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일본의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35주년을 기념으로 하여 전세계 동시발매된 소설 '녹나무의 파수꾼' 리뷰이다.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의 대표작들을 포함하여 다작 작가로 유명한 그는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작가이다. 참신한 소재와 플롯을 일본풍으로 잘 그려내는 것이 특징인만큼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고유의 매력이 포인트.
시놉시스
절도죄로 유치장 수감 중인 고아 청년 레이토에게, 감옥에 가지 않도록 해줄 테니 대신 시키는 대로 하라는 기묘한 제안이 온다. 제안을 받아들인 레이토 앞에 나타난 사람은 지금까지 존재를 알지 못했던 이모 치후네가 나타나고, 그녀는 레이토만이 할 수 있다며 '월향신사'라는 곳의 녹나무를 지키는 일을 맡기는데...
감상후기(약 스포 O)
잔잔한 흐름 속 소소한 반전. 그리고 은은한 감동
이번에도 '소원을 이루어준다고 소문난 녹나무'라는, 지극히 일본적이면서도 참신한 소재가 등장하자마자 기대가 컸다.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에 관련된 여러 암투나 다툼, 숨겨진 비밀이 기대되었기 때문. 그러나 이야기는 내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박진감 넘치거나 스팩타클하다기보단 잔잔하고 은은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 녹나무의 실체가 조금씩 나타났고, 이를 풀어가는 핵심 가치는 돈이나 명예, 권력이 아닌 '가족'이었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자기 혼자 할 수 있는게 없고 무능하며 행실도 불량한 주인공'이 큰 맥락 없이 중요한 일을 맡고 잘 해내는 것이 상당히 거슬렸지만, 그 불편감을 잠재워버리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보며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다. 아,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특유의 마무리 반전 역시 포인트.
예상했던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뜻밖의 가슴 따스함이 참 좋았던 책. 식당에서 잘못 나온 메뉴를 그냥 먹었는데 예상과 달리 존맛이라 다음에는 이 메뉴를 찾게되는 기분이랄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알던 그맛'은 아니었지만, '예상치 못한 맛'이 은은하게 오래 남는 것 같네. 다만 모든 것이 밝혀진 이후 글을 마무리하는 최종장이 너무 길어서 이 은은함이 희석되어버린 것은 아쉬운 점이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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