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2023.04.09 에 시행한 멘탈매직 줌 세미나 리뷰이다.
나는 렉처노트 카페 홍보에서 처음 글을 보고 알게되어 참가하게 되었고, 약 2시간 동안 일본의 마술사인 슌(Shun) 마술사가 일본어로 진행하는 렉처를 실시간 통역하여 진행되었다. 참가비는 당시 3만원이었고 실시간 렉처 + 렉처 녹화본 제공 + 간단한 정리본(카톡 요약본 + 사용된 이미지나 기믹에 대한 설명) + 해당 세미나에서 사용된 물품의 공동구매 로 진행되었다.
크게 4가지의 멘탈마술과 그의 베리에이션을 배울 수 있었고, 렉처 후 간단한 추가 보너스 파트들의 연출이 있었다.
1. Triangle
1-1) Bermuda Triangle
연출 :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다가 버뮤다 삼각지대에 빠지게 되는 스토리를 이용한 마술. 관객이 이 해당 사건과 관련되어 생각나는 특정 숫자 세가지를 말하면 그 합이 예언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숫자 마술을 좋아하지 않으며, 특히나 이 마술은 연출 외에는 그저 수학 계산만 존재하기에 제대로 된 연출을 통해서 관객에게 '수학시간'이 아닌 '마술공연'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하는데 해당 연출들에 대한 연출 팁등만 간단하게 던져주고(번역과정에서 loss된것일지도..?) 넘어가서 아쉬웠다. 그 외 마술 구성면에서도 단점이 많아서 이 연출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관객이 조금만 머리가 좋아도 이상함 느끼기 충분)
1-2) Golden Triangle
위의 Bermuda Triangle을 기믹을 사용해서 개선한 버전. 위의 버뮤다보다는 확실히 장점이 있으며 기믹을 준비할수만 있으면 무조건 이 연출을 할 것 같다. 특히나 이 기믹을 사용한다면 위의 버뮤다에서 생각하는 세 숫자중 하나를 좀더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어서(마술사의 머리가 된다면) 좋은데, 이렇게 되면 사실상 그냥 기믹 하나의 원리에 전적으로 의거하는 마술이 되어버린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논외로 세미나 종료 후 이 기믹을 공동구매를 진행했는데 나는 이 마술이 아닌 다른 멘탈마술들(특히나 빌렛류)에서 자주 사용할 것 같다.
2. Pure Tapping
Pure Heart beat / Pure philosophers' ring
연출 : 마술사의 심장박동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마술 / 거짓말 탐지기 마술
사실 이 렉처를 신청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홍보글에서는 맨손으로 상대에게 고통을 전달하는 프롭리스 멘탈리즘이라고 해서 일종의 컨택트 마인드 리딩인가? 하고 기대했는데, 사실상 알려주는 기법은 '고통'이 아닌 '고동'(심장박동)을 전달하는 마술이어서 실망이 컸다. 관객에게 마술사의 심장박동을, 혹은 패터에 따라서 관객의 심장박동을 마술사가 전달받는 마술로, Pure philosopher's ring은 이를 확장하여 심장박동의 변화에 따라 거짓말을 탐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마술이다.(실제 거짓말 탐지기 역시 사람의 Vital sign을 기반으로 추적하기 때문에 당위성은 있다) 역시나 기법보다는 연출과 패터가 훨씬 중요할 것 같은데 기법만 설명하고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이 아쉬웠다. 그와 별개로 실제로 몇번 해봤는데 관객에 따라서 되고 안되고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
3. Borderless
3-1) Borderless Which Hand
연출 : 종이 두개에 각각 왼쪽, 오른쪽이라고 적은 후 겉에서 알아볼 수 없게 잘 접는다. 이제 위치핸드를 3번 진행한다
(1) 마술사는 뒤돌아 있고 관객은 두 종이중 하나를 펼쳐서 적힌 글자를 확인 후 그 글자에 적힌 쪽에 해당 종이를 숨긴다. 마술사는 다시 앞을 보고 관객이 숨긴 쪽을 맞춘다
(2) 이번에는 반대로 마술사가 손에 숨긴다. 관객이 마술사의 손에 있는 것을 맞춘다
(3) 마지막에는 관객이 두 종이를 자유롭게 섞은 후 각각 한손에 한개씩 나눠가진다. 펼쳐보면 각 글자와 맞게 나눠가졌다.
