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아르카나에서 진행한 정창교 마술사의 세미나인 '쉬운마술 설명서' 리뷰이다.
렉처 시작에서 언급하듯, 이 세미나의 컨셉은 '쉬운 마술'인데, 해법과 원리가 쉬운 것도 물론 포함하지만 관객이 보기에 쉽게 이해가 되는, 즉 현상이 상당히 직관적이면서 짧게 와닿는 마술로 구성되어 있다.
3만원의 가격에 4가지의 클로즈업 마술과 4가지의 팔러마술을 3시간 30분동안 알려주고 있으며, 모두 실전성이 짙고 준비된 무대에서 시연하기에 적합한 마술들이이었다. 아르카나세미나답게 깔끔한 편집과 질의응답이 포함되어 있어 마술을 보면서 궁금할만한 포인트들을 잘 짚어주고 있는데, 정창교 마술사 본인이 경험이 아주 많은 만큼 연출을 구성하게 된 고민이나 렉처 수강생들이 가질만한 질문들에 대해 아주 잘 커버해주어 만족스러웠다. 언제나처럼 연출은 트릭이 노출될만한 점들에 대해서는 일부 두루뭉실하게 서술하도록 하겠다.
1. 클로즈업
1) No look key card
연출 : 마술사는 안대를 쓴채로 마술을 진행한다. 관객은 카드 한장을 골라서 확인 후 덱에 넣고 간단하게 섞는다. 마술사는 안대를 쓴채로 관객의 카드를 손끝 감각을 통해 찾아낸다
제목처럼 키카드를 이용한 마술인데, 안대를 쓴채로 보지 않으면서 진행한다는게 포인트이다. 일부 세팅이 필요한 방법을 알려주는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간단한 방법을 이용하면 세팅없이도 진행할수 있어 이방법으로 시연을 하고 있다(물론 세팅없이 하면 관객에게 들킬 가능성이 아주 약간 더 증가하긴 한다) 일반관객뿐만 아니라 마술사들에게도 효과가 좋고, 특히나 이 걸 어떻게 안보고 하지? 란 궁금증을 많이 가지게 하던 연출.
2) Libra
연출 : 관객이 덱을 중간에서 적당히 컷하여 두 패킷으로 나눈다. 마술사는 안대를 쓴채로 오로지 손끝의 감각으로 두 패킷의 장수를 똑같이 맞춘다.
위의 노룩키카드 마술과 같이 손끝 감각을 이용하여 맞추는 컨셉의 마술이다. 역시 일부 세팅이 필요한 마술인데, 개인적으로는 약간은 타짜같은 느낌(카드의 장수를 아예 맞춘다던가 하는식)으로 마술을 좋아하면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연출상 과정이 약간 지루해질 수 있고 맞춰도 신기해하는 반응이 좀 적어서 세팅 대비 결과가 별로라 느껴지다보니 실제로는 잘 안하게 되는 연출. 다만 짧은 반전이 있어서 포인트가 있었는데 이런 반전만 가져와서 다른 마술에 적용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했다.
3) Back tackle coincidence
연출 : 마술사는 미리 예언을 하여 세팅한 덱을 하나 가져온다. 다른 덱을 하나 새로 가져온 후, 관객은 자신도 보지 못하게 봉투(혹은 에코백 등 안보이는 곳)에 넣고 카드를 한장 고른 뒤 뒤집어서 덱에 끼워넣는다. 이제 결과를 확인하면, 마술사가 예언한 덱에서 단한장만 뒤집어져있는데, 그카드가 바로 관객이 뒤집어서 끼어넣은 카드와 일치한다
세팅이 필요한 마술이다. 연출 자체만 보면 아주아주 훌륭하고, 중간에 알려주는 서틀티들이 아주 훌륭했다. 다만, 굳이 두덱을 이용해서 마술을 할거라면, 이전에 리뷰한 '이안콜렉션'의 '업햄리버스'를 할거 같고(난이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특히나 미리 세팅이 필요하다면 그냥 아예 다른 기믹덱(알파덱, 트로잔덱 등)을 이용하여 연출결과를 극대화할것 같다. 물론 '쉬운마술 사용설명서'인 만큼 세팅만 하면 아주아주 쉽게 할수 있고, 효과 역시도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연출의 입문으로는 강추.
4) 이상형 월드컵
연출 : 여러개의 연예인들 팻말을 뒤집어 놓은채로 관객과 마술사가 하나씩 제외를 한다. 마지막 남은 결과는 미리 예정되어있었다.
연출을 보면 아마 떠오르는 방식이 하나 있을텐데 바로 그 원리이다. 다만 실전에서 어떻게 해야 관객이 fair하다고 느낄수 있고, 마지막 결과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팁설명에서 실전경험이 느껴져서 좋았다. 다만 이제는 많이 알려진 연출인만큼 약간의 베리에이션이 있으면 좋다고 느끼는데, 그런점이 없는 것은 아쉬웠다.
