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준혁 마술사 멤버쉽 52 - 첫 번째 달

2026. 2. 26. 23:34·마술/마술강의 및 서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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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엄준혁 마술사의 멤버쉽 컨텐츠 <52>의 컨텐츠 리뷰이다.

 

‘52’는 구독 형태로 제공되는 카드 마술 강의 컨텐츠로, 구독료 24,000원에 매달 6개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5일에 한 개씩 공개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카드 마술에 필요한 기초 동작 / 핵심 기술 / 실용적인 루틴 연출 / 연출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 및 핸들링에 대한 팁 / 추가적인 아이디어와 변형 및 교훈 / 통찰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은 누적되는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결제 시점 기준 첫 영상부터 가장 최근 영상까지 모두 볼 수 있다. 다만 강의 특성상 앞에서 설명한 내용이나 기술을 후반부에서 다시 언급할 경우에는 짧게 정리하는 식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순차적으로 보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번에 리뷰할 내용은 첫 번째 달 제공 컨텐츠로, 손 안에서의 스프레드 / 스프레드 컬 기술과 ‘Trick Stop Trick’이라는 연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초 동작 및 기술

 

이번 달의 기본 동작과 기술에서는 'In The Hands Spread'와 'Spread Cull'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In the Hands Spread’는 말 그대로 손 안에서 카드를 펼쳐 보이는 기술이다. 테이블 없이도 여러 장의 카드를 한 번에 보여주거나, 관객에게 카드를 선택하게 하는 상황에서 가장 자주 활용되는 기본 동작이다. 그러나 그만큼 체계적으로 익히기보다는 감각에 의존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 동작이기도 하다. 엄준혁 마술사는 이에 대해 기본적인 메카닉 그립과 스트래들 그립부터 차근차근 짚어 나가며, 스프레드 시 좌우 손의 움직임과 균형, 그리고 보다 캐주얼하게 보이기 위한 다양한 변형 동작들까지 함께 다룬다. 겉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내용일 수 있지만, 어떻게 해야 동작이 더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핵심 포인트가 담겨 있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Spread Cull’은 명실상부 카드 마술의 꽃이라 불릴 만한 기술이다. 많은 카드 마술사들이 최고의 테크닉 중 하나로 손꼽는 이 기술은 더블리프트나 팜처럼 루틴의 핵심 기법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공연 전 세팅, 카드 컨트롤, 포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응용할 수 있는 높은 활용도를 지니고 있다. 약 50분에 걸쳐 엄준혁 마술사는 기본적인 1장 컬과 4장 컬, 그리고 컬을 활용한 컨트롤과 컬 포스까지 순차적으로 소개한다. 컬을 다루는 렉처 자체는 기존에도 적지 않았기에, 이미 컬을 자주 활용해 온 마술인들에게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준혁 마술사 특유의 ‘자연스러움’ 안에 어떻게 녹여내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팁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컬 포스의 경우,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방식과 다른 접근을 제시하는데, 기존 방식에서 자칫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오히려 영리하고도 위트 있게 풀어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메인 연출 - Trick Stop Trick

 

(연출이 공개되어 있지 않기에 자세한 기술은 해법 노출의 여지가 있어 최대한 비마술인 관객 입장에서 느껴지는 인상 위주로 기술한다.)

 

연출) 마술사는 덱을 섞고 카드를 여러 장씩 내려놓는다. 관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서 멈추라고 하면 마술사는 내려놓기를 멈추고 패킷들을 나누는 방식으로 총 4개의 패킷을 만들어낸다. 멈춘 위치의 카드를 확인하면 모두 A카드이다.

