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준혁 마술사 멤버쉽 52 - 열두 번째 달 'Systemized 4 of A Kind'

2026. 6. 25. 11:09·마술/마술강의 및 서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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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엄준혁 마술사의 멤버쉽 컨텐츠 <52>의 컨텐츠 리뷰이다.

 

‘52’는 구독 형태로 제공되는 카드 마술 강의 컨텐츠로, 구독료 24,000원에 매달 6개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5일에 한 개씩 공개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카드 마술에 필요한 기초 동작 / 핵심 기술 / 실용적인 루틴 연출 / 연출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 및 핸들링에 대한 팁 / 추가적인 아이디어와 변형 및 교훈 / 통찰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은 누적되는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결제 시점 기준 첫 영상부터 가장 최근 영상까지 모두 볼 수 있다. 다만 강의 특성상 앞에서 설명한 내용이나 기술을 후반부에서 다시 언급할 경우에는 짧게 정리하는 식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순차적으로 보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번에 리뷰할 내용은 열두 번째 달 제공 컨텐츠로, 스프링 / 폴스 트리플 스윙 컷 기술과 ‘Systemized 4 of a kind’ 연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초 동작 및 기술

 

이번 달의 기본 동작과 기술에서는 'Spring'과 'False Triple Swing Cut'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카드 스프링'은 가장 기본적인 플러리시 동작 중 하나다. 카드 마술에서 화려한 플러리시에 대한 선호도는 마술사마다 크게 갈린다. 어떤 마술사는 자신의 손기술과 시각적 임팩트를 강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반면, 어떤 마술사는 지나치게 화려한 기술이 이후에 펼쳐질 현상을 가리거나 관객으로 하여금 '어쨌든 마술사가 손기술로 뭔가 했겠지'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오히려 신비감을 떨어뜨린다고 보기도 한다. 엄준혁 마술사는 이러한 관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과연 어떤 기술이 '좋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견해를 제시한다. 더불어 스프링 자체는 비교적 배우기 쉬운 기술이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생각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아이코닉한 동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핸들링 강의에서는 일반적인 핸들링과 손끝에서 쏘아 보내는 형태의 핸들링 두 가지를 설명하며, 스프링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손 모양과 적절한 손 사이의 거리, 그리고 관객이 스프링에 반응했을 때 마술사가 어떤 리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폴스 트리플 스윙 컷은 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폴스 컷 중 하나다. 실제 트리플 스윙 컷과 거의 동일한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특유의 리듬만 잘 유지한다면 관객이 집중해서 지켜보더라도 패킷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기술이다. 엄준혁 마술사는 이 기술이 모방하는 노멀 동작과 실제 기술 동작 사이의 차이가 언제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 차이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포인트를 설명한다. 또한 전체 덱의 순서를 유지하는 상황뿐만 아니라 특정 구간만 유지하면 되는 경우에는 어떤 방식으로 다른 셔플이나 폴스 컷과 조합하여 활용할 수 있는지, 그만의 운용 방식도 함께 소개한다.

 

 

메인 연출 - Systemized 4 Of A Kind

 

(연출이 공개되어 있지 않기에 자세한 기술은 해법 노출의 여지가 있어 최대한 비마술인 관객 입장에서 느껴지는 인상 위주로 기술한다.)

 

연출) 관객이 덱을 완전히 섞고 시작한다. 마술사는 섞인 덱에서 4장의 에이스를 찾는 고전적인 마술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번에는 에이스 대신 관객이 고른 카드와 같은 값을 가진 나머지 3장을 찾는 마술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 덱을 섞다가 멈춘 위치, 카드를 자유롭게 내려놓다가 멈춘 위치, 섞은 후 마무리 컷한 위치 등에서 관객의 카드와 값이 같은 카드를 찾아내어 포 오브 어 카인드를 완성한다.

 