2. 팔러
1) Pale man
연출 : 관객은 카드 한장을 고른다. 카드를 덱 중간에 넣고, 아예 봉투안에 넣은 뒤 마구잡이로 섞는다. 마술사는 관객에게 그 카드가 뭔지 물어보고, 오로지 손끝의 감각으로만 해당 카드를 찾아낸다
아마 이 연출때문에 해당 렉처를 구매하는 사람도 많을거라고 생각한다.(실제로 이 연출 하나를 가지고 여러가지로 바리에이션한 세미나를 연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출 효과는 정말 뛰어나고, 특히나 비슷한 컨셉의 클로즈업마술들과 다르게 세팅 없이 할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원리는 아주 간단한데, 원리에 집중하기 보단 어떻게 이렇게 연출을 구성하게 되었는가와 결과에 집중한다면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 Bill in snack
연출 :(연출을 시연하진 않고 해당 연출을 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포장되어 있는 과자나 껌 등에서 관객의 지폐나 관객이 고른 카드가 나오는 연출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유명한 마술인 빌인레몬을 과자로 바리에이션한 형태이다. 실제 연출에서는 '껌 박스'(후라보노, 와우껌 등), '봉투과자'(죠리퐁이나 콘칩 등), '곽모양 과자'(국희샌드, 오레오 등)에서 카드나 지폐가 나타나는 방식을 차례차례 설명해준다. 연출원리 자체는 이미 알사람들은 다 안다고(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요즘은 잘 모르는것 같기도? 아주 고전 마술책이나 영상보면 알려져 있는데 마술이 매번 돌고돌아서 요즘은 또 모르는 시기 같기도 하다) 생각했는데 어떻게 해야 디테일을 살릴수 있는지와 전체 마술구성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팁을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이마술은 '사라진 지폐나 카드가 과자 안에서 나타난다' 만큼 중요한게 '지폐나 카드가 사라진다'의 팁인데 이 팁도 부족하지만 알려줘서 좋았다
+) 실제로 해본적은 2번밖에 없지만 난 저 사라지게 하는 과정을 도저히 깔끔하게 못하겠어서 그냥 카드 한쪽을 찢고 찢은 것을 관객이 가진 후 나머지 큰 것을 사라지게 한다면서 먹는(실제로..) 식으로 연출을 했었는데 효과는 좋지만 위장에는 그닥...일거다...
3) Invisible slush
연출 : 관객과 마술사에게 물을 따른 컵을 하나씩 들게 한다. 몇가지 코믹한 과정을 거친 후에 확인하면, 두 컵의 물은 둘다 사라져있다.
굉장히 유명한 마술인 닥터레옹의 연출을 가져왔다.(유튜브 등에 닥터레옹 아쿠아슬러쉬 로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다만 이 마술에서는 해당 기믹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알려준다.(마술이 끝날 때 아예 종이컵을 찢어서 아무런 기믹이 없는것을 보여준다) 이 연출 역시도 원리 자체보다 어떻게 관객을 컨트롤해야하는가와 어떻게 해야지 이 연출을 아주 자연스럽게 할수 있는가에 포인트를 두고 보면 얻어갈 게 많은 연출이었다.
4) Fortune test
연출 : 랜덤하게 준비한 봉투 6개에 관객이 마음대로 숫자를 적는다. 관객이 주사위를 굴려서 숫자가 나오면 하나씩 봉투를 가져가고, 총 5개의 봉투를 가져간다. 5개의 봉투의 결과를 확인하고, 남은 봉투의 결과를 확인하면 아주 재미있는 결론이 나온다.
연출을 보면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한가지 포인트가 있었는데 그 포인트를 아주 쉽게(어떻게 보면 직관적인 방법으로?) 돌파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이러한 연출 특성상 봉투를 하나씩 공개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이 마지막 결론을 예상하기 쉬운데 그것을 아주 신박하면서도 한번 꼬는 방법으로 돌파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초청되거나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는 마술 공연 등에서 도우미로 관객을 여러번 사용했다면 마지막에 감사의 의미로 하기 좋은 연출.
3. 종합 및 총평
종합하면, 정말 말 그대로 '쉬우면서 실전성 짙은 마술'들의 소개였다. 아주아주 신기한 방법이나 새로운 기법의 소개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쉽게 배워서 따라하기 좋은 마술들이라 생각하며, 길거리공연이나 특정 무대(워크샵이나 축제공연이라던가 등등)에서 하기에 적합한 마술들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이 마술이 아니듯, 쉽다고 해서 결코 퀄리티가 낮거나 재미없는 마술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렉처였다.
총점 - ★★★★☆
+) 그래서 추천할만함??
1. 새로운 손기술이나 아주 신박한 원리, 해법을 배우고 싶어요 - 비추
2. 카드마술을 새롭게 배우고 싶어요 / 세팅 없는 마술을 하고싶어요 - 비추
3. 적은양의 연습이지만 효과적이고 실패 안하는 마술을 배우고 싶어요 - 추천
4. 당장 다음주에 여러명 앞에서 공연을 해야해서 무대용 루틴을 배우고 싶어요 - 아주 강추
5. 갈라쇼나 렉처쇼 보듯 편하게 보는 렉처를 찾고 있어요 - 추천
++) 3만원 가격에 8개 마술이면 가성비도 좋다고 생각하고(가성비란 말이 렉처에 써도 되는가와는 별개로) 페일맨과 빌인스넥, 포츈테스트 정도만 건져가도 아주 좋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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