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비가 쏟아지더니 날씨가 쨍~하고 해가 나온 날씨좋은 일요일.
집에서만 뒹굴거리기엔 좀 아까워서 간만에 근교로 나들이를 가기로 결정했다. 나의 목적지는 세종시에 위치한 '국립세종수목원'.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수목원이냐고 하겠지만 원래 나는 자연을 좋아한다. 내 인생 최고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와 싱가폴의 '보테닉가든'일 정도니까. 무엇보다도 '뉴턴의 사과나무 후계목'이 있는 곳이라서 시간난김에 방문.
참고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인지라 군인/군무원 및 동반가족은 무료입장이다. 나는 같이 간 일행 덕에 무료입장(일행도, 나도 육군 장병은 절대 아니지만..)
대한민국 최초 도심형 국립수목원인만큼 규모는 꽤나 큰편.
사계절 온실 / 희귀특산온실 / 연구동 / 한국정원 / 민속식물원 등 다양한 시설들이 위치한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양서류생태원 / 폴리네이터가든(곤충 전시) 등 동물도 일부 있다는 점? 안내도에는 추천코스가 몇개 있기는 했지만, 남는게 시간이니만큼 전체를 다 구경하기로 결정.
가장 먼저 찾아간 건 역시 뉴턴의 사과나무 후계목. 그 유명한 뉴턴의 켄싱턴 집 뜰에 있던 나무를 접목하여 품종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유지했다고 하는데, 1978년 우리나라에 원목의 3대손 3그루가 표준과학연구원에 도입되었다. 세종수목원은 이 3대손을 접목하여 키운 4대손인셈.
아무리 접목이라 해도 4대손쯤 되면 사실 원본에서는 너무 멀어진게 아닌가 싶기는 하지만 이과인으로서는 참을수없는 역사의 현장이라 사진도 찰칵. 참고로 손에 들고 있는 사과는 땅에 이미 떨어져있던 사과(첫번째 사진에도 잘 보면 나와있다)를 주어서 사진만 찍고 다시 원 자리에 복구하였다.
생각보다 나무의 크기도 작고, 사과의 색도 아직은 초록초록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열매가 무럭무럭 달리는 것을 보니 내가 다 뿌듯해졌다. 한가지 묘했던 것은 이 사과 나무 주변에 아무도 없고 우리만 있었다는 점. 안내가 부족해서인지, 사람들 관심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만을 보기 위해서 세종까지 올 정도였던 나에게는 의아했던 포인트.
그 외에 쭉 실외산책하면서 감상했던 포인트들.
사실 수목원이라고는 하지만 외국의 수목원들처럼 30-50m 이상 자라는 나무들이 가득하지는 않았고, 여름철인지라 대부분의 나무들이 그저 녹빛만을 보여주어서 특별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상세하게 따지면야 분명 희귀종이나 의미가 있는 나무들이겠지만 문외안 입장에서는 대부분 비슷하게 생긴지라... 게다가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웠던 지라 금새 지치다보니 사진도 많이 남기지는 못했다. 입구에서 양산을 무료대여를 해주고 있을 때 챙길걸.
그런면에서 야외구경보다는 실내구경했을 때가 개인적으로는 더 만족스러웠다. 나무 종류도 바오밥나무 / 유칼립투스 / 선인장코너 등 훨씬 비쥬얼적으로 풍성하여 볼거리가 많았고, 구역도 지중해식 / 열대식 / 특별전시온실 등으로 구분되어 정렬된 느낌이었다고 할까. 입구에서 많이 보이던 관객들이 실외에서는 안보이던데 다들 여기 있었네.
나름 포토스팟도 여럿 마련되어 있었고, 우리나라 어딜 가든 보이는 킹룡도 어김없이 등장.
그외 프리즈 플라워를 이용한 일일 체험코너, 어린이 참여 축제마당, 기프트샵 등 즐길 요소는 충분해서 커플/가족 단위로 오기에도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2시간 반동안 관람한 오늘의 일정.
고대한 뉴턴의 사과나무를 본 것은 좋았지만,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웠고, 세종까지 이동하는데 쓰인 에너지 + 내일 출근을 위한 빠른 복귀일정 때문에 온전히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날씨가 좀더 풀린 가을철에 오면 훨씬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다음번에 올 날을 기약하며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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