지난달에 이어 관객이 직접 섞은 덱으로 진행하는 포 오브 어 카인드 루틴으로, 엄준혁 마술사의 첫 번째 렉처인 '파워 플레이'에 수록되었던 루틴을 변형한 버전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루틴은 에이스 4장을 찾아내는 형태로 진행되지만, 이 루틴에서는 관객이 선택한 카드 한 장을 확인한 뒤 그 카드와 같은 값을 가진 나머지 3장을 찾아낸다. 엄밀히 말하면 '에이스 4장을 찾겠다'고 선언한 후 에이스를 찾아내는 것과, 관객이 선택한 카드의 나머지 짝을 찾아내는 것은 서로 다른 효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관객 입장에서는 그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며, 오히려 후자의 방식이 더 어려운 일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해법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루틴이다. 정말 말 그대로 완전히 섞인 덱에서 시작하여, 제목에 붙은 것처럼 시스템화된 일련의 절차를 체계적으로 수행해 결과에 도달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유형의 해법은 보통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중간에 기억해야 할 내용이 많아 초심자는 물론 숙련자조차 실수를 하기 쉽다. 그러나 엄준혁 마술사는 이를 상당히 최적화하여, 대부분의 상황에서 비슷한 형태의 알고리즘을 따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손기술적인 난이도 역시 높지 않으며, 카드 마술 입문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기술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일부 암기해야 할 내용이 있어 곧바로 실전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체계에 익숙해지고 나면 오히려 복잡한 손기술을 요구하는 루틴들보다 수행 난이도가 낮게 느껴질 수도 있다.

 

관객이 직접 섞은 덱으로 진행되며, 관객이 선택한 카드의 숫자를 활용해 포 오브 어 카인드를 완성한다는 점에서 지난달에 소개된 'Attention Deficit Disorder'와 비교할 만한 요소가 많은 루틴인데, 개인적으로는 해법뿐만 아니라 연출적인 측면에서도 이번 루틴이 더 마음에 들었다. 카드가 다른 카드들을 뚫고 위로 올라오는 느낌의 지난 달 연출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번달 루틴의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가 내가 선호하는 마술의 형태에 보다 더 가까웠기에 만족도가 높았던 작품이다.

 

 

추가적인 아이디어들과 통찰

 

이번 '더 나아가기' 파트에서는 소위 메모리 테크닉이라 불리는 정보 암기 방법, 기본 연출에 추가할 수 있는 몇 가지 핸들링 요소, 그리고 루틴의 대체 핸들링에 대해 다룬다.

 

메모리 테크닉 파트에서는 무언가를 외울 때 머릿속으로만 되뇌는 것보다 입 밖으로 소리 내어 읽으며 암기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본 원리를 카드마술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매우 단순하지만 상당히 대담한 방식으로,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는 "이게 정말 된다고?" 싶었지만 직접 연습해 보니 전혀 이질감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놀라웠던 부분이었다.

 

추가 핸들링 파트에서는 더블 리프트와 팁 오버 스위치를 기존 루틴에 접목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전체적인 구조나 흐름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루틴의 분위기와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조미료가 더해진 듯한 인상을 받아 꽤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기존과 다른 연출 흐름을 가진 대체 핸들링을 소개한다. 앞선 설명에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원래의 루틴은 약간 능청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마술이 시작된 줄도 모르게 끝나 버리는 듯한 매력이 있었다. 물론 그것도 충분히 매력적인 접근이지만, 여기서는 보다 정석적인 형태인 '카드를 찾겠다고 선언한 뒤 실제로 찾아내는' 방식의 연출을 제시한다. 원래의 루틴과 비교하면 훨씬 마술사의 능력과 손기술을 강조하는 형태에 가깝지만, 의외로 수행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았다. 분위기와 인상이 상당히 달라지는 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버전 모두 각자의 장점이 분명하다고 느꼈기에 내가 연출을 한다면 상황과 관객에 따라 적절한 버전을 선택해 활용할 것 같다.

 

마지막 통찰 파트에서는 마술을 할 때 발생하는 멘탈적인 텐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우리는 마술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실수를 한다. 본 루틴처럼 기억해야 할 정보가 많거나 집중력이 요구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단순히 키카드 한 장만 기억하면 되는 루틴에서도 순간적으로 그것을 잊어버려 흐름이 꼬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실수는 연습 부족이나 잘못된 연습 방식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과도한 긴장감과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엄준혁 마술사는 이러한 멘탈적 압박이 발생하는 여러 원인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자신만의 해결 방법과 접근법을 설명한다.

 

 

종합 및 총평

 

이번 달 강의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회차였다. 예전에 처음 '파워 플레이'를 접했을 때만 해도 "이건 도저히 내가 할 수 없는 마술이다"라고 생각했던 루틴을(물론 세부적인 핸들링은 달라졌지만 이제는) 나름 능숙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강의를 배우는 것을 넘어, 그동안의 성장과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루틴 자체도 매우 흥미로웠다. 연출적으로도 매력적이었고, 해법 역시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물론 엄준혁 마술사의 말처럼 이러한 형태의 루틴이 모든 사람에게 잘 맞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연출 방식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연출을 위한 해법이 잘 맞지 않아 연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다면, 이 루틴은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어 줄 것이다. 그렇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미리 겁먹지 말고, 꼭 한 번 도전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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