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베니싱잉크의 대표이자, 저명한 마술사 및 마술도구 발매자인 조슈아 제이가 2019년에 발매한 한정판 렉처노트이다.
아르카나에서 한글로 번역하여 발매하였고, 4만원의 가격에 3가지의 카드마술을 소개해주고 있다.
많은 마술도구들로 유명한 조슈아제이이지만, 이 책에서는 특별한 기믹이 필요하지 않으며 모두 빌린 덱으로 관객이 섞은 후에도 할 수 있고, 특별히 어려운 기술이 들어가지 않는 마술이라는 게 특징이다. 언제나처럼 연출은 해법이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간결하게 설명하겠다.
1. Overlocked
연출 : 관객이 덱을 자유롭게 섞고, 마술사는 예언의 카드 한장을 골라둔다. 관객은 원하는 곳에서 덱을 나눠서 다시 섞기도 하고, 덱을 여러 패킷으로 나누기도 한다. 각 패킷의 맨 윗카드와 마술사의 예언은 모두 A 이며, 마술사는 이 마술이 끝날 시간까지 전부 예언해두었다.
관객이 섞으면서 진행하는 마술은 언제나 효과가 좋다. 보통의 이러한 연출에서 카드의 컨트롤을 위해서 마술사가 트릭딜, 타이밍포스 등 여러 기술적인 요소가 들어가기 마련이지만, 마술사는 예언의 카드를 한장 고른 이후에는 덱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마술을 진행할수 있다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지막 순간에 적절한 패터와 함께 모든 것이 예언되어 있었다는 느낌이 들게 되는 결말이 비슷한 마술류와의 결정적 차이다. 하나하나 패터와 서틀티, 관객 셔플 컨트롤 등의 요소가 매우 상세하게 적혀져 있는데 이러한 점들이 크게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렉처노트에 나와있듯 이 마술에는 크게 5가지의 요소들이 있는데(해법 공개때문에 적지는 못하지만) 각 요소 하나하나가 다른 마술들에 적용하여 사용하기도 좋아서 단순히 연출 하나를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렉처쇼를 본 기분이었다.
2. Casual Cassandra
연출 : 마술사는 미리 예언의 카드를 하나 공개하여 책상에 내려놓는다. 나머지 덱을 관객이 자유롭게 반씩 버리면서 최종적으로는 단 한장의 카드만을 남긴다. 이 카드는 마술사가 공개해두었던 예언 카드이며, 어느새 이전에 공개했던 예언카드는 사라져있다.
가이 홀링워스의 아주 유명한 마술인 'Cassandra quandary'라는 마술의 변형 버전이다. 원작은 세팅이 필요한 마술인데, 이 마술은 바로 즉석에서 할수 있는 버전의 마술로 변형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마술의 핵심원리만 보면 간단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지만, 기술보다는 어떻게 연출의 흐름을 구성하여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설계한 것이 포인트이다. 특정 기술의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마술이면서 제목처럼 케쥬얼하게 즉석에서 하기도 좋은 연출을 하나 얻어간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던 연출.
3. Total recall
연출 : 관객 여러명에게 덱을 나눠준 후 자유롭게 섞게 한다. 각자 섞인 패킷을 받아 관객과 함께 앞뒤로 섞는다. 그 후 마술사는 이 덱의 정보를 완벽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
연출을 정확하게 적기는 어렵지만 연출의 흐름만 봐도 알수 있듯 유명한 셀프워킹 마술인 'Shuffle-bored'의 베리에이션이다. 다만 핵심적인 방법은 다르고, 연출상 기존의 마술이 예언 마술과 가깝다면 이 마술은 '초인적인 순간기억력'을 보여주는 마술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마술사의 초인적은 능력을 보여주는 방식의 마술(손끝만으로 카드를 찾아낸다던가, 카드 냄새를 맞고 알아낸다던가)하는 연출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데(너무 작위적이라 생각한다. 프로마술사가 아니고서야 일반 아마추어마술사가 하면 모두가 해당 내용을 믿지 않기 때문) 이 연출은 그리 나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마술연출에서 손기술은 사용되지 않지만 특정 원리가 하나 사용되는데 이 원리를 연습하기 위해서 태권도와 연관지어 설명한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엔딩 부분의 연출의 방식이나 기법을 베리에이션 버전도 2가지 추가로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억력 버전이 가장 임프롬투하고 부담없이 할 수 있는 마술이라 생각한다.
4. 종합 및 총평
정리하면, 경험많은 프로마술사이자 프로퍼포머인 조슈아제이다운 렉처노트였다.
한국에서는(물론 나도) 트로잔덱, 아웃오브사이트, 밸런스 등 마술도구 등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특유의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연출에 비해 트릭 원리를 알고 나면 실망하는 경우도 있어 호불호를 타는 그의 마술이지만, 그러한 도구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훨씬 만족스러운 렉처였다. 가벼우면서도 효과 좋은 (+그러면서도 섞거나 빌린덱으로 하기에 좋은) 카드마술들을 원한다면 구매를 추천한다.
+) 케쥬얼 카산드라나 토탈리콜은 읽으면서 일부 실망할수도 있을것이라 생각한다.(개인적으로도 토탈리콜 연출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오버클락드는 꽤나 좋은 연출이라 루틴에 넣기 좋아서 이 연출 하나(+ 제시된 5가지 원리를 충분히 내껏으로만 만들수 있다면)를 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렉처라 생각한다.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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