기발한, 그러나 약간은 리스키한 방법이 들어간다. 성공률은 100%이며 1-2-3으로 이어지는 마술의 구성이 프로그레시브하며 서스펜스의 구조도 잘 짜여진 마술이었다. 2번/3번 파트가, 특히 2번 파트가 인상적이었는데 아주 영리한 방법을 통해서 처리해서 인상적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원리가 기발하지만 리스키해서 관객이 1번 파트에서 알아챌 수도 있는데, 다른 위치핸드류와 함께 섞어서 진행하면(나는 다이얼로그 1의 민스킴이 알려준 몇몇 기법들로 실제로 맞춘 후 원리 설명해주겠다고 하면서 1번 진행, 혹은 2번으로 바로 넘어갔다) 이 렉처에서 얻어가기 좋은 연출(1)
3-2) Heavy or Light hypnosis
연출 : 두 종이에 하나는 무거운 물건(강철 등), 하나는 가벼운 물건(솜 등)을 적는다. 잘 섞고 관객의 손에 하나씩 나눠준다. 마술사가 신호를 주면 둘중 한쪽 손이 무거워지고, 그 손을 펴보면 무거운 물건이 적혀있다.
일종의 최면 마술이다. 슌이 알려주는 방식은 이 역시 3단계인데, 연출 자체가 훌륭하고 연출을 적다보면 해법 노출이 가능해서 간단하게만 적었다. 연출을 극적으로 하기 위해서는(정말로 최면을 거는 듯한 연출을 위해선) 하나의 보조 도구가 있으면 좋은데(위에서 마술사가 신호를 주는 것) 슌이 제시해준 도구는 'TCC The Bell Ultra'이다. 다만 이 제품의 정가가 9만원대이기도 하고, 비슷한 원리인 다른 비교적 싼 도구들이 있어서 난 그 도구들을 활용할 것 같다. 이 렉처에서 가장 좋은 연출이었고, 이 연출 하나의 값어치가 1.5만원 어치는 한다고 생각한다. 이 렉처에서 얻어가기 좋은 연출(2)
4. PS01
연출 : 평행세계(Parallel Space)를 이용한 마술. 관객이 고르고 여러번의 변경을 준 숫자가 이미 예언되어 있었다.
멘탈마술을 공부하다보면 꼭 등장하는 숫자멘탈마술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연출을 아주 싫어해서(백트래킹도 쉽고, 연출 자체의 흐름도 별로라고 생각한다) 실전에서 하지는 않겠지만 한가지 반전이 있어서 그나마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평행세계를 이용한 마술인만큼 거울 등의 보조 도구가 있으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5. Bonus
이 파트들은 원래는 기획되지 않았지만 실시간 참여자가 많아서 슌이 추가로 공개한 마술들이다. 간단한 아이디어성 마술이라 생각하면 좋다
1) Chaos
연출 : 관객은 특정 규칙에 따라 1-9중 숫자 하나를 고르게 된다. 마술사의 예언을 보면 해당 숫자에 해당되는 동물이 예언되어 있다.
원리는 유명하고, 이미 제품화된 것들도 많아서(PH 2/17 등) 새로울 것은 없지만 마지막 예언의 공개가 신박해서 좋았다. 물론 이런류 마술이 그렇듯 백트래킹이 쉽고 예언지도 눈썰미가 좋다면 이상함을 알아챌 관객이 있을 것이다.
