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26R4tYn99uc?si=GzVBpGqW_EWaPu5L
(가사)
나는 쳐다볼 수가 없구나
엄마 날 품에 안고
기뻐 눈물짓던
아주 먼 찬란했던 봄이여
세찬 울음 모두의 축복 속에서
크게 울려 퍼지고
아주 많은 기대들 모여
날 반짝이게 했지
초록은 점점 녹이 슬어도
따스했던 봄날의 환영을 기억해
나는 오월의 아이
나의 손엔 닿지가 않구나
우리 작은 아가는 커서 무엇이 될까
행복한 봄의 아버지였어
하나둘씩 지워져가는 도화지
위의 화려한 그림들
두 손 사이로 새어나가는
빛나는 모래알들
초록은 점점 녹이 슬어도
따스했던 봄날의 환영을 기억해
나는 오월의 아이
거친 비가 내려
질퍽대는 땅 위에서 비척거렸지 난 조금은 더러워졌지만
푸르지 않은 봄 마주쳐도
아주 오래전 그 날
눈부시게 빛나던
나는 축복의, 나는 오월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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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인조 어쿠스틱 밴드인 랄라스윗의 2014년 발매한 앨범 '너의 세계'의 수록곡 '오월'이다.
랄라스윗의 보컬이자 해당곡의 작사, 작곡자인 김현아씨는 실제 5월생으로 본인이 생각한 봄에 관한 느낌과 자신의 현실을 그려낸 노래이다.
이미 사계절의 구분이 미묘해진 요즘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전통적으로 3월 ~ 5월은 봄에 해당되는 시즌이다. 그중에서도 5월은 아직은 쌀쌀함이 남아있던 초봄을 지나 무더운 여름으로 가기 직전의 계절로, '봄'스러움이 가장 돋보이는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맑은 날씨와 하늘, 적절하게 기분 좋은 온도와 길어진 낮의 느낌은 산뜻한 에너지를 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밖의 날씨가 좋다고 해서 내 기분까지 그러란 법은 없다. 반대로, 세상이 밝고 행복해질수록 그에 미쳐 따라가지 못한 현실이 비교되어 더더욱 우울하고 상실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계절성 우울증은 햇빛이 줄어드는 가을~겨울 즈음 세로토닌의 분비 감소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삶의 대부분 시간을 오피스에 지내는 현대 직장인들에게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하다.
사람의 우울감과 상실감의 원인은 여러곳에서 찾아오기 마련이다.
많은 이들은 이를 남과의 비교에서 찾기도 한다. 이미 진부한 이야기지만, SNS의 발달로 인해 멋진 삶을 사는 남들의 모습만 (너무 쓸데없이 과하게) 접하다보니 자신의 삶이 우울해진다고 말이다.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라 생각하지만, 그리고 실제로 아마도 맞겠지만, 나의 우울감과 상실감은 그런 곳에서 찾아오지 않는다. 나는 과거에 묶여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빛나던 나를 계속 그리며 비교하고, 좌절한다. '아주 많은 기대들 모여 날 반짝이게 하던' 나는 이미 사라져버렸지만, 한번 맛본 영광과 축복의 빈자리는 사라지지 않고 씁쓸하게 남아있을 뿐. 이 모든 것이 나의 망상(사실 나는 빛난적조차 없을지도)일지도 모르겠다만서도 그것이 무엇이 중요할까. 예전의 나보다 못난 내가 되버린 것은 사실인걸.
요즘 거의 매일 가는 청계천의 시작 청계광장에 가면 하나의 설치미술이 있다.
그 미술 작품 이름은 'Spring'. 다슬기모양이자, 스프링 모양이기도 하며, 우연인지는 몰라도 '봄'의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 밤에 산책할때면 입구부위가 마치 달이 뜬 것 같은 느낌마저 묘하게 드는 것이 참 매력이면서도 낮에는 빛나지 못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밤이 되어야만 빛나는 것을 보면, 왠지 모를 처량함이 든다. 물론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건 나뿐이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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