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PH의 수필책 노 리밋(No limit) 리뷰이다.
이전에 필트레 파도, 메아리 발매 당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사은품으로 증정하던 책으로, 모든 책마다 넘버링이 되어 있는 넘버드 에디션 책이다. 지난 20년간 마술을 하고, 만들며, 즐기던 사람으로서의 그의 생각을 엿 볼 수 있는 책. 발매 당시에는 증정품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서 얻지는 못하고 빌려서 잠깐 본게 다였는데, 최근 지인이 장기간 대여해줘서 보고 간단한 리뷰를 남겨본다.
No limit
이 책의 초반부는 'PH가 어떻게 마술을 만드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마술을 '연출'과 '방법'의 구성으로 접근하여 기존의 마술을 해체한 후 새로운 마술을 만드는 방식을 알려주는데, 도구 바꾸기 / 연출 반대로 하기 등 PH의 팬이라면 익숙할 방식들이 소개된다. 아주 간단한 예시와 마술이 소개되는데, 그와중에도 PH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들이 보이던 파트.
책 중반부는 'PH가 마술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무엇이 좋은 마술인가 / 도구를 꼭 확인시켜줄 수 있어야 하는가 부터 시작하여 마술의 당위성 / Too perfect theory / 스투지 등 마술계의 끝없는 논쟁거리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모든 부분에 대해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술사이자 크리에이터로서 수년간의 경험과 고민이 느껴지던 파트.
이 책의 마무리는 제목처럼 '한계'에 대해서 다룬다. 그 유명한 '벼룩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마술사들, 그리고 마술을 만드는 사람들이 경계해야하는 것에 경고하던 파트. 마술을 잘 하진 못하지만, 마술을 잘 안다고 착각하던 나는 이 부분을 읽고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하스스톤의 명언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동안 마술에 대해 가지던 편협한 생각을 반성하게 된 파트.
종합 및 총평
마술 크리에이터 PH가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길이 담긴 책
B6 사이즈, 70페이지 분량의 작은 소책자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내용이 담겨 있어 놀란 책이다. 볼륨이 작아서 그렇지, 조금만 더 길게 풀어서 썼으면 충분히 '좋은 마술 이론서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고 보는 책. 마술을 하긴 하지만 주로 보고 즐기는 편에 더 가까운 내가 가지지 못했던 크리레이터로서의 시각을 엿볼 수 있었고, 잠깐씩 언급하는 새로운 마술 예시는 그가 얼마나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졌는지도 알 수 있었다. 지독하게 직설적이고 파괴적이지만 속이 뻥 뚫리는 화법은 덤.
이렇게 좋은 책이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구매할 수 없단 점이 참 안타깝다. 발매 당시에는 중고가 10만원 이상, 현재도 7-8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가격 형성의 배경이 '좋은 책이라서라기보단 PH가 낸 한정판 책'이라는 느낌인 것 같아서 아쉽다. 분명 좋은 책이긴 하지만 이게 7-8만원을 낼 가치가 있는가?하면 의문이 들기도 하고...(물론 PH가 중고가를 형성한건 아니지만 자신의 체급을 너무 얕본게 아닌지) 차라리 최현우 마술사의 '마술을 하며 알게된 101가지'책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따로 발매했으면 어떨까 싶네.
총점 - ★★★★★
(책은 좋습니다. 그러나 굳이 7-8만원씩 내고 사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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