 

카드를 한 장씩 내려놓다 관객이 “스톱”이라고 외친 지점의 카드가 곧 특별한 카드(관객이 마음속으로 정한 카드, 혹은 네 장의 A 등)가 되는, 이른바 스탑 트릭 형태의 연출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스탑 트릭에서는 타이밍 포스나 물리적인 컨트롤 기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본 연출은 수학적 원리와 심리적 기법을 결합한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한다. 완전히 셀프워킹처럼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구조는 아니지만, 특정 지점 이후로는 기술 의존도가 크게 낮아지는 구성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본 연출의 핵심기술이 컬인 만큼 연출과정 중 컬을 활용한 세팅이 들어간다. 세팅 자체가 전혀 새로운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결과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최적화했는지에서 엄준혁 마술사의 사고 흐름이 잘 드러난다. 아무리 컬이 세팅에 최적인 기술이라 하더라도, "세팅이 필요한 마술은 세팅이 복잡할수록 실행이 어려워진다”는 그의 말처럼 세팅 과정은 단순할수록 좋다. 여러 단계의 동작을 과감히 덜어내고, 필요한 흐름만 남겨 구조를 간결하게 다듬은 점이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심리적인 접근 또한 무척 인상적이었다. 마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관객에게 은연중에 스며드는 서틀티가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연출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의 선택과 반응을 심리적으로 이끄는 방식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엄준혁 마술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이밍 포스는 아니지만, 타이밍 포스를 연습하기에 좋은 루틴'이라 할 수 있겠다. 직접적인 강제 없이도 흐름과 분위기로 관객의 선택을 유도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심리적 감각을 훈련하기에 적절한 구성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아쉬운 지점이 전혀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연출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요소와 유지해야 할 폼이 많기 때문이다. 세팅 과정에서도 조금만 흐름이 어긋나면 전체 구조가 무너질 수 있는 단계가 여럿 존재하고, 연출 중에도 관객에 대한 심리적 컨트롤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기법의 원리만 놓고 보면 비교적 단순한 편에 속하지만, 이를 실전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하기란 또 다른 문제다. 엄준혁 마술사처럼 충분히 숙달된 마술사라면 실패 확률을 극도로 낮출 수 있겠지만, 초·중급 카드 마술사가 부담 없이 소화하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루틴이라고 느껴졌다. 

 

 

추가적인 아이디어들과 통찰

 

이번 파트는 변형된 핸들링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본적인 연출의 형태는 기존 루틴과 동일하지만, 세팅 과정과 관객 컨트롤 측면에서 훨씬 간결하고 효율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어 앞서 언급했던 ‘초·중급 카드 마술사가 소화하기 어려운 루틴’이라는 한계를 일정 부분 보완한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조상 마술사가 이전처럼 덱을 완전히 자유롭게 다루며 진행하기는 어렵고, 그 대신 연출중 추가적인 손기술이 요구된다. 즉, 세팅과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대신 물리적 테크닉의 비중을 조금 더 끌어올린 셈이다.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연기자의 성향과 숙련도에 달려 있으며, 각 방식마다 분명한 일장일단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본 연출의 본질적인 구조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다룬다. 이 루틴은 결국 ‘관객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네 장의 에이스가 드러나는 구조’인데, 이를 ‘관객이 고른 카드가 관객이 정한 위치에서 등장하는 연출’과 비교하며 과연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한다. 단순히 방법론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출을 설계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구조적으로 완성도가 높은가를 넘어, 관객의 인식 속에서 무엇이 더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작용하는가를 고민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 강의를 넘어선 연출론에 가까운 통찰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는 연출이 이루어지는 환경, 특히 테이블 환경에서 카드를 다루는 법에 대한 요령들을 소개한다. 테이블을 카드 마술에 적합하게 세팅하는 방법, 카드가 테이블에 달라붙어 뒤집기 어려울 때의 대처 요령, 스프레드가 잘 되지 않을때의 팁 등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조언들이 중심을 이룬다. 엄준혁 마술사가 수많은 버스킹과 실전 퍼포먼스를 통해 쌓아온 경험과 관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던 파트.

 

 

종합 및 총평

 

첫 번째 달 강의인 만큼 아주 특별하거나 난도가 높은 내용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기본기를 점검하고 다지기에 적합한 렉처였다. 연출 자체도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스프레드 컬 관련 디테일한 팁들과 테이블 매니지먼트에 대한 실전적인 조언들이 유용해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화려함보다는 밀도에 집중한 구성. 다음 달 강의가 더욱 기대되는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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