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Q10 작가의 소설 <별을 품은 소드마스터> 리뷰다.
국내 웹소설계에 그리 많지 않은 정통 판타지를 다루고 있는 소설로, 전형적인 소년 왕도물의 스토리가 특징이다. 사실 표지 때문에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 보지 않았는데, 친구의 추천으로 감상.
시놉시스
높디높은 밤하늘에 있지 않더라도.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 떨어져 있더라도
스스로가 빛나기를 원한다면
그렇다면 그것은 별일 것이다.
쇼아라의 슬럼가에서 자란 블라드가 검은 번개에 맞은 후, 알 수 없는 존재가 깃들면서 소드마스터로 성장해가는 이야기.
감상후기(약스포 O)
蟒頭 - 蛇體 - 龍尾
이무기의 머리 - 뱀의 몸통 - 용의 꼬리
슬럼가의 소년이 우연한 기회로 능력을 얻어 성장해나가면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 세계의 진실을 알아가 이를 극복하는 전형적인 소년왕도물의 스토리라인을 따른다. 이러한 스토리를 지루하거나 '뻔한 아는 그 맛'이 아니라 알면서도 계속 찾게되는 맛으로 바꾸는건 바로 뛰어난 시적 표현. 말 그대로 아름다운 심상을 잘 그려내어 주인공의 심신의 성장이 그대로 느껴지게 하는 건 Q10 작가만의 장점이다. 세밀한 서술로 눈에 보이는듯한 전투장면 역시 일품.
기존의 기사-용이 등장하는 세계관을 철저히 따르면서도 '용'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신선하게 접근한 것도 매력이었다. 가장 완벽한 용이 죽은 후 그 조각들을 원하는 존재들 ; 데스웜 - 린드브룸 - 와이번 - 레비아탄 등 동물적인 용과 인간형인 드라쿨리아를 이용하여 '가능성이 있는 존재'에 대한 탐구와 성장은 흡사 '왕좌의 게임'과 '서유기의 삼장법사를 노리는 요괴들'이 떠올라 인상적이었다. 이에 맞서는 존재인 '기사'를 '스스로 세운 세계'와 '소드마스터의 규율'이라는 두 가치를 잘 조율하여 그려냄으로서 무력이 강한자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를 표현한것도 내게는 가슴 웅장하던 포인트.
그러나 초중반부가 지나면 이러한 장점이 희석된다. 글자 하나 바뀌지 않고 반복되는 표현과 자기복제적인 스토리의 반복, 최종장을 제외하면 큰 반전없이 진행되는 스토리는 읽는 독자들을 지치게 한다. 매번 새롭게 아름다운 표현을 만들어내거나 놀랄만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독자 입장에서 excuse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용 - 기사' 간의 대립 역시 특정 시점 이후로는 가치의 대립이나 관점의 대립이 아닌 권력 다툼으로만 그려진 것도 아쉬운 점.
그래도 아직 박수를 쳐줄때 깔끔하게 끝낸 마무리는 인정해줄만 하다. 더불어 최종장의 묘사와 이야기 풀어냄은 초반부의 그것을 넘어서기에 더더욱이나 중반부의 루즈함이 아쉽던 작품. 현재 웹툰화되서 진행되던데 중반부를 잘 조율하여 긴장도만 유지한다면 수작을 넘어 명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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