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커에 흥미가 조금 떨어졌다.
이유는 크게 2가지. 바로 베리언스(Variance)와 샤킹.
우선 베리언스는 어쩔수 없다. 막말로 포커의 최강 패인 AA와 최악의 패인 27o가 붙어도 7번에 한번은 27o가 이기는 것이 포커니까.(참고로 AA 상대로 승률이 제일 낮은 패는 A6o이다. 94% vs 6%) 그렇기에 아무리 내가 옳은 판단을 하고 행동했어도 운이 나빠 지는 것이 흔한 게임이 포커이기도 하다. 따라서 때때로 맞는 베드빗(Bad Beat)에 틸트(Tilt)를 겪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그러나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이 느끼는 것은 다른 법. AK vs QQ 올인 싸움이 반반이란 건 알아도, 턴까지 이기다가 마지막 리버 K에 지면 화나는게 사람이니까.(사실 조건부 확률이긴 하니까 열려도 되긴 한다..) 5:5면 그나마 나은편이고, AK vs AJ / AQ vs JT / 99 vs A9 같이 확실히 유리한 핸드인데 지는 일을 겪다보면 머리가 터질것만 같다.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건 알지만,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하고 생각하기 마련.
여기에 더 뚜껑 열리게 하는건 바로 샤킹이다.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다만, 보통 한국 포커판에서 사용하는 샤킹은 비매너를 이야기한다. 이겨놓고 기만한다거나, 거짓말을 한다거나, 먼저 올인해놓고 패 공개 안하다가 나중에 깐다던가 등등 다양한 용례가 있는 샤킹. 그 유명한 Tony G의 명언, 'Of course I Lied, Its POKER!' 도 이러한 것 중 하나이다.
+) 혹시나 모를 사람을 위해서 첨언하는 내용.
상기 멘트는 유명한 포커플레이어 토니 지(Tony G)가 한 말로, 프리플랍에서 AKs를 봐놓고 안봤다 올인이라 주장한 일에서 시작한다. 또다른 레전드 포커플레이어인 필 헬무스(Phil Hellmuth)는 당시 AJo를 들고 있었는데, 안봤다 올인 상대로 폴드하기에는 너무 좋은 패였기에 재차 토니에게 정말 안봤는지를 물어본다. 정말로 안봤다고 말한 토니의 말을 믿은 필은 결국 올인에 콜하고 토니는 바로 자신의 패를 공개, 이에 어처구니가 없던 필은 토니에게 거짓말을 한거냐고 물어보니 토니가 한 말이 바로 '당연히 거짓말이지! 그게 포커야!'라고 한 것.
샤킹은 분명 비매너의 일환일 뿐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한 입장에서는 정도 뚝 떨어지고 화도 나는게 바로 이 샤킹. 그나마 내가 원래 지던 것을 콜해서 날리거나 말도 안되는 확률을 믿고 바보짓을 한 것이라면 나만을 탓하면 그만인데, 상대가 5%-10%의 확률로 도박하여 이겨놓고 하는 샤킹은 참을수가 없다. 이 역시 위의 베리언스의 일환이라 생각하고 견디며 게임하면 되기야 하겠다만, 굳이 이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아가며 해야하나라는 생각에 정이 떨어져서 포커를 쉬는 중.
언젠가는 다시 마음 잡고 차근차근 ABC부터 하면 되긴 하겠지만... 일단은 좀 쉬어야지.
'포커 & 타로 > 포커 관련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봤다 올인'에 대처하는 방법 (0) | 2025.01.21 |
---|---|
포커를 치면서 깨달은 것 3가지 (1) | 2025.01.16 |
GTO에 관한 그냥 생각들 (2) | 2024.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