 조합이다. 색깔이 변한다는 현상이 굉장히 여러번 나타나기 때문에 약간은 혼란스러울수도 있지만, 효과 자체는 엄청나고 마법같은 것은 분명하다. 다만 (연출에서 알수 있겠지만서도) 세팅과 준비가 꽤나 빡세게 들어가고, 기술도 상당히 여러번 들어가기에 가볍게 보여주기엔 전혀 적합하지 않은 마술이라 실전에서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8. Technique : The 'Cull'
리뷰 처음에도 언급한것처럼, 호프진저 스프레드 컬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보리스와일드식 방법을 알려준다. 사진이 여러장 첨부되어 있긴 하나, 컬이란 기술은 최소 영상자료가 있어서 제대로 감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역자도 컬은 다른 렉처에서 배우길 권고한다) 이정도만 있다는 것을 알고 넘어가자.
9. 종합 및 총평
이렇게 이번 리뷰도 마무리되었다. 한마디로, '보리스와일드'스러운 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 리뷰한 '클래식 곤 와일드'에서도 그랬지만, 보리스 와일드는 자신만의 능청스러움과 테크닉을 활용하여 기존에 알려진 마술들을 자신의 스타일로 변형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마술사이다. 그 과정에서 소위 여러 기믹들이나 세팅이 다소 활용되기도 하지만, 스테이지에서의 '연출효과'만을 가지고 본다면 관객 입장에서는 마술 아닌 마법 같은 경험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리뷰를 작성하는 본인이나 이 리뷰를 볼 대부분의 사람은 프로마술사라기보단 아마추어마술사들일 것이기 때문에, 신박한 연출이나 원리, 기술등을 기대하였다면 아쉬움이 남는 렉처라고 생각된다. 3만원이라는, 요즘 렉처시장에서는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여러 마술을 얻어간다고 생각하면 나쁘진 않지만, 정작 나는 이 렉처에서 'InvisiQuiz' 를 제외하면 연출하지 않는 것도 개인적으론 아쉬운점.
총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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