2) Ice Scream peek
연출 : 관객의 핸드폰을 이용한 마술. 관객이 적은 숫자를 픽하는 연출
원리와 기법이 쉽고,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방법이다(이걸 마술에 이용할 생각은 잘 못하겠지만) 어플을 사용하지 않고 관객의 핸드폰을 이용하기에 효과는 좋지만 관객의 핸드폰의 상태에 따라 성공률이 좌우된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이렇게..? 할거 같고 그냥 핸드폰을 이용해서 숫자 픽을 한다면 자비스를 쓸거 같다.
3) Hallucinogen
연출 : 기믹카드가 아닌 노말카드로 하는 B'wave. 4장의 카드 중 관객이 말한 카드만 뒤집어지는 마술
노기믹인 만큼 손기술이 들어가고, 끝나고 관객이 확인도 가능하다. 기법 자체가 특별하진 않지만 관객들이 특정 카드를 말하는 빈도에 따라 세팅을 다르게 해둔 것은 인상적이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기법을 쓰는것보단 그냥 오리지널 B'wave가 기술이 들어간 느낌도 안나고(당연히 기술이 안들어가니까) 훨씬 연출이 깔끔해서 멘탈마술에는 오리지널이 더 어울린다 생각한다. 논외로 이 기법은 카드마술할때 많이 쓰이기에 연습겸 하기엔 좋을 것 같다.
6. 종합 및 총평
위와 같이 정리가 끝났다. 사실 가격이 3만원인데 연출을 7개나! 하면 혜자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막상 얻어갈 것이 많냐고 하면 얻어갈 게 3번파트와 2번 파트 정도여서 아쉬운 렉처였다. 특히나 기법 및 원리와 별개로 아쉬운 점이 몇 있었는데
1) 원리만 설명해주고 실제 연출에서의 팁이 부족했다. - 멘탈 마술은 원리보다 더 중요한게 연출이라 생각하는데 연출에 대해서는 아이디어와 흐름만 제공한 것이 많아서 아쉬웠다. 특히나 몇몇 마술에서는 패터를 잘 붙이면 기법은 아쉬울지언정 멘탈마술로서는 나름 괜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슌이 설명을 안한것인지, 통역 과정 중 일부 미스가 있던 것인지 아쉬웠다.
2) 세미나의 진행이 어수선하고 산만했다 - 중간중간 인터넷 끊김이 너무 많았고(렉처 중에 밝혀졌듯 슌의 문제가 아니라 통역해주는 줌 호스트의 인터넷 문제) 중간중간 마이크 문제/ 카메라 문제 등 흐름이 끊기는 게 많아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시간은 칼같이 2시간에 맞춰서 진행하려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에 쫓기듯 휘리릭~하고 넘어간 것이 많아서 아쉬웠다. 아르카나/렉처노트 급의 영상 퀄리티 및 세미나진행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격대는 비슷한데 진행 퀄리티 차이가 심하다 보니 그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그래도 끝나고 나서 간략하게나마 정리해서 카톡방에 정리본도 올려주고, 녹화본도 제공하며 마술에 필요한 기믹이나 도구들을 공동구매(실제로 상당히 싼 가격이긴 했다. 배송은 1달 넘게 걸릴거 같지만)까지 진행한 점에서는 앞으로 몇몇 점들만 개선되면 지속적으로 참여할만한 세미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멘탈마술을 좋아하기에 앞으로도 해당 줌 호스트가 타 마술사를 초빙하여 진행하는 세미나가 있다면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 같다.
'마술 > 마술오프라인 행사, 공연, 칼럼 등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427 New Door Seminar : Season 0 - 엄준혁 마술사 (0) | 2024.04.28 |
---|---|
20240406 대학 마술 동아리 경연대회 관람 후기 (0) | 2024.04.12 |
20240305 헤클러 :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2) | 2024.03.05 |
20240114 '패터'에 관한 단상 (1) | 2024.01.14 |
엠비셔스 카드(Ambitious Card)에 관한 단상 (0) | 2023.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