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4년 07월 26일 관람한 문엔트리 루카스 마술사님의 공연 'A Trip To The Moon' 관람 후기이다.
어쩌다 보니 매달 하나씩 보고 있는 문엔트리 공연이다. 이전에는 마술공연 / 렉처쇼 / 세미나 등을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문엔트리 공연을 관람한 것 같은데, 정작 문엔트리에서 마술 수업을 수강한 이후로는 약간의 민망함 + 익숙함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된 것 같다.
그러던 중 이번 아르카나에서 나온 루카스 마술사님의 'Back To the Basics - Ball'편을 수강신청하면서 진행된 이벤트로 당첨되어 이번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원래 이런거 절대 당첨 안되는 편인데, 지난번 다니 렉처때도 그렇고 마술과 연관되니 자주 당첨되는게 참 묘한 기분이다. 아무튼 기쁜 마음으로 동반 1인 친구(비마술인, 머글)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였다.(시간은 올해 첫 트립 투더 문 시간표인 07.26 저녁으로 신청! 나는 항상 막공보다는 첫공이 더 좋더라.)
금일 관람한 공연은 마술사들의 올림픽 FISM 에서 2등 수상을 2번이나 하신 마술사이자 매니플레이션의 대가, 다양한 현직 프로마술사 및 프로지망생들의 디렉터인 루카스 마술사(이기석 마술사)의 'A Trip To The Moon' 공연이었다. 뒤늦게 취미로 마술에 입문한 나이기에 루카스 마술사님과는 오며가며 인사한 정도 및 마술 수업 관련 상담을 진행한 것 외에는 친분이 없었고, 루카스 마술사님의 공연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굉장히 큰 기대를 가지고 공연을 본 것 같다.
마술공연
금일 진행된 공연은 지난번 'IMAGINE' 처럼 넓은 공용공간에서 진행되었다. 대략 10-15명 정도의 관객이 참여하는 중간 규모의 공연이었으며 중간 인터미션 시간을 포함하여 약 1시간 30분 정도동안 진행되었다. 참 재미있던 포인트로는 금일 참여한 남자 관객 대다수가 마술인이었다는 점. 직접 이야기를 나눠본 사이도 있었고, 몇 번 다른 모임에서 얼굴만 뵌 사이도 있어서 적당히 인사하였다.
공연은 총 10개(틀릴수도 있음)의 액트로 이루어진 '클테이지'(클로즈업-스테이지)의 공연이었다.
각 연출마다 루카스 마술사가 가진 마술, 추억, 가치 등에 하나의 주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마술과 함께 그려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카드 마술, 비둘기(?) 마술, 동전 마술, 멘탈 마술 등의 다양한 방면의 마술이 등장했는데 마술들도 물론 훌륭하고 아름다웠지만, 전체적인 연출의 그림이 너무 예뻤고 이야기해보고자 하는 내용도 마음에 와닿는 것이 많았다. 연출 하나하나가 굉장히 잘 짜여진 단편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러면서도 너무 무겁거나, 소위 '가르치려' 하지 않으며 긴장과 이완의 완급조절이 굉장히 잘 되어 있던 것도 깔끔하게 좋았던 점.
여기에 시기적절하게 사용되는 조명과 사운드는 훌륭한 마술들을 더욱 몰입할수 있게 해주는 좋은 조미료가 되어주었다. 매번 느끼는데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급 공연임에도 이렇게 마술현상 외 다양한 요소들을 만족시켜주는건 역시 다양한 대회의 수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엔트리가 아니면 어렵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
+) 금일 공연의 인터미션 시간에는 간단한 퀴즈시간 + 올해 BIMF 2등 수상한 마술사(루카스 마술사님의 지도를 받은)의 공연이 있었다. 퀴즈는 루카스 마술사님이 금번 공연을 만들면서 쓴 에세이가 경품으로 걸려있었는데, 나도 참여해서 1등으로 맞추고 경품을 받았다. BIMF 수상 마술사분(성함을 못 들었다 ㅠ)의 공연 역시 재밌게 봤으며, 딱딱 맞는 타이밍과 핸들링은 그가 수없이 노력해온 시간들을 반증하여 보여주는 것 같아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었다.
후기
오늘 공연은 내게 있어 '오롯하게 마술을 느끼고 즐길 수 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그동안 말로만 듣던 루카스 마술사님의 공연을 실제로 봤다는 것이 참 행복했다. 손기술이나 미스디렉션 등 마술적 기법이 훌륭함은 물론이고 연출 하나하나에 묻어나는 마술사 본인의 색깔과 생각이 참 마음에 들었다. 특히 마술을 했던 사람이라면(내가 이쪽 분류에 속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지만;;) 느꼈을 일화나 한번쯤 가져봤을 생각들에 대한 루카스 마술사님의 답변이 크게 와닿았다. 그 답을 강요하거나 강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더욱이나.
그렇다고 해서 본 공연이 소위 '마술사들만을 위한 공연'인 것은 결코 아니다.
지극히 일반인 입장에서 봐도 충분히 공감갈 이야기들이나 생각들을 마술을 통해서 잘 표현하였고, 현상들 자체도 난해하거나 복잡하지 않아 쉽게 이해할 수 있던 마술들이었다. 특히 오늘 나와 동반한 친구는 실제로 마술을 간헐적으로 매체(주로 유튜브 등)로 접하기만 했을 뿐, 마술 공연 자체는 처음이던 친구였는데 너무너무 만족하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보통 이런 공연에 머글지인을 데려올 때라면 내가 공연자가 아닌데도 괜시리 떨리거나 긴장이 되는데, 중간에 관객으로도 많이 참여하기도 했고 오늘 내내 잘 즐기면서 만족해서 다행)
다시금 글을 쓰는 지금 느끼건데, 참 만족스럽던 시간이었다.
마술을 공부하고 연습할수록 잃어가던 마술 자체에 대한 신비함, 그리고 그 상실로 인한 괴로움이 지워지던 시간.
마술을 배우고, 익히고, 행하는 나의 삶에 있어 좋은 재충전이 되어준 시간이